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랜차이즈 쇼 2008’

일본경제신문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일본프랜차이즈협회의 특별협력으로 「프랜차이즈 쇼2008」(이하FC쇼)가 지난 3월11일부터 13일까지 동경빅사이트(西3·4)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24회를 맞는 이번 FC쇼에는 총 158사(2008년 2월20일 현재)가 출전하였으며 3일간 25,330명이 입장하여 성황리에 마쳤다. 특히 올해는 단독으로 개최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입장객수를 기록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FC쇼에 출전하는 기업을 살펴보면 외식업·소매업·서비스업의 가맹본부를 비롯해 FC경영컨설팅, 설비, 비즈니스파트너 모집을 위한 FC관련 비즈니스 기업들이다. 특히, 신규로 참가한 벤처 가맹본부와 FC관련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기업의 출전이 눈에 띄었다.
이번에 출전한 158사의 내역을 살펴보면 가맹본부 109체인(외식업 50사·소매업17사·서비스업42사), 비즈니스파트너 모집관련 19사, FC지원 비즈니스 12사, 푸드서비스·개업지원서비스 6사, FC무료상담·출판사 12사 등이다. FC쇼는 일본의 FC비즈니스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FC업계의 최근 동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빅 이벤트이다. 그러나, 입장객의 재방문율은 높은데 반해 참가하는 출전사의 재참가율은 상당히 낮다고 한다. 작년에 FC쇼에 참가한 가맹본부 중 올해에도 출전한 경우는 몇 곳 체인을 빼고는 거의가 새로운 체인들이다. 이러한 원인은 FC쇼를 단기적인 시각에서 일과성 참가로 끝내버리는 체인이 많기 때문이다. FC쇼에 참가한다면 적어도 3년간은 계속 출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라고 전문가는 지적하고 있다. 왜냐하면 FC쇼에 출전이 곧바로 가맹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FC쇼를 찾은 미래 가맹희망자들의 시선을 끌어들여 자사의 사업 설명회를 열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한다면 가맹계약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이처럼 FC출전은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출전하여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 유효하다. 이번 FC쇼 개최와 동시에 일본FC가맹의 실체와 문제점, 전망 등을 들을 수 있는 유료와 무료FC세미나가 17개 강좌가 개설되었다.
사단법인 중소기업진단협회의 협력으로 열린 무료세미나에서는FC가맹을 희망자를 대상으로 FC의 기초지식뿐만 아니라FC업계의 최근 이슈와 가맹자의 경영능력 향상을 위한 FC비즈니스의 활용법과 경영 노하우를 실례를 들어 소개하였다. 무료세미나는 매년 강의의 질을 업그레이드시키며 어려운 이론 보다는 FC초보자들도 알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인기있는 세미나이다.
업종별 출전현황

외식업 출전 50체인 중(푸드코트 개설12사)신규로 출전한 체인이 26사에 달했다. FC비즈니스가 성숙해 있는 일본이지만 1년도 겨우 채우지 못하고 사라지는 가맹본부가 많다.
일본인의 국민食으로 불리는 라면체인이 7체인으로 가장 많이 출전하였다. 오코노미야기와 타코야기체인은 6사가 출전하였으며 이중 4개 체인이 신규참가였다. 그 외에도 배달·테이크아웃, 도시락, 피자체인도 5사가 출전하였다.
소매업은 17체인이 출전하였는데 이중 신규가 8사였다. 출전사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체인은 리사이클 관련으로 5사였고, 낚시, 골프, 중고서적체인 등 다양한 분야의 체인이 출전하였다. 특히, 사무용품 전문소매업을 전개하는 오피스테포가 근래 인터넷을 통한 카다로그 판매로 인기를 모으면서 가맹사업을 개시하였다.
서비스업은 모두 42체인이 참가하였는데 이 중 21사가 신규였다. 서비스업의 경우 사설학원체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14사가 참가하였다. 이어서 미용·휘트니스체인이 6사 출전하였다. 경제적 윤택함과 함께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미용·건강관련의 서비스체인의 성장이 앞으로 더욱 기대 되어진다. 또한, 복합카페체인 3사와 애완견관련 체인이 출전하였다. 특히, 5조엔 규모에 이르는 미국의 애완견시장의 경우FC비즈니스를 활용하여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 성장여파를 타고 일본에 진출한 애완견 관련 체인의 가맹자모집이 눈에 띄었다.
출전사 소개

① 배달도시락체인[택배쿡123]
2007년 일본은 총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자 비율이 21%를 넘어서 초 고령자사회로 돌입하였다. 2010년에는 25%로 늘어나 4인중 1명이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되는 꼴이 된다. 이러한 고령사회시장에서는 일상생활에 관련된 청소, 세탁, 음식관련서비스가 유망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혼자 사는 독거노인의 식사해결이 가장 큰 문제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고령자를 겨냥한 도시락배달업과 식재료 공급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전에 소개한 [세븐 밀 서비스]와 같은 고령자를 겨냥한 HMR(가정대용식)배달서비스 체인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번 FC쇼에도 고령자를 위한 도시락배달을 전개하는 가맹본부가 4사 참가하였다. 그 중에서 [택배쿡123]는 전국 550지역에서 1일 약 4만식을 공급하고 있는 중견브랜드이다. 전국 30개소의 제휴공장에서 냉동조리법을 채용하여 프라이빗브랜드(PB)로 위탁생산하고 있다.
냉동상태의 제품은 일단 사이타마에 있는 물류센터로 보내져 전국에 있는 가맹점으로 배송되고 있다. 완제품이 냉동상태로 배송되기 때문에 실온에서 자연 해동하거나 데우기만 하면 되므로 가맹점에서는 별다른 조리가 필요 없다.
택배쿡123에서는 보통식의 경우 1500종류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일 다른 메뉴가 배달된다. 특히, 고객의 건강상태에 따라 담당영양관리사가 메뉴관리를 도와주고 있다.
한끼 식사대금은 522엔(밥 포함577엔)으로 일본의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고령자의 1개월 식사비를 환산하여 상정한 금액이라고 한다. 또한 맞벌이 부부가 한 달간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매일 먹을 경우 총 34,620엔이 든다.
② 세탁대행서비스체인[데일리 워쉬]
바쁜 도심생활 속에서 혼자 살게 되면 제일 귀찮은 게 세탁이다. 보통 정장이나 와이셔츠와 같은 경우 세탁소에 맡기면 되지만, 속옷이나 물빨래용 의류는 집에서 세탁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근시간이 늦거나 불규칙할 경우 밤늦게 세탁기를 돌리면 소음이 심해서 주중에는 세탁을 엄두도 못 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보면 세탁물이 싸이고 쌓여서 산더미가 된다. 모처럼의 휴일을 빨래와 청소로 다 지나가 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세탁서비스의 틈새시장을 겨냥해 등장한 것이 세탁대행서비스체인이다.
[데일리 워쉬]는 물세탁과 건조기사용이 가능한 의류나 이불시트 등을 세탁해서 깔끔하게 개어서 주는 세탁대행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요금은 전용가방 1개에 가득 넣어서 1,600엔(점포내점의 경우)이다. 옷장 수는 몇 장이든 관계없이 가방당 요금이 가산된다. 개인차이는 있으나 일주일에서 이주일 정도 분의 의류가 들어간다고 한다. (폴로티셔츠 50장정도)
③ 한국 순두부찌게 전문점 [동경순두부]
이번 FC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푸드코드에는 총 12체인이 출점하였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끈 것이 바로 우리나라 매콤한 순두부를 테마로 한[동경순두부]라는 체인이다.
[동경순두부]는 2006년 4월에 아오야마에 1호 점을 오픈 시킨 이래, 시부야(7월), 하라쥬쿠(8월), 아자부다이(9월), 이케부크로(11월), 요코하마(3월), 총 6개의 직영점포를 출점을 시키고 있다.
순두부 메뉴는 넣는 재료에 따라 대구, 검은돼지, 해산물, 돼지, 소고기, 김치, 치즈, 야채, 버섯, 명태알, 닭, 된장, 조개, 연어, 녹색야채순두부 등 17가지로 1,100엔에서 1200엔 사이이다. 여기에 밥은 포함되어 있지않기 때문에 따로 주문해야 하는데 추가로 250엔을 지불하면 공기밥세트(순두부+나물3종류+공기밥)가 나온다. 11시부터 17:00까지 제공되는 런치세트는 공기밥 세트에 디저트 포함해서 900엔에서 1200엔 사이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매운 맛 정도는 4단계로 마일드, 핫, 베리핫, 슈퍼핫. 추가 토핑에는 돼지고기, 쇠고기, 계란, 김치, 치즈, 버터, 김, 조개, 파, 명태알, 떡살, 당면, 깍두기, 콜라겐, 양송이버섯, 일본떡 등 가격은 100엔으로 균일.
동경순두부가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던 참에 이번 쇼에 출점한 [동경순두부]푸드코드에서 시식을 해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치즈순두부를 가장 매운 슈퍼핫으로 주문하였다. 대체로 일본에서 먹는 한국음식은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단 맛을 좀더 강조하는 편이다. 특히, 일본인이 경영하는 야키니쿠집에 가면 찌게류나 김치 맛이 영 우리 입맛과 맞지가 않는다.
[동경순두부]의 오너는 뉴욕에서 순두부를 먹고서 감동을 받아 일본에 들여왔다고 한다. 기대 반과 걱정 반하면서 식사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주방 내 오퍼레이션이 익숙하지 않은지 주문에서 나오기까지 25분이나 걸렸다. 드디어 부글부글 끓는 순두부찌게가 나왔다. 그런데, 고춧가루냄새가 코를 찌를듯 했고, 너무나도 달아서 다 먹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사진 속과는 달리 볼륨감이 너무 없었다. 태어나서 먹어본 순두부찌게 중에서 최악이었다. 마냥 순두부찌게를 맛있게 먹고 있는 일본인들이 불쌍해 보였다. 그들은 정말 맛있어서 먹는 게 아니다. 순두부찌게 맛이 어떤 것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 FC쇼에 출전한 것을 시식한 것이니 실제 점포에서 먹어보기로 하고 한 달뒤에 이케부크로점을 찾았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 이였는데 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이 4,5명은 되었다. 점내는 굉장히 밝은 분위기였고 종업원들의 접객서비스도 좋았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순두부찌게 맛은 역시나 맛이 없었다. 매운 맛 단계를 그저 고추가루 몇 숟가락 추가로 해결하는 듯 보였다.
몇 년전 북창동순두부가 동경 신오오쿠보에 점포를 오픈하였다. 신오오쿠보는 코리안타운으로 불리울 정도로 한국식당이 많이 밀집한 곳이다. 일본인을 타겟으로 했다기 보다는 현지에서 살고 있는 유학생이나 재일교포가 주된 손님인 듯 보였다. 만약 일본인을 겨냥했다면 홍초불닭처럼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시부야에 출점시켰을 것이다. 순두부찌게 맛은 한국에서 먹는것과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양이 너무 많아 다 먹지 못하고 남겨 버렸다. 양을 줄이고 가격을 내리는 가격설정이 필요해 보였다. 한국에서는 큰 화제를 모은 북창동순두부였으나 일본에서는 그리 화제를 이끌 만큼 인기는 끌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 작년에 [동경순두부]가 1호점을 출점시키며 순두부 붐을 일으키면서 장안에 화제가 된 것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다점포 전개를 위해 가맹사업을 개시하였다.
순두부가 인기를 끌게 된 한류가 배경에 있다. 최근 몇 년간 일본에는 한국드라마[대장금]가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한국음식=헬시]라는 공식이 전파되었다. 한류가 조금은 식었지만 한국음식을 즐기고 한국말을 배우려는 일본인이 이전보다 굉장히 많이 늘었다. 이처럼 한국음식을 찾는 일본인이 날로 증가하면서 점점 일본인의 식탁에도 한류가 파고들어가고 있다.
[동경순두부]와 같은 업태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한국 외식업체가 일본시장 진출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을 말하는 증거이다. 지금까지 국내 외식프랜차이즈체인은 놀부, 홍초불닭, 본죽 등과 같은 몇몇 체인이 한류를 비즈니스 찬스로 살리려고 일본에 진출하였다. 하지만 특출 나게 성공했다고 할만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북창동순두부 보다 왜 맛없는 동경순두부가 인기가 있는 것일까? 이 해답을 찾는다면 한국 외식체인은 일본 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한국외식체인의 일본시장에 관한 철저한 공부와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도움말 : 외식&프랜차이즈 컨설팅 수석컨설턴트 이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