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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생각이 산란한 것이나 팽팽한 것이나 모두 미혹의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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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773회 작성일 11-11-0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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念頭昏散處 要知提醒
염두혼산처 요지제성
念頭吃緊時 要知妨下
염두흘긴시 요지방하
不然恐去昏昏之病
불연공거혼혼지병
又來憧憧之擾
우래동동지요
 
생각이 어둡고 산란할 때는 ‘잡아서 각성할’줄 알아야 하고, 생각이 긴장하고 팽팽할 때는 ‘놓아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어둡고 미혹된 병은 고칠지라도 ‘흔들리는 마음’으로 다시 병들기 쉽다.

일상 생활에서 부딪히게 되는 번뇌는 자연을 따르지 못하여 생기는 미혹의 병이다. 『열자』「주목왕편」에서는 주인과 하인을 통해서 이 미혹의 병이 신분의 높낮이와 관계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나라 때 윤씨 성을 가진 굉장한 부자가 있었다. 그의 밑에서 일하는 하인들은 날이 밝기 전부터 어둠이 깃들 때까지 조금도 쉬지 못하고 일만 하였다. 늙은 노복이 힘에 부쳐 하는데도 윤씨는 그를 끊임없이 부려먹었다.

그리하여 낮에는 심음 소리를 내면서 일을 했고 밤에는 지칠 대로 지쳐서 깊은 잠에 빠졌다. 노복은 정신이 산만해져서 매일 밤 꿈을 꾸었는데, 자기가 왕이 되어 백성들 위에 군림하면서 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하였고, 궁전에서 잔치를 베풀면서 노는 등 만사를 제멋대로 행하니 그 즐거움을 비할 바가 없었다.

그러나 깨어난 후에는 다시 힘들게 일을 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너무 힘들게 일한다고 위로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 백년에 낮과 밤이 각기 절반을 차지합니다. 나는 낮에는 남의 일꾼이라서 힘들지만, 밤에는 한 나라의 왕이 되어서 비할 수 없을 만큼 즐겁습니다. 그러니 무슨 원망할 것이 있겠습니까?”

반면 윤씨는 세상일을 경영하느라 마음이 시달리고 집안 재산을 돌보느라 생각이 피곤하여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었다. 밤에도 지친 상태로 잠들고 마는데, 매일 밤마다 꿈속에서 남의 머슴이 되어 분주하게 일을 하면서도 욕을 먹고 매를 맞고 구박받고 조소를 당했다.

잠잘 때는 잠꼬대와 신음소리가 이튿날 아침까지 계속될 정도였다. 윤씨가 너무나 고통스러워 친구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으니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자네의 지위는 영화를 누리기에 충분하고, 돈과 재산도 남아돌아서 다른 사람보다 앞서 있네. 그러나 밤만 되면 꿈속에서 남의 머슴이 되는데, 이처럼 괴로움과 즐거움이 반복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세. 자네는 깨어났을 때나 잠이 들었을 때나 모두 즐겁고자 하는데, 어찌 그렇게 될 수 있겠는가?”

윤씨는 친구의 말을 듣고나서야 늙은 노복의 일을 줄여 편안하게 해주었으며, 자기의 생각도 줄여나갔다. 결국 두 사람의 병은 조금씩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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