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구성원간에 갈등이 생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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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262회 작성일 10-11-2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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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씨(가명,40세)는 얼마전부터 온몸에서 기분이 다 빠져나가는 듯한 허탈증세로 괴로워하고 있었다.여러 병원을 다녀보았으나 내과적으로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갔던 병원에서 의사로부터 정신과를 가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권유을 받고 그녀는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곧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아 정신과를 찾기에 이르렀다.
어릴 적부터 김소연씨의 꿈은 단 한가지였다. 결혼해서 좋은 가정을 꾸미는 것이었다.
"아버지, 어머니는 참 지겹게도 서로 싸우셨죠.도무지 하루라도 큰소리 안나고 넘어가는 날이 없었으니까요. 두 분의 그 끔찍한 갈등을 지켜보면서 전 정말 괴로웠어요.형제들끼리도 그런 고통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랬지만 오빠나 언니들은 아예 모르는 척하더군요. 그래서 제 소원은 어서 빨리 자라 그 집을 벗어나 제가 꿈꾸는 평화로운 가정을 갖는 거였어요."
실제로 김소연씨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그 다음달로 결혼식을 올렸다고 했다.
처음 한동안은 그녀의 소망대로 알콩달콩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들이 흘러갔다.대개의 신혼부부들이 그러하듯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자기 꿈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은 일중독증 환자였다. 일에서 얻는 성취감이 가정의 안온함이 주는 행복감보다 늘 우선하는 사람이었다. 아내가 불평을 늘어놓아도 끄떡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집안일과 아이들 양육은 전적으로 아내의 몫이었다. 남편에게서 점점 소외감을 느낀 그녀는 아이들에게만 매달렸고 서서히 자기도 모르게 아이중독증이 되어갔다.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는 아이중독증이 그다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사춘기가 되면 다르다. 아이들은 더 이상 어머니의 집착과 통제 속에 놓여 있지 않으려 한다. 아니, 아예 멀치감치 달아나 버린다. 처음부터 자기들에게 관심이 없던 아버지로부터는 더더욱 멀어져 있다.
김소연씨의 문제 역시 통제를 벗어나려는 아이들과의 갈등에 있었다. 남편에 대해서는 이미 일찌감치 포기상태에 있었으므로 별로 괴로울 것도 없었다.(물론 마음속으로는 그녀는 자기의 꿈을 망친 남편에 대해 분노와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 단지 그것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뿐이었다. 말하자면 폭발 직전의 지뢰나 다름없었다. 누군가 밟기만 하면 곧바로 확! 터지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기 품에서 달아나려는 것만은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싫어할수록 더욱 더 잔소리꾼이 되어갔고 간섭도 심해졌다. 그러다 보니 매일처럼 아이들과 싸우고 화내고 그러다가 울고 매달리고 하는 이상한 관계가 되어갔다.
어느날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내심 진저리를 내고 있던 큰아들이 나직이 내뱉었다.
"정말, 더럽게 재수없군!"
그러더니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 순간 김소연씨는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멍한 충격에 휩싸였다. 어느 정도 정신이 들자 그녀는 비로소 자기가 얼마나 잘못되고 형편없는 인생을 살아왔는지 깊은 혐오와 자각을 동시에 느꼈다. 지뢰가 터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경우가 예외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가족구성원들간에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서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고 상처입히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치유되기 힘든 이유는 모든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투사의 심리가 다른 어떤 관계에서보다도 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가족간의 갈등이 집안일에 무관심한 남편 탓이라고 몰아붙이고 남편은 아내가 집안일을 제대로 꾸려가지 못한 탓이라고 몰아붙인다. 여기에 아이들 문제까지 가세하면 그나마 그럭저럭 유지되어 오던 갈등이 한꺼번에 다 터져 버리는 것이다.
가족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투사의 기제를 거두어들어야 한다. 그런 다음 모든 문제를 다 끄집어 내어놓고 그것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이때 어떤 경우에도 비난하거나 상처입히는 말은 하지 않도록 미리 규칙을 정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다행한 점은 그렇게 하나씩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다 보면 저절로 그 해결점이 보이는 경우가 참 많다는 사실이다.
가족끼리 화목하게 잘 지내는 가정을 보면 그 구심점이 부부간의 사랑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부가 서로 대화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도움을 주고 함께 성장해 가는 커플은 가정에 거의 문제가 없다. 그들은 각자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진정 서로를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으로
좀더 나은 결혼생활을 위해 노력한다.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충분히 의견을 나누며 가능한 마음을 합해 아이가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애쓴다.
물론 가까운 사이일수록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때그때 미봉책을 쓰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노력하므로 갈등이 곪아서 병이 되는 일은 없는 것이다.
가정은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하는 사회이고 가족은 우리가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이다. 타고나는 기질도 중요하지만 매일같이 접하는 환경에서 보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타고나는 기질과 환경을 같은 비중으로 다루는 것도 그 때문이다.
건강한 가정은 건강한 결혼생활의 기초 위에서 생겨난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그것을 보고 배우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김소연씨의 꿈은 단 한가지였다. 결혼해서 좋은 가정을 꾸미는 것이었다.
"아버지, 어머니는 참 지겹게도 서로 싸우셨죠.도무지 하루라도 큰소리 안나고 넘어가는 날이 없었으니까요. 두 분의 그 끔찍한 갈등을 지켜보면서 전 정말 괴로웠어요.형제들끼리도 그런 고통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랬지만 오빠나 언니들은 아예 모르는 척하더군요. 그래서 제 소원은 어서 빨리 자라 그 집을 벗어나 제가 꿈꾸는 평화로운 가정을 갖는 거였어요."
실제로 김소연씨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그 다음달로 결혼식을 올렸다고 했다.
처음 한동안은 그녀의 소망대로 알콩달콩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들이 흘러갔다.대개의 신혼부부들이 그러하듯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자기 꿈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은 일중독증 환자였다. 일에서 얻는 성취감이 가정의 안온함이 주는 행복감보다 늘 우선하는 사람이었다. 아내가 불평을 늘어놓아도 끄떡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집안일과 아이들 양육은 전적으로 아내의 몫이었다. 남편에게서 점점 소외감을 느낀 그녀는 아이들에게만 매달렸고 서서히 자기도 모르게 아이중독증이 되어갔다.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는 아이중독증이 그다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사춘기가 되면 다르다. 아이들은 더 이상 어머니의 집착과 통제 속에 놓여 있지 않으려 한다. 아니, 아예 멀치감치 달아나 버린다. 처음부터 자기들에게 관심이 없던 아버지로부터는 더더욱 멀어져 있다.
김소연씨의 문제 역시 통제를 벗어나려는 아이들과의 갈등에 있었다. 남편에 대해서는 이미 일찌감치 포기상태에 있었으므로 별로 괴로울 것도 없었다.(물론 마음속으로는 그녀는 자기의 꿈을 망친 남편에 대해 분노와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 단지 그것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뿐이었다. 말하자면 폭발 직전의 지뢰나 다름없었다. 누군가 밟기만 하면 곧바로 확! 터지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기 품에서 달아나려는 것만은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싫어할수록 더욱 더 잔소리꾼이 되어갔고 간섭도 심해졌다. 그러다 보니 매일처럼 아이들과 싸우고 화내고 그러다가 울고 매달리고 하는 이상한 관계가 되어갔다.
어느날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내심 진저리를 내고 있던 큰아들이 나직이 내뱉었다.
"정말, 더럽게 재수없군!"
그러더니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 순간 김소연씨는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멍한 충격에 휩싸였다. 어느 정도 정신이 들자 그녀는 비로소 자기가 얼마나 잘못되고 형편없는 인생을 살아왔는지 깊은 혐오와 자각을 동시에 느꼈다. 지뢰가 터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경우가 예외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가족구성원들간에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서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고 상처입히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치유되기 힘든 이유는 모든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투사의 심리가 다른 어떤 관계에서보다도 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가족간의 갈등이 집안일에 무관심한 남편 탓이라고 몰아붙이고 남편은 아내가 집안일을 제대로 꾸려가지 못한 탓이라고 몰아붙인다. 여기에 아이들 문제까지 가세하면 그나마 그럭저럭 유지되어 오던 갈등이 한꺼번에 다 터져 버리는 것이다.
가족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투사의 기제를 거두어들어야 한다. 그런 다음 모든 문제를 다 끄집어 내어놓고 그것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이때 어떤 경우에도 비난하거나 상처입히는 말은 하지 않도록 미리 규칙을 정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다행한 점은 그렇게 하나씩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다 보면 저절로 그 해결점이 보이는 경우가 참 많다는 사실이다.
가족끼리 화목하게 잘 지내는 가정을 보면 그 구심점이 부부간의 사랑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부가 서로 대화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도움을 주고 함께 성장해 가는 커플은 가정에 거의 문제가 없다. 그들은 각자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진정 서로를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으로
좀더 나은 결혼생활을 위해 노력한다.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충분히 의견을 나누며 가능한 마음을 합해 아이가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애쓴다.
물론 가까운 사이일수록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때그때 미봉책을 쓰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노력하므로 갈등이 곪아서 병이 되는 일은 없는 것이다.
가정은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하는 사회이고 가족은 우리가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이다. 타고나는 기질도 중요하지만 매일같이 접하는 환경에서 보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타고나는 기질과 환경을 같은 비중으로 다루는 것도 그 때문이다.
건강한 가정은 건강한 결혼생활의 기초 위에서 생겨난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그것을 보고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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