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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아가씨, 장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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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inceton 댓글 0건 조회 1,279회 작성일 10-08-0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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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희는 분명 석 달 전 드라마를 처음 시작하던 때와는 달라져 있었다. 사람이 바뀌었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파격적인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인어아가씨’의 헤로인 장서희를 만났다.
가족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해버린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복 동생의 약혼자를 뺏는 과정은 드라마의 서곡에 불과하다. 계획적으로 접근한 ‘주왕’(김성택)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그와 결혼에 이르지만 시댁과의 갈등으로 시련을 겪는 내용이 중반과 후반을 장식한다. 불우한 성장기의 상처로 마음이 비뚤어진‘은아리영’이라는 여자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애초에 ‘인어 아가씨’를 기획한 의도라고.
데뷔 이후에 가장 화려한 날들을 보내는 즈음이다. 만년 조연 배우로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 씁쓸해지려던 찰나에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를 잡았다. 나름대로 조연의 설움도 겪었던 터라 지금의 기회가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빡빡한 촬영 일정에 힘이 부쳐 가끔씩 힘들고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는다는 장서희. ‘이러면 안 되지, 옛날 생각해봐, 장서희 너 배 많이 불렀구나’, 속으로 중얼거린다.
작년 여름,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정하고 드라마를 기획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주연으로 출연할 기회가 2~3번 있었지만 번번이 막판에 물을 먹었던 탓이다. 심지어는 촬영 도중에 잘린 경험도 있었다. 매니저 없이 일하던 그녀로서는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힘을 업고 활동하는 다른 연기자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꾸만 좌절되는 상황에 스스로를 닦달하지는 않았다
그녀를 주인공으로 낙점한 사람은 ‘인어 아가씨’의 작가 임성한이다. 지난 98년 ‘보고 또 보고’란 일일 드라마로 희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유명 작가. 그녀가 장서희라는 배우를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은 ‘보고 또 보고’ 이후에 자신이 집필한 일일극 ‘온달왕자’가 방영될 무렵부터였다. 그러다 주말 드라마 ‘그 여자네 집’에서 열연하는 그녀를 보고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장서희를 염두에 두고 시놉시스를 썼고, 작가와 제작진은 자신들의 의지를 마지막까지 관철시켰다.
 ‘인어 아가씨’가 두 달째 시청률 1위 행진을 벌이고 ‘장서희’라는 배우의 존재가 부각되자 영화와 CF 등에서도 그녀를 캐스팅하기 위한 물밑 전쟁에 돌입했다. 이미 서너 편의 시나리오를 검토한 상태.
엄마 뱃속에서 나와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참으로 평탄하게 살았다. 부모님 덕분에 정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부족함 없이 자랐고 연기자로서도 온 국민이 알아주는 스타 대열에 끼지는 못했었지만 불만스러움이 하늘을 찌를 정도는 아니었다. 고맙게도, ‘인어 아가씨’를 만난 후에는 가슴 한켠에 응어리처럼 남았던 연기에 대한 결핍감마저도 시원하게 풀렸다. 갑자기 업그레이드된 현실에 어리둥절해지는 한편으로는 지금이야말로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할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는 장서희. ‘성공’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천천히 곱씹어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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