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선물받아 행복했다" 자작訃告 써놓고 떠난 작가 > 필굿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필굿


 

"삶을 선물받아 행복했다" 자작訃告 써놓고 떠난 작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981회 작성일 15-07-18 03:10

본문

"나는 삶이라는 선물을 받았고, 이제 이 선물을 되돌려 주려 한다. 딸과 아들아, 인생길을 가다 보면 장애물을 만나기 마련이란다. 하지만 그 장애물 자체가 곧 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지난달 중순 6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여성 작가 제인 로터가 직접 쓴 자신의 부고(訃告·obituary)가 SNS 등을 통해 미국 전역에 퍼지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조선닷컴]제인 로터./추모 웹사이트

미국 일간지 시애틀타임스에는 지난달 28일 761 단어로 구성된 로터의 부고가 실렸다. 유머 칼럼니스트로 활약했던 그의 부고는 이달 초 뉴욕타임스(NYT)와 USA투데이 등 미국 유력 매체들이 인용보도하며 널리 알려졌다.

로터의 부고는 유머 칼럼니스트답게 "말기 자궁내막암으로 죽어가는 것의 몇 안 되는 장점은 바로 내 부고를 쓸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로 시작한다.

그는 자신이 1952년 시애틀에서 태어나 워싱턴대에서 역사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다고 썼다. 이어 작가협회 콘테스트에서 수상한 자신의 코믹 소설 '베티 데이비스 클럽'을 소개했다. 그는 "이 책은 아마존닷컴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홍보도 했다. "내 유머 감각을 보여주기 위해 농담 몇 개를 하고 싶지만 부고 양이 길어지면 시애틀타임스가 지급해야 하는 원고료도 많아지니 이만 생략하겠다"는 농담도 덧붙였다.

로터는 올해로 결혼 30년째인 남편 로버트 마르츠에 대해 "밥(애칭)을 만난 것은 1975년 11월 22일 파이어니어 광장의 술집이었다"며 "그날은 정말이지 내 생애 가장 운(運) 좋은 날이었다. 밥, 당신을 하늘만큼 사랑해"라고 했다. 딸 테사와 아들 라일리에게는 "인생길을 가다 보면 장애물을 만나기 마련이란다. 하지만 그 장애물 자체가 곧 길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고 조언했다.

로터는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긍정적인 사고방식도 적었다. 그는 "내가 바꿀 수 없는 일로 슬퍼하는 대신 나의 충만했던 삶에 기뻐하기로 결정했다"며 "태양, 달, 호숫가의 산책, 내 손을 쥐던 어린 아이의 손… 이 신나는 세상으로부터 영원한 휴가를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아름다운 날, 여기 있어서 행복했다. 사랑을 담아, 제인"이라고 부고를 끝냈다.

로터는 존엄사를 택했고 지난달 18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남편 로버트 마르츠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제인은 삶을 사랑했기에 부두에 널린 생선 같은 모양새로 삶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며 "마지막 순간에도 창문 옆에 만들어놓은 새집에 벌새가 날아드는 것을 보고 싶다며 콘택트렌즈를 빼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NYT는 "로터가 쓴 글의 힘은 그가 무덤에서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는 데서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