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계에 불거진 유출, 커닝, 표절..아이들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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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1,132회 작성일 15-06-0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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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에 '커닝(학업부정행위. 옳은 영어 표현은 Cheating)'을 검색해보면 연관검색어로 '커닝 페이퍼', '커닝 볼펜', '커닝의 기술', '커닝 게임'이 쭉 나온다. 커닝하는 법을 알려주는 인터넷 친목 사이트의 수도 많다. 지적 재산을 훔치는 커닝이 우리 청소년들 사이에서 죄의식 없이 만연해 있다. 나아가 우리 사회에 표절의 불감증도 여전히 뿌리 깊다.

사례 1 SAT 한국 시험 취소 결정
지난 2월부터 검찰은 서울 강남 일대 유명 어학원들이 SAT(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빼내 수강생들에게 돈을 받고 문제를 유출한 단서를 잡고 어학원 8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실제 시험장에서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제들을 별도로 추려 SAT 시험 주관사인 ETS(미국교육평가원)에 감정을 의뢰했고 'ETS가 출제한 문제가 맞다'라는 회신을 받았다. 결국 지난 5월과 6월 한국에서만 SAT 시험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사례 2 일명 '커닝 검사' 사건
예비 검사가 로스쿨 졸업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과목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2013년 검사 신규 임용 시험에 합격한 B씨(로스쿨 2기)가 로스쿨 재학 당시 필수과목의 시험문제를 미리 빼돌려 공부했고, 이를 통해 A?라는 높은 학점으로 과목을 이수해 졸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 대학 법학과를 졸업한 이력과 인맥을 이용한 범죄였다. 그러나 법무부 등 임용 과정과 관련된 정부기관에선 이와 같은 사실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 3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 커닝
지난해 10월 수험생들에게 돈을 받고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공인영어시험 토익(TOEIC)과 텝스(TEPS)의 정답을 실시간 전송한 영어 강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과정은 치밀했다. 우선 영어강사 김 모씨는 수험생을 가장해 시험장에 들어가 문제에 대한 답을 초소형 카메라로 찍어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에게 휴대전화 음성 및 문자 메시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줬다. 시험 부정 의뢰자들은 수신용 지갑, 고막 이어폰, 스마트 시계 등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답을 받아 시험을 치렀다.
사례 4 표절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한민국
'표절의 왕국'이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우리 사회 각계각층은 표절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문화계, 연예계, 체육계에서는 이미 '논문 표절의 쓰나미'가 휘몰아쳐 여기저기서 사죄의 목소리를 듣기 바빴다. 또 정부 고위 공직자 청문회에서 논문 표절 문제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대중은 '표절 없이는 논문을 못 쓰는 건가' 하고 어리둥절할 뿐이다.
'커닝'은 '학창 시절의 낭만'이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커닝'으로 일컬어지는 학업부정행위에 대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소수 학생들이 학창 시절에 재미 삼아 한두 번 정도 해보는 낭만적인 행동'으로 오해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부정행위는 심각하다. 덕성여대 심리학과 오영희 교수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교 3학년의 45.6%, 초등학교 5학년의 72.1%, 중학교 1학년의 96.3%, 고등학교 2학년의 84.3%가 학업부정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학생들이 이른 시기부터 학업부정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 같은 행위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학업부정행위를 했다는 것은 초등학교 시기부터 학업부정행위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 교수는 학업부정행위가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학업부정행위는 부정행위를 하는 당사자의 지적·도덕적 발달을 저해하고 전체 사회의 도덕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엄청난 위험을 안고 있다는 뜻이다. 학업부정행위를 하고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던 사람은 사회에 나가서도 죄의식 없이 다른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커닝이나 표절 같은 학업부정행위의 영향력을 일찍 인식한 미국에서는 30여 년 전부터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1992년에 설립된 '학업정직성연구소(Center for Academic Integrity)'에는 현재 3백90개가 넘는 중·고등학교와 대학이 참여해 학업부정행위를 방지하고 학업 정직성을 높이기 위한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미국은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도 엄격해서 중·고등학교에서의 커닝은 정학, 대학교는 상황에 따라 퇴학을 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오 교수는 학업부정행위의 근절을 위해서 '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 마련'보다는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생들에게 '왜 학업부정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가?', '학업부정행위를 하는 사람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특히 그 사람이 친한 친구일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학업부정행위는 처벌받아야 하는가? 왜 처벌받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들에 대해 논리적이고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주고 학생 스스로 자정 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에 나와서도 도덕적 문제의식이 지속될 수 있다.
우리 아이가 커닝을?! 상황별 부모 대처법

Q 아이가 학교 시험에서 커닝을 하다 들켜 선생님에게 혼이 났습니다. 보통 때와 달리 침울해 있고 학교 가기를 두려워합니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요?
A
아이는 자신의 양심과 자존심에 손상을 입은 상태입니다. 두 가지를 말씀해주세요. 하나는 "네가 양심을 속이고 커닝을 했기 때문에 선생님에게 야단을 맞은 거야. 그래서 기분도 매우 가라앉고 학교 가기가 두려운 것이지. 하지만 오히려 다행이야. 네가 힘들어 한다는 것은 너의 양심 자체가 살아 있음을 뜻하는 것이고, 또 이번 경험을 계기로 다시는 커닝을 하지 않으면 돼 (아이의 잘못된 행동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설명하고 달라질 것을 훈육함)"라고, 다른 하나는 "누구나 다 잘못이나 실수를 하는 법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잘못을 통해서 올바르게 행동하는 법을 더 분명하게 배우는 것이지.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네 기분도 나아질 것이고, 앞으로 학교생활을 정직하게 하면 선생님도 너를 다시 칭찬하게 될 거야(현재의 좌절 상태를 딛고 일어서게끔 격려하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예측함)"라고 말하는 겁니다.
Q 옆에 앉은 아이가 자꾸 우리 아이의 시험지를 커닝한다고 합니다. 커닝을 못하게 하면 위협을 하는지 아이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가 봐요. 제가 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말씀드려야 할까요? 부모가 어느 정도 개입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A
반드시 선생님에게 말씀드려야 합니다. 아이는 스스로 고자질쟁이로 취급될까 염려하기 때문에 아이가 직접 선생님에게 말하는 것보다는 엄마가 대신 얘기해주세요. 아이는 엄마에게 얘기를 한 것이고, 그것을 들은 엄마는 선생님에게 얘기를 다시 한 셈입니다. 선생님의 훈육과 지도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래야 현재의 부정적 악순환이 멈춰집니다.
Q 아이가 학교에 다녀와서는 "반에 커닝을 너무 잘해 늘 성적이 좋은 친구가 있다"고 합니다. 아이는 억울해하며 공부하기 싫을 때마다 "나도 커닝을 해서 점수를 잘 받고 싶다"라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A
지금 당장은 그 친구가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실력을 스스로 쌓은 네가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임을 일러주세요. 엄마가 어렸을 적에도 그러했음을 얘기해줘서 아이의 긍정적 믿음을 강화시켜주세요. 또 커닝에 대한 유혹을 잘 참는 아이에게 많은 칭찬을 해주세요. "커닝으로 100점 받은 너보다 열심히 공부해서 80점 받은 네가 훨씬 더 훌륭한 학생이고 엄마도 자랑스럽다"라는 얘기도 반드시 해주세요.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김영길 ■도움말 / 손석한(연세소아청소년신경정신과 원장), 오영희(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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