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컨셉의 예를 들면, 해산물 외식업체들이 ‘씨-푸드 레스토랑’이라는 명칭을 만들고, 남태평양의 이국적인 정취를 컨셉으로 인테리어에서 종업원의 복장ㆍ서비스까지 갖추는 경우다.
단순히 정해진 상품이나 서비스를 잘 만들어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감성과 체험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하이컨셉의 핵심이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경영분석 자료 ‘하이컨셉의 시대가 열린다’에 따르면 전반적인 레드오션 시장 상황에서 차별화 전략을 유지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최근 선도적인 기업들 중 과거와 전혀 다른 방법을 통해 혁신하고 고객 가치를 제고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변화하는 고객의 가치에 집중하여, 높은 성과를 달성하며 시장의 새로운 게임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에 기반을 둔 새로운 컨셉과 이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무기삼아 성장하는 이들 기업들이 바로 ‘하이컨셉 기업’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는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창업자와 기업이 단 한번의 차별화 전략으로 생존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는 힘들다. 결국 차별화 전략 자체를 다양화하고 꾸준히 반복하는 하이컨셉이 궁극적인 차별화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시장을 보면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는 창업자와 기업은 많지만, 정작 하이컨셉에 도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무엇보다 독자적인 컨셉을 완성하기 어려워 부분적인 이벤트에 그칠 때가 많고, 수익성으로 연결하기는 더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이컨셉의 실현은 ▲창업자와 기업이 하나의 완성된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가 바라는 체험과 가치를 발굴하고, ▲발굴한 컨셉을 자사의 상품ㆍ서비스와 결합하며 ▲이것이 지속적인 매출 증대나 수익 향상으로 연결되는 세가지 전제 조건을 만족시켜야 가능하다.
하이컨셉 도입시 가장 주의할 점은 소비자들에 대한 정서적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 대개 하이컨셉 도입에 실패하는 이유는 상품ㆍ서비스의 기능적 측면에 치우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가격 대비 효율성 높은 상품ㆍ서비스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장에서 소비의 중심은 이제 ‘기능’이 아닌 소비자의 ‘감성’이다.
최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사의 아이폰이 대표적인 경우다.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기능들은 쏙 빼고, 터치패드처럼 디자인과 편리함 모두를 만족시키는 시스템을 도입한데다 세련된 외양까지 갖췄다. 소비자들은 이처럼 하이컨셉이 잘 실현된 상품ㆍ서비스에 대해서는 열광적인 지지에 더해 충성까지 바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정재영 선임연구원은 “시장 포화ㆍ과도한 경쟁ㆍ기술적 성숙 등 시대적 변화를 감안할 때 하이컨셉 기업들이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고성장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질적인 풍요가 확대되면서 기본적인 수요가 충족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감성적인 충족을 더울 원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덧붙여 “하이컨셉을 실현할 자금력과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하이컨셉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