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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30초 해결


 

공동경비구역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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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407회 작성일 10-04-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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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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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
 

ㆍ제작년도 : 2000년

ㆍ제작국가 : 한국

ㆍ감독 : 박찬욱

ㆍ출연 : 이영애, 이병헌, 송강호, 김태우, 신하균

 

쉬리의 인기를 능가하는 공동경비구역JSA!

그 인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최근 남북간의 관계 변화? 휴전선에서 충분히 있을법한 상황설정, 잘 짜여진 스토리, 송강호와 이병헌의 연기, 이영애의 연기나 미모, 또는 영어실력, 이 모든 것은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 영화가 상담과 관련된다고? 그렇다. 필자는 이 영화를 이용해 심리적 병리현상의 하나인 분열(splitting)현상과 그것을 극복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인간적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잘 짜여진 스토리!

휴전선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총성이 울린다. 어린 초소병과 북한 중위가 살해당하고, 분계선 한 가운데에서는 이 사건의 주 용의자인 젊은 남한 병사가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되었다. 사건 직후 남한과 북한의 군 당국에서는 사건의 경위에 대해서 서로 상반되는 내용을 발표했다 : 북한 - "남한 병사 하나가 군사 분계선을 넘어 북한 초소를 기습적으로 공격했다.":남한- "초소 경계 근무 중, 군사분계선을 넘어 침투한 북한군에 의해 납치, 감금되었던 남한 병사가 탈출하는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이렇게 전혀 상반된 견해를 보이는 남북한 당국. 이 상황에서 스위스 국적을 가진 한국계 소령 소피 장(이영애)은 외교적인 충돌 없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는 명령을 받고 사건 현장에 투입된다. 투입된 중립국 여소령은 논리적이고 치밀하게 진상을 밝혀간다. 총 하나에서 발사될 수 있는 총탄의 수와 수거된 총탄의 수는 왜 다를까? 최초 목격자 중 하나인 남한병사는 왜 사건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자살을 했을까? 사건의 핵심을 쥐고 있는 남한병사(이병헌)와 북한 병사(송강호)는 진실 앞에서 왜 침묵하고 있는가? 이런 의문들이 꼬리를 물면서 영화, JSA는 미스테리 영화가 가질 수 있는 재미를 더해간다.

 

경직된 이분법적 인간관계

그렇다면, JSA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 인간의 마음은 무엇일까?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느끼는 감동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우리는 지난 수십년 간 북한과 대치하면서 남한은 Good, 좋은 나라, 아군, 녹색군, 살아 남아야할 집단으로 묘사되고, 북한은 Bad, 나쁜 나라, 적군, 빨갱이(우리가 어렸을 때 북한군의 얼굴은 불그스름할 거라고 생각하곤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사라져야 할 집단으로 묘사해왔다. 남한에서 하는 일은 무조건 옳고 북한이 하는 일은 무조건 잘못됐다고 했다. 물론 북한도 남한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대했다. 남한과 북한이 가졌던 그런 이분법적 사고는 수십 년간 점점 더 굳어져왔으며 그러다 보니 사람과 사람의 진정한 만남은 사라지고 이데올로기만 남았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보자. 혹시 우리들의 일상적인 인간관계는 남북한 관계와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의 관계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경직된 이분법적 사고가 지배하고 있지는 않는가? 사람을 만나기 전에 출신 지역을 보고 편을 가르며, 어느 편에 속했는지 보고 상대편에 속했으면, 실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도 전에 비난하고, 우리 편에 속했으면 잘못이 있더라도 그런 잘못을 부정하는 그런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닌가?

 

타인에 대한 분열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이런 것은 타인에 대한 이미지가 통합되지 못하고 분열(Splitting) 되었을 때, 나타나는 관계다. 이미지의 분열은 타인뿐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도 나타난다. 예컨대 자신에 대해 계속 나쁜 점만 보고 비난만 하는 것이나, 자신을 나쁜 점은 하나도 없는 완벽한 사람이라고 과대망상적으로 생각하는 것 등은 자신에 대한 이미지가 통합되지 못하고 분열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나에게는 분명 좋은 점도 있건만, 나의 나쁜 점만 보고 비난하기를 좋아하는 태도, 어떤 사람이 내게 도움되는 일도 했고 따라서 감사할 이유도 한두 가지가 있건만, 그 사람이 오래 전 내게 했던 잘못이나 좋지 않은 첫인상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 사람 전체를 나쁜 사람으로 보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것은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이미지의 분열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분열현상이 심할 때 사람들간의 진정한 인간적인 만남은 불가능하다. 마치 남북간의 이데올로기가 강할 때 진정한 만남이 불가능했던 것처럼…

 

휴전선 안에서의 건강한 만남

그렇다면 사람들 사이의 건강한 만남이란 어디에서 이루어지는가? 그것은 영화 속의 JSA와 같은 지역에서 가능하다. JSA는 적군과 아군을 넘어 남한병사와 북한병사의 인간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던 공간, 흑과 백, 누가 옳고 그른지가 무의미해지는 그런 공간이었다. 남북한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그런 공간이라곤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영화 JSA는 휴전선 안에서 (비록 가상적으로나마) 그런 공간을 그려냈기에 그 영화는 우리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주었던 것 같다.

 

우리들 마음속의 JSA는?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들의 마음이나 인간관계 속에 이런 JSA와 같은 공간은 마련할 수 없을까? 흑과 백, 유능함과 무능함, 전라도와 경상도, 적과 아군 등의 외적 기준을 떠나 자신이나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간적인 만남이 가능한 그런 영역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우리의 인간관계는 남북관계처럼 전쟁 후 수십 년간 서로 미워하고 죽였던 그런 관계도 아닐텐데 말이다.

 

글/ 김창대(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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