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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속옷 ‘섹시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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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티비아 댓글 0건 조회 1,818회 작성일 12-02-1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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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속옷에 섹시 코드 바람이 불고 있다. 10~20년 전과 비교하면 그냥 바람이 아니라 사실 광풍 수준이다. 남성 속옷이 십 수년에 걸쳐 서서히 섹시화의 길을 걸어온 탓에 눈에 덜 띌 뿐이었다. 10~20년 전 아버지, 남편, 오빠가 집안에서 어떤 속옷을 입었는지를 떠올려 보면 최근의 남성 속옷들이 당시 시각으로 볼 때 거의 미친 수준이라는 결론에 어렵지 않게 도달할 것이다. 10~20년 전 남성 속옷은 팬티를 기준으로 할 때, 색깔은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흰색이었다. 분홍 혹은 빨간 색 계통은 털끝만큼도 존재할 수 없었다. 더 없는 순결을 상징하고 싶었는지, 아무튼 하얗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의 백색이 주류를 이뤘다.

디자인도 반바지 비슷한 트렁크 스타일이 많았다. 요즘 등장한 쏭(Thong) 스타일의 남성 팬티를 당시 사람들이 봤다면 아마 열중 아홉은 경악하다 못해 놀라 뒤로 자빠졌을 것이다. 삼각 팬티도 극구 민망해할 정도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디자인은 물론이고 소재도 거의 면 한 종류로 통일됐던 시대였다. 요즘은 각종 화학섬유는 말할 것도 없고, 쉬폰에 감촉이 보드랍기 짝이 없는 실크까지 등장하고 있다. 보수적인 사람들이 보면, 이건 남성 속옷 사이의 경쟁이 아니라 여성 속옷과 어느 쪽이 더 섹시하느냐를 두고 내기를 하는 양상처럼 비쳐질 수도 있을 정도이다.

얼핏 남자 체면이 말이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남성 속옷의 섹시화, 특히 여성 속옷을 뺨치는 듯한 추세는 지극히 자연스런 귀결이다. 원래 그래야 했던 것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을 억지로 막아 왔다는 뜻이다. 인간이 이성에게 끌리는 데 남녀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섹시한 여성에게, 섹시한 남성에게 한번 더 눈길이 간다고 해서 정신병자나 음란한 사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남성 속옷의 섹시화를 억눌렀던 과거 시대가 보기에 따라서는 더 변태적일 수 있다. 외설과 포르노는 오로지 공공의 잣대로 진단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속옷을 입고 마당을 활보한다든지, 쇼핑센터에 나타나지 않는 한 속옷의 섹시화 추세에 눈을 흘겨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여성 속옷의 섹시화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남성 속옷의 섹시화에 대해서는 세상에 망조가 들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섣부르다.

남녀를 가릴 것 없이 사람은 시각의 동물이기도 하다. 보고서 어떤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유난히 멋을 내기를 좋아하고,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는 남성들이 도처에 깔려있는 요즘 시대를 메트로섹슈얼 시대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와중에 남성이 섹시한 속옷을 즐겨 입는 것을 어딘지 변태적 시각으로 보고 싶은 심정을 은연 중에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섹시해 보이고 싶은 심정은 따지고 보면 울퉁불퉁한 나신에 흉터 가득한 몸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검투사들의 마음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 것이 이성을 눈길을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캘빈 클라인, 조 스나이더, 나르시소 등의 유명업체들이 최근 들어 섹시한 남성 속옷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런 시대의 변화의 속뜻을 이미 충분히 읽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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