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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적인 자녀훈계는 자녀의 우울증만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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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베이질 댓글 0건 조회 2,140회 작성일 11-07-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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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아들 조세프가 대학 1학년을 못 마친 채 휴학을 내고 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집에 와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종일 집안에서 초조한 듯 왔다갔다만 합니다. 여러가지로 걱정이 돼 조용히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대학교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심각한 우울증이라고 진단이 나와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엄마로서 제가 신경을 조금만 쓰거나 물어보기만 해도 귀찮아 하고 짜증을 냅니다. 우리 아들이 왜 학교공부 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우울증에 걸리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애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애 아버지는 “맞아야 인간이 된다”며 버릇없이 행동한다는 이유로 아이를 심하게 매질을 해왔습니다. 혹시 어릴때 매맞은 것이 우울증을 유발시킬 수도 있나요?



답:필자의 임상경험에 비추어보면 10년전이나 지금이나 한인가정의 자녀교육열은 대단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커뮤니티차원에서 혹은 언론이 나서 “자녀를 때리면서 키우면 않된다”고 계몽해왔지만 이에 관한 한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한인 가정에서는 매맞고 자란 아이들이 많다는 뜻이지요.

심지어는 미국교육을 받은 1.5세대 부모 가운데에서도 한국에서의 같은 자녀 훈육법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한국의 옛속담에 “여자와 북어는 때릴수록 좋다” 는 유교적 남존여비 사상과 “아이들은 때려야 말을 듣는다”는 지극히 편협적인 시각이 아직도 한인가정 곳곳에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선 건강한 가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랑과 훈련 그리고 대화라는 3요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자녀에 대한 따뜻한 사랑은 훈련과 조화를 이루어야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습니다. 매질을 하는 한인 부모들은 때리는 것을 마치 하나의 훈련인 것으로 착각합니다. 물론 심한 매질은 아동학대이기 때문에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맞으면 아프고 무서우니깐 일시적으로 말을 듣겠지만 그 아이가 받는 마음의 상처는 결국 때리는 사람에 대한 미움과 분노로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삐뚤어진 부모·자식의 관계 때문에 말은 더욱 듣지않게 되고 대신 지나친 반항으로 나타나게 되지요.

맞고 자란 아이들은 자신을 증오하고 밑바닥에 떨어진 자신감으로 평생을 고통받고 허덕이게 됩니다.

문의를 해오신 조세프의 케이스도 아마 다른 특별한 일이 없었다면, 어린시절부터 맞아온 매가 우울증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봅니다.

제가 치료했던 얌전하고 말이 없던 한 소녀도 엄마가 화가나면 꼬집고, 몸에 멍이 들도록 때리고, 머리채를 흔들어 댔다며 울면서 자신 마음의 상처를 호소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때릴 수 밖에 없었던 부모님의 답답한 심정에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말을 유난히 않듣고 다루기 힘든 아이들이라도 때리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에 대한 결과(Consequences)를 부여하는 훈련법을 써야합니다.

또한 아이들을 때릴 때에는 단지 신체적 폭행만 가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 치민 나머지 욕설을 퍼붓게 되어 어린자녀의 자화상(Self-image)을 부셔뜨리게 됩니다.

한국말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우리한인 2세 학생들도 부모가 하는 욕에 대해 물어보면 쓴웃음 지으며 정확히 표현합니다. 이들은 이런 욕을 들으면 쓰레기된 기분 같다고 합니다.

욕설이 아닌 대화로 야단을 치고 훈계하고 격려하는 습성이 몸에 배이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화를 못참는 우리 한인부모들이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큰 과제라고 봅니다.

부모가 기분 내키는대로 실컨 매질하고 욕하게 되면 자녀의 정신과 마음은 병들고 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잘하는 것이 없다.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필요없는 한심한 아이다’라는 비뚤어진 생각이 무의식과 의식속에 꽉 찬 아이들이 그대로 자라나면 또 다른 폭행자나 아니면 무기력한 우울증 환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따라서 잘못한 행동을 한다해도 무턱대고 때릴 것이 아니라, 정확히 말로써 훈계하시고 올바른 행동훈련법을 통해 훗날 자식 때문에 가슴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셔야겠습니다. 그리고 조세프는 우울증이 완전히 없어지고 자신감이 회복될때까지 치료를 계속받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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