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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의 이야기-지나친 기대는 저를 숨막히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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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250회 작성일 10-11-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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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인 명수(가명, 18세)는 여름방학 동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물론 부모님들은 명수가 학원과 독서실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개학을 하자 학교에서는 수능시험을 앞두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공부한 것이 헛되지 않도록 마지막 점검을 제대로 해두어야 하는 시기였던 것이다. 하지만 한번 공부에 싫증이 나자 도저히 회복이 되지 않았다. 사실은 수능시험도 치르고 싶지 않았다.개학하고 나서 첫 모의고사에서 명수는 대부분의 시험을 백지로 제출했다. 자기로서도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그냥 시험을 제대로 치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했다.
깜짝 놀란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 부모님들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모두들 뜻밖의 사태에 어리둥절하고 어쩔 줄 몰라했다. 곧이어 선생님과 부모님의 질타와 추궁이 이어졌다. 그러나 명수는 완강히 입을 다물었다. 사실은 할말이 없었다. 자기 자신도 스스로의 행동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졸지에 문제학생이 되고 말았지만 사실 명수는 그때까지도 예의바르고 말수 적은 평범한 학생이었다. 부모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친구들도 명수의 그런 돌출행동에 모두 놀라움을 표시했다. 집안에 무슨 경제적인 문제가 있거나 다른 환경적인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성적도 몇번의 오르내림이 있긴 했지만 그런 대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명수는 아버지의 설득으로 병원에 오게 되었다. 명수는 순순히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혼란에 관해 털어놓았다. 여름방학에 공부 대신 아르바이트를 한 이야기도 했다.부모님은 그 사실은 모르고 계신다면서. 이야기를 해나가는 동안 명수의 문제가 조금씩 밝혀졌다.
부모님은 외아들인 명수에 대한 기대가 대단했다.성적도 상위권이므로 당연히 명수가 명문대에 합격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그에 합당한 온갖 뒷바라지를 마다하지 않았다.그 모든 것들이 명수에게는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저항감을 행동으로 드러내지는 못했다.부모님이 애쓰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행동을 한다면 자신은 나쁜 아이가 분명했다. 그렇지만 현재의 상태가 계속되는 것 역시 명수를 숨막히게 했다. 그래서 감행한 것이 아르바이트였다. 부모님을 교묘하게 속이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명수는 죄책감으로 괴로웠다고 했다. 그런데도 결국 백지시험 소동을 일으키고 만 것이다.

명수의 문제는 자신의 분노를 수동 공격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었다.어떤 일이나 대상에 대해 저항감과 분노를 느낄 때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마음 속에 꼭꼭 눌러담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타입을 정신과에서는 수동 공격형 인격이라고 한다. 대개 명수의 케이스에서 보듯이 어떤 사건이 날 때까지 그의 속마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명수의 겨우 자신에게 지나치게 희생적이고 또 과잉기대를 하는 부모님에게 사실 크게 화가 나 있었다.그 자신 부모님의 기대를 채워드리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면 좌절감까지 겹쳤다.그러다가 마음의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돌출행동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부모님은 다행히 곧 명수의 혼란과 갈등을 이해하고 현재의 상태를 받아들이는데 동의했다.명수 또한 매사에 수동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명수와 비슷하게 자기 갈등을 수동 공격적으로 표현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대개 문제를 더 크게 만들 뿐이다.
마음에 갈등이 있을 때는 믿을 만한 사람을 찾아 자기의 속마음을 차분히 털어넣는 것이 좋다. 그렇게 자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정리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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