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의 상처(Attachment Injury) > 부부병법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부부병법


 

애착의 상처(Attachment Injury)

페이지 정보

작성자 베이질 댓글 0건 조회 658회 작성일 11-07-26 23:52

본문

부부가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여러 가지 책을 읽고 노력을 해도 실패를 반복하다가, 결국 부부상담소를 찾는 많은 부부들은 성격차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으로 인한 일반적인 스트레스 뿐 아니라, 버림(abandonment)이나 배신(betrayal) 같은 애착의 상처로 인해 부부간의 기본적인 신뢰와 친밀감에 손상을 받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들 부부는 대개 한쪽은 그러한 사건의 아픔을 정서적으로 생생하고 강렬하게, 몇 번이고 반복하여 경험하면서 괴로워하고(flashback), 다른 한쪽은 나름대로 사과도 하고 위로감과 안정감을 주려 노력하다가도 상대방이 자신의 노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이상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하며 화를 내거나 혹은 위축된다. 결국 두 사람은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긍정적인 감정의 싸이클을 만드는데 실패하게 된다.
애착의 상처란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외상의 특정한 형태로, 한 쪽 배우자가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위험에 처했거나 힘들어져서 상대편 배우자에게 보호와 지지를 받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생겼을 때, 그 상대편 배우자가 이러한 욕구를 외면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은 사건으로 인한 상처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가장 무기력하고 가장 절망적일 때, 철저히 혼자로 남아 외롭게 방황하고 있는 악몽이 이러한 애착의 상처를 보여주는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고립(isolation)과 이별(separation)로 인해 경험되어지는 강력한 정서적 고통, 스스로는 어떻게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helplessness)은 심리적 외상 경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애착의 상처란 개념은 기존의 부부상담에 잘 반응하지 않는 부부들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애착의 상처를 받은 부부들은 치료과정에서 일정한 패턴을 보였는데, 그들은 강력하면서 제한된 부정적인 감정 반응을 보였고, 비난과 변명, 공격과 방어라는 답답한 상호작용만 반복하는 경향을 보였다. 부부 상담이 진행되면서 위축된 배우자는 좀 더 자신의 위축되었던 경험을 더 정서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하고, 비난하는 배우자는 자신의 상처와 두려움을 부드럽게 표현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막 시작하려고 하는 중요한 때, 그 사건(한쪽 배우자의 배신, 버림, 외도)은 아주 오래 전 일이라 할지라도 마치 방금 전에 일어난 일처럼 생생한 부정적인 감정으로 재현되어졌다. 그러면 결국 상처를 받은 배우자는 다시는 배우자를 믿을 수 없다며 신뢰를 거부하게 되고 상처를 준 배우자는 ‘나도 상처를 받았다’며 화를 내고 뒤로 물러나게 된다. 결국 이러한 파국상황은 두 사람의 긍정적인 변화 과정을 막았다. 
애착의 상처가 치유가 되지 않고 그냥 남아있게 되면 두 사람의 친밀감은 모호한 상태로 남아 있게 되고, 긍정적인 관계의 싸이클은 겉돌게 되며, 부부 사이에서 언제든지 부정적인 감정이 홍수처럼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태가 된다. 
애착의 상처가 되는 사건들은 주로 인생의 전환점이나 상실, 신체적 위험, 불확실성 등이 많은 상황에서 많이 일어난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암을 진단 받았을 때, 신체적으로 아팠을 때, 은퇴하거나 이민을 갔을 때, 유산하거나 사산하였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을 때, 등이 전형적인 어려운 시간의 예들 이다. 즉, 이 때 우리는 대개 애착욕구가 높아지기 때문에 배우자가 이러한 욕구를 외면하게 될 때에는 버림받았거나 배신당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생기면서 애착의 상처가 잘 일어나는 것이다. (물론 외도와 같은 강렬한 사건은 거의 항상 애착의 상처가 된다)
또한 애착의 상처가 생긴 뒤, 그 상처를 준 배우자가 상처를 받은 배우자의 고통의 표현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애착의 상처의 깊이가 달라진다. 상처를 준 배우자가 자신이 준 상처의 고통을 무시하고 외면하려 하면 애착의 상처는 점점 더 깊어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하기도 한다.   
애착의 상처는 부부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갈등과는 명확히 다르다. 애착의 상처는 명백한 심리적 외상으로 이는 “내가 가장 필요로 할 때, 내 배우자는 반드시 나와 함께 해 준다”라고 하는 애착관계의 가장 중요한 개념을 산산이 조각내어 나 자신과 상대방을 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강한 고립감 우울감 무기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애착의 상처와 연관된 사건을 이야기 하는 많은 부부들은 주로 삶과 죽음을 묘사하는 용어를 많이 쓴다. “너무 힘들어 죽을 것 같다” “아주 날 말려 죽이려 그러는 것 같아요”
“저 사람은 내가 죽던 말던 상관 안 할 거에요”
애착의 상처란 개념은 특정한 고통스러운 사건이 부부관계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그 사건의 핵심요소가 무엇인지, 그것이 부부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리고 그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