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이미지 활용 문서작성 실력 겨뤄
제주 89세 김성희 어르신 최고령 특별상
“정보화 통한 세대간의 단절 해소 큰 도움”
‘따닥 따닥 따닥’.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KBS 88체육관 제1체육관.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 150여명이 컴퓨터 모니터와 시험 출제문제를 번갈아보며 부지런히 키보드를 두드린다. 제한 시간은 60분. 빠른 손놀림이 젊은이들 못지않다. 이들은 전국 16개 광역 시겣돎?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한 지역 예선을 통해 선발된 어르신들이다. 다들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누구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정적 속에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키보드와 마우스 소리뿐. 인터넷과거시험을 보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원장 손연기)이 6월 정보문화의 달을 맞아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KBS 88체육관에서 ‘2008 어르신 정보화제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노인회와 한국복지정보통신협의회가 후원했다.
고령층의 정보활용 촉진 및 정보사회 참여를 위해 개최된 ‘2008 어르신 정보화제전’은 ‘디지털과 함께하는 활기찬 인생’ 이라는 주제로 인터넷 과거시험, IT 어울림 한마당 등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됐다.
어르신 인터넷과거시험은 지난 2004년부터 IT(정보기술)를 통한 어르신들의 활기찬 정보생활을 지원하고자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추진해온 컴퓨터 활용대회다.
올해는 16개 광역 시˙도별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한 지역 예선을 통해 선발된 어르신 154명이 출전, 경합을 벌였다.
5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대회는 연령별로 정보화 능력을 구분하기 위해 3개 부분으로 나뉘어 치러졌다. 75세 이상 어르신들은 1부문으로 하늘색 티셔츠를, 65세~74세 어르신들은 2부문으로 하얀색 티셔츠를 입었다. 또 중장년층인 55세~64세 어르신들은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컴퓨터 실력을 겨뤘다.
과거시험은 인터넷을 검색해 아이콘을 삽입하고, 서체와 글씨크기 바꾸기 등 문자 및 이미지를 활용해 누가 60분 안에 정확하게 문서를 작성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났다.
이날 대회에는 정일수(1부문˙충남˙77), 박도진(2부문˙전북˙68), 김인구(3부문˙부산˙58)어르신이 대상을 차지해 행정안전부장관상과 상금 100만원을 차지했다. 또 40명여명의 어르신이 금˙은˙동˙장려˙특별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번 인터넷 과거시험 참석자 가운데 최고령인 김성희(89˙제주 아라1동)어르신이 특별상을 받았다.
김성희 어르신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와 지팡이의 도움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참가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치매 예방차원에서 지난 2005년부터 복지관에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김 어르신. 김성희 어르신은 “다리가 아파 움직이는데 불편하지만 컴퓨터가 있어 심심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컴퓨터를 통해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과거시험이 끝난 후에는 게임과 축하공연 등 IT 어울림 한마당이 열려 동료 어르신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의 시간이 마련됐다.
이밖에 부대행사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발마사지존을 비롯해 수지침과 건강무료 상담 부스와 관람객들이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인터넷 카페가 마련되기도 했다.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대회는 세대간의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며 “이 자리가 어르신들에게 정보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고령층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2000년부터 고령층정보화교육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정보화를 통해 세대간 단절을 해소하고 활기찬 노후 생활을 증진하기 위해 2004년부터 ‘어르신 정보화제전’을 개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