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등 대표적인 VIP마케팅의 사례를 보면, 핵심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있다. 백화점에서 VIP를 선정하는 기준은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연간 구매액이다.
전년도 구매액이 일정 이상을 넘긴 고객에 한해 백화점에서는 발렛파킹(대리주차 서비스), 전용 휴식공간, 퍼스널쇼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용 휴식공간 서비스는 갤러리아백화점의 파크 제이드, 롯데백화점의 멤비스클럽, 신세계백화점의 멤버스 라운지 등을 비롯 몇몇 백화점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다.
쇼핑 중 피곤할 때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만이 쉴 수 있는 고급화된 전용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퍼스널쇼퍼 서비스는 VIP고객이 퍼스널쇼퍼 룸에서 자신이 원하는 구매목록을 제시하면, 전문 쇼퍼가 해당 상품들을 직접 룸으로 가져와 편하게 쇼핑할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의상, 액세서리 등 패션 상품을 구매하는 VIP고객들을 상대로 전문 패션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백화점의 VIP마케팅이 주로 구매와 관련되는 반면, 금융업계의 VIP마케팅은 관련 업무를 초월해 생활 전반에 걸친 서비스로 확장되는 추세다.
바로 컨시어즈(Concierge) 서비스다. 컨시어즈 서비스는 처음 중세 유럽에서 교회의 재산을 관리하던 재산 관리사가 원뜻으로, 일본에서 시작됐다.
VIP고객이 금융기관의 컨시어즈 서비스를 받게 되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다.
투자, 경영, 상속세나 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절세방법 등 재무에 관한 서비스는 물론, 스포츠, 레저, 문화, 예술 등에 관한 정보나 이용권 서비스, 정기검진 등의 의료서비스, 자녀 유학정보에 심지어는 부유층 자녀를 대상으로 한 맞선 이벤트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기업들이 VIP들에게 앞다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바로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성동 소장은 “모든 고객들은 자신이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며 “VIP마케팅은 비용 상의 혜택보다는 ‘특별한 사람’으로 모시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금융권이나 백화점의 VIP마케팅과 마찬가지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VIP마케팅도 기업 생존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업분야 및 기업에서 VIP마케팅을 전략적으로 도입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여전히 60~70년대 방식인, 값싼 노동력 중심 저가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섬유, 운동화 등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산업구조가 고도화될수록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나 미국에서 섬유, 운동화는 명품시장의 핵심으로 성장했다.
이성동 소장은 “채산성이 악화되는 산업 분야는 필연적으로 고가에 최상급의 제품을 생산해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며 “이탈리아가 명품 시장을 석권한 것이 불과 20~30년 전이다. 한국이 90년부터 명품 시장에 대비했다면 현재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고급 제품을 생산하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야, 중저가 제품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섬유나 운동화와 달리 기업에서 명품 전략, VIP마케팅을 적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전자나 엘지전자 등 가전제품 회사들이다. 하지만, VIP마케팅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필요한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