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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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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아풀 댓글 0건 조회 1,922회 작성일 12-05-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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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변의 법창일화
 
돈이 제법 많은 할머니가 이곳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었습니다. 집도, 상업용 건물도 물론 있었는데,  가난한 노인들에게 주는 생활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 집 소유는 아들 명의로 해 놓고 있었습니다. 기록상으로는 아무 재산없는 가난한 노인이었지요. 그러면서 현금을 집에 숨겨 두고, 여윳돈을 빌려 주고 고리 이자를 받는 사채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일수록 남을 잘 이용할 줄 알지요. 집을 판다, 상가를 판다 하며 부동산 브로커를 끌어 들여 온갖 자질구레한 심부름을 시켜 먹습니다. 그리고 이 부동산 브로커에게 또 돈을 빌려 주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친구가 돈을 갚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온갖 협박과 막말에 일부 갚기는 했지만 다 갚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리 악덕 사채업자라도  돈을 받아내는 방법은 법뿐,  남은 돈을 받기 위하여 이 할머니가 드디어는 변호사를 고용하여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이 브로커는 방어 변호사로 저를 고용을 했고 소송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소송이 한창 진행 중이던 어느 날 밤, 이 친구의 집에 강도인지 도둑이 들었습니다. 잠을 자다 이상한 소리가 나서 잠에서 깨어 거실로 나가 보았더니, 침입자가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물건을 뒤질려고 그러지도 않는 것 같았으며 그냥 서서 있다가 이 친구를 보더니 총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쏘지는 않고  얼마간 겨냥만 하더니 그냥 나가버렸습니다.  이 친구는 물론 혼비백산했었죠. 
그러고 나서 금방 집히는데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할머니가 보낸 사람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 날로 나를 찾아왔습니다. 소송을 어떻게 해서든 종결짓자고. 그러면서 강도 얘기를 꺼내었습니다.  불안에 떠는 고객을 두고 더 이상의 소송 진행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바로 합의를 위한 모임을 가졌고 거의 할머니가 달라고 하는 수준에서 돈을 지불하기로 하고 합의를 했습니다. 변호사로서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나쁜 조건의 합의였는데 워낙 이 친구가 무서워하며 빨리 소송을 종결짓고자 하였으므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소송은 끝이 났고 1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상대방 변호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가 했던 사건 기억하지? 합의 조건이 네게는 어떠 했냐? 나쁜 조건이었냐 좋은 조건이었냐? 이렇게 제게 물었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제 고객에게는 나쁜 조건이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제게 하는 얘기가 그 할머니가 자신을 상대로 소송을 해 왔다는 것입니다. 변호사로서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하고 실수를 해서 할머니가 충분히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밖에는 못 받게 했으니 내 변호사였던  당신이 보상해라 라고 하는 소송말입니다. 참 기가 막혔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 변호사가 잘못 한게 없었습니다.  합의도 거의 할머니가 원하는 수준에서 했고, 소송 과정에서 그 변호사가 실수한 것도 없었으며,  특별히 많은 변호사 비를 요구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변호사 잘못이라뇨?
어쨌든 그 사이 그 변호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진행되어서 재판이 다음 주인데 자신의 증인으로 나와 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했습니다. 그 변호사가 잘못한 것이 없었기에 기꺼이 나간다고 했습니다. 그 변호사는 고마워하며 언제 점심 한번 사겠다고 했습니다 (증언에 대해 과도한 보상을 받으면 상대방으로부터 증인 매수라는 공격을 받을 수가 있고, 이런 일로 보상을 받을 일도 아니었습니다).
재판 당일 출석하여 변호사가 아닌 증인 자격으로 증언을 했습니다.  그쪽 할머니는 물론 저의 출현에 적잖이 실망하였고 자신에게 더 불리한 증언만 나오겠다 싶었는지 할머니 쪽 상대방 변호사 는 아예 반대 심문도 없었습니다. 그 다음날 그 변호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재판은 끝났고 자신이 승소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일이라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고, 고생했다고 위로했습니다.
이처럼, 참 세상은 자신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만 앞세우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변호사는 그래도 전문 직업인으로서 고객의 이익을 위하여 일하는데 조금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자신에게 돈을 받게 해 준 자신의 변호사에게 이렇게 망은배의일 수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세상은 더욱 각박해지기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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