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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는 아버지가 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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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몬밤 댓글 0건 조회 868회 작성일 11-08-0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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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른들은 "그 사람이 술만 안마시면 사람이 참 좋아, 착해" 라고 술 마시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상담자로 일하며 만났던 알코올중독 환자들도 일대일로 만나면 참 매너있고 괜찮고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다
단, 술끼가 없을 때, 맨 정신일 때이다. 회복중인 사람들은 더할나위 없이 변화에 능동적인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술이 사람의 정서와 마음을 황폐화하고, 거짓말장이로 만들고, 무기력하게 만들고, 영혼을 병들게한다.  
하지만 오늘은 술이 가족들이나 배우자에게 주는 상처를 이야기하고 싶다.  
상담을 하다보면 의외로 자신의 아버지가 알아주는 '주당'이었고, 몇 명은 술 때문에 죽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막상 그 이야기를 하면서도 부끄럽고 수치스럽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아버지가 술 먹으면서 자아냈던 공포스럽고 포악했던 공격성은 몇 십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가보다. 개인에게는 상처로 남아있다. 
술의 특성상 한번 먹으면 끝장을 봐야 했고, 조절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아버지는 거침이 없으시다. 술 먹고 돌아오셨다 하면 자녀들은 이불쓰고 자는 척을 해야했고, 어머니가 맞고 있으면 숨죽이며 울어야했고, 적어도 힘이 세어져서 청년기가 되기까지는 자신들도 희생양이 되어 맞아야 했다고 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힘들어 한다. 자신에 대한 존중감도 낮다. 술 먹는 사람들이 남탓을 주로 하니까 엄마가 뭔가를 잘못했고, 자녀들이 뭔가를 잘못하지 않고는 아버지가 저렇게 미쳐서 날뛸 수가 없다고 느꼈다. 적어도 어린 마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정답은 아닌데... 
그렇게 당당하던 아버지가 나이가 들고
내가 그 시절의 아버지가 처럼 커버렸는데 아버지의 술버릇은 유전이 된다고 느낀다.  
아니 조금 좋아진 부분도 발견한다. 하지만 아내가 잔소리를 한다. 술 때문에 못살겠다고...이혼하자고 한다. 
그때서야 술 문제를 실감한다. 간과하고 있었다. 앗! 뭐가 문제지?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니가 잘해라" "살갑게 굴어라" 하지만 며느리는 콧방귀를 뀐다.  
남편이 잘못하면 시어머니가 어떤 말을 해도 잔소리처럼 들린다.  
살갑게 굴어도 마시는게 특성입니다. 어머니.... 
알코올의존은 진행적인 질병이다. 영적인 질병이다. 
조절은 잘 되지 않는다.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 해봤다고 하니까...   
신체+심리+정신+사회+경제+가족적으로 악영향을 준다. 부부관계가 좋아질리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을 때는 괜찮다며 스스로 위안을 삼지만 이런 고민을 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술의 노예사슬을 혼자서 끊기는 힘들다. 가족들은 같이 힘들고 무기력해져서 온전한 판단이 힘들 때도 있다. 
AA(익명의 알코올중독자모임)에서 한 멤버는 술 마시고 죽는 진행 아니면 단주하는 회복, 둘 중 하나만의 선택만 있다고 한다. 질병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고, 음주로 인한 자신의 성격적 결함을 발견하는 일, 중독을 합리화하는 사고를 살피는 자기인식도 필요하다. 회복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행복을 찾는 것과 영적으로 성숙해지는 삶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아버지가 남겨준 술 잘 먹는 유산 안에는 상처가 남아있다. 표현하지 못한 정서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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