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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의 이야기-난 정말 전화중독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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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173회 작성일 10-11-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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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라이언 주연의 <지금은 통화중>이라는 영화는 주인공들이 서로 전화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데니스는 통화중>이라는 영화도 있었다.7명인가 8명쯤 되는 영화 속 주인공들은 서로 얼굴도 모른 채 전화로만 연결되어 온갖 이야기들을 나눈다. 심지어 우정까지도. 휴대폰의 등장으로 새롭게 생겨난 풍속도이다.
고등학교 1학년인 나영(17세, 가명)이도 전화광이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방을 던지자마자 전화통에 매달려 친구들과 온갖 수다를 떤다. 최소한 1시간 이상 전화기에 매달려 있을 때가 많다. 그것 때문에 부모님과 어지간히 다툼을 벌였는데도 잘 고쳐지지 않는 버릇이다.어머니는 화를 냈다가 설득을 했다가 별별 방법을 다 썼는데도 나영이의 버릇을 고치지 못하자 요즘은 아예 포기한 눈치이다. 아버지는 아직 무섭다. 급한 일로 집에 전화를 걸면 번번이 통화중인데 그게 바로 나영이 때문이란 걸 안 아버지는 무섭게 화를 냈다.
언젠가는 아버지가 나영이와 친구와 통화중인 걸 알고 아예 전화선을 잘라 버린 일도 있었다. 나영이가 아버지가 집에 돌아온 것도 모르고 거의 1시간 넘게 계속 전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여러번 경고했는데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며 불같이 화가 난 아버지는 그만 전화선을 잘라 버린 것이다.
그후로 나영이는 아버지가 계실 때는 절대 전화기 옆에 얼씬도 않는다. 친구들한테도 그렇게 말해 두었기 때문에 아버지가 계시다고 하면 얼른 끊어버린다.
"대한민국에 전화거는 자유조차 없는 애는 나뿐일 거야!" 어쩌구 하며 화를 내보지만 사실은 양심에 찔리는 구석이 더 많다는 건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언젠가 어머니한테 "우리 반에 휴대폰 없는 애는 나뿐인 거 알아요? 애들이 나보고 구석기 시대에 사냐고 해. 그러니까 나도 아버지 몰래 휴대폰 사주세요." 했다가 야단만 맞았다. 어머니가 당장 지금 한 얘기 그대로 아버지에게 말하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풀이 죽어 없던 얘기가 되고 만 것이다. 결국 집에 돌아와 가방 던져놓고 전화기에 매달리는 수밖에.



나영이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할 때가 있긴 있다. 어떤 때는 정말 전화중독증이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그렇지만 한편 생각하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학교생활의 스트레스를 풀지 싶다. 그래도 어느 정도 자중해야 한다는 마음은 갖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랄까.
아마도 그 나이 또래의 청소년들, 특히 여학생들에게 나영이의 예는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십대의 자녀를 둔 거의 모든 부모들 역시 나영이 부모님과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을 테고.
그러므로 어느 선에선가 타협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나영이는 하루에 30분 이상은 친구들과 전화로 수다를 떨지 않겠다고 실천에 옮겨보는 것이다. 물론 부모님들도 거기까지는 인정해주기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세 시간씩 전화기를 붙잡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 문제이다. 뭔가 현실에서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발산하는 것이므로 심각하게 자기에게 지금 어떤 문제가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모님께 무조건 반항하는 것도 좋지 않은 대응 방식이다.
사춘기를 거치는 거의 모든 십대들에게 때로 친구와의 대화는 무엇보다 소중할 수 있다. 바로 그 점을 부모님들께 분명히 이야기하고 이해를 구하면 어떨까 싶다. 부모들도 나름대로 십대 시절을 거쳤으므로 인지상정의 마음으로 어느 정도 선까지는 이해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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