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스 인근 '어니언 계곡', 시원한 물 '콸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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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2,248회 작성일 10-10-1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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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서 230마일…사막 속 '도원경'
남가주 언저리에서 호수 말고는 이런 풍요로운 물줄기를 본 적이 없다. 지난 주말 기자가 중가주 인디펜던스(Independence)의 어니언 밸리(Onion Valley)에서 2박 3일 캠핑을 하며 모처럼 휴가를 즐겼다.
‘양파’(Onion)의 속살처럼 맑고 풍요로운 양파계곡을 소개한다.
서쪽의 킹스ㆍ세코이아 국립공원과 동쪽의 데쓰 밸리를 가르며 캘리포니아 등줄기를 이루는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는 그 길이가 400마일에 이르는 거대한 산맥이다. 스페인어로‘백설의 연봉’이란 뜻을 가진 것처럼 이 산맥에는 미 본토의 최고봉 마운트 휘트니(Mt. Whitney)를 포함해서 1만 4천 피트급의 봉우리만 13개에 이른다.
대체로 경사가 완만한 서쪽 산자락에 요세미티와 킹스ㆍ세코이아 등의 국립공원과 알려진 관광지가 많다. 반면 경사가 급한 동쪽은 데쓰 밸리를 위시한 사막지대다.
그러다 보니, 이쪽의 주 도로인 395번 도로는 일부 산악인이나 겨울철 스키어들만 찾는 곳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가을철 단풍과 함께 계곡의 송어낚시는 이곳의 숨겨진 속살이나 다름없다.
상대적으로 찾는 이가 적다 보니 계곡을 끼고 있는 캠프장도 한가한 편이어서 한여름의 무더위를 피하기에 이곳 만한 데가 있을까.
형님처럼 지내는 버뱅크 목사님 가족과 우리 가족이 찾은 곳은 그레이스 메도우 캠프장(Grays Meadow Campground) 한국의 조그만 읍내 크기의 인디펜던스에서 산쪽으로 6마일의 거리에 자리잡고 있어 접근성이 아주 좋다.
송어낚시 채비를 준비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마련하러 가기에도 좋다. 아직도 정상 언저리에 잔설이 남아 있는 봉우리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인디펜던스 크릭으로 모여 읍내로 흘러 오웬스 강(Owens River)으로 합류한다. 그레이스 메도우 캠프장은 이 계곡을 따라서 들어서 있다.
계곡을 따라 자라는 낙엽수들은 아침 햇살을 가려주고 캠프장과 바짝 붙어 있는 계곡에는 월척 송어가 거뭇거뭇 물살을 유유히 가른다. 사실 사막 한가운데를 가르며 달리는 395번 도로에서는 도무지 이런 도원경을 상상하기 어렵다.
드문드문 산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초록의 나무들만 그곳에 물길이 있음을 증명할 뿐이다. 가서 보기 전에는 믿기 어려울 풍경이 펼쳐진다.
몇몇 사이트를 빼고는 대부분 계곡과 바짝 닿아 있다. 나무 그늘에다 텐트를 치느라 분주 한대 낚싯대를 든 이웃들이 송어꿰미를 들고 지나간다. 월척 크기의 레인보우 송어들이 햇살을 받아 무지개 빛으로 반짝인다.
눈이 휘둥그레진 아이들이 마무리도 하기 전에 낚싯대를 빼들고 성화다. 역광을 받아 반짝이는 은빛 물살 위로 플라이를 날려야 제격이지만 머리 위로 나뭇가지가 많으니 흘림낚시가 제격이다. 미끼는 파워베이트나 연어알이 좋다고 레돈도 비치에서 왔다는 백발의 이웃 아저씨가 친절하게 일러 준다.
아이들에게 낚싯대를 들려 계곡으로 내몰고 의자에 앉으니 비로소 시에라 네바다의 장쾌한 파노라마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도가 6200피트이다 보니 기온도 선선하다. 선경이 따로 없다. 차가운 계곡에는 수박과 음료수 과일을 담갔다.
한국의 계곡에서도 이랬었지.
캠프 파이어에 쓸 장작을 사서 오니 펄떡이는 송어를 낚싯대에 매단 딸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내게로 달려 온다. 온 가족이 흥분해서 난리다.
준비해간 통닭 튀김으로 저녁을 드는 사이 일몰의 잔광에 산정이 붉게 물들어 간다.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쉬려는데 아이들이 이제는 캠프 파이어는 언제 하느냐고 성화다. 밤이 이슥하도록 모닥불은 타 오르고 산 넘어간 달을 대신하듯 밤하늘엔 별이 초롱초롱하다.
이튿날은 새벽부터 잠이 깬 아이들이 계곡으로 낚시를 가고 어른들은 느긋하게 아침잠을 즐겼다. 느지막히 아침식사를 끝낸 일행은 이 일대 탐방에 나섰다.
타운에서 북쪽으로는 주립 송어 양식장이 있고 남쪽으로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을 강제 수용했던 '만자나'(Manzanar) 사적지가 있다.
먼저 송어 양식장(Mt. Whitney Fish Hatchery)으로 가기로 하고 타운에 북쪽으로 향하니 2마일도 지나지 않아서 팻말이 나온다.
1917년에 지어진 고색 창연한 벽돌건물 앞 연못에는 다 자란 송어들이 무리지어 다닌다. 이곳에서 채란 수정되어 자란 송어들이 캘리포니아의 호수와 계곡 등지에 방류된다.
그러나 2년 전의 화재와 홍수로 문을 문을 닫았다가 지난 5월에야 일반 공개를 다시 시작했다. 자원봉사를 하는 할아버지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견학을 마친 뒤 타운에서 시원한 음료수로 갈증을 달랬다.
이번에는 캠프장을 지나 9200 피트 높이의 어니언 밸리 도로의 종점까지 가 보기로 했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도로의 끝에 드디어 주차장이 나타난다. 가파른 첨봉사이로 이어지는 고갯길은 킹스 캐년 국립공원으로 이어진다.
해가 봉우리를 넘어가자 선득한 기운이 목덜미를 스친다. LA의 무더위가 언제적 일인가 싶다.
■TIP
▷캠프장: 계곡을 따라서 위에서 부터 '어니언 밸리' '그레이스 메도우' '인디펜던스 크릭'캠프장이 있다. 각각 29개 52개 25개의 사이트가 있는데 어니언 밸리와 그레이스 메도우가 좋다. 하루 16달러.
▷예약: www.recreation.gov
▷가는 길: LA에서 5번에서 14번 북쪽으로 갈아타고 가면 395번으로 바뀐다.
거리는 인디펜던스까지 230마일 정도 이 마을의 마켓 스트리트(Market St.)에서 좌회전하여 6마일 정도 가면 그레이스 메도우 캠프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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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Onion)의 속살처럼 맑고 풍요로운 양파계곡을 소개한다.
서쪽의 킹스ㆍ세코이아 국립공원과 동쪽의 데쓰 밸리를 가르며 캘리포니아 등줄기를 이루는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는 그 길이가 400마일에 이르는 거대한 산맥이다. 스페인어로‘백설의 연봉’이란 뜻을 가진 것처럼 이 산맥에는 미 본토의 최고봉 마운트 휘트니(Mt. Whitney)를 포함해서 1만 4천 피트급의 봉우리만 13개에 이른다.
대체로 경사가 완만한 서쪽 산자락에 요세미티와 킹스ㆍ세코이아 등의 국립공원과 알려진 관광지가 많다. 반면 경사가 급한 동쪽은 데쓰 밸리를 위시한 사막지대다.
그러다 보니, 이쪽의 주 도로인 395번 도로는 일부 산악인이나 겨울철 스키어들만 찾는 곳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가을철 단풍과 함께 계곡의 송어낚시는 이곳의 숨겨진 속살이나 다름없다.
상대적으로 찾는 이가 적다 보니 계곡을 끼고 있는 캠프장도 한가한 편이어서 한여름의 무더위를 피하기에 이곳 만한 데가 있을까.
형님처럼 지내는 버뱅크 목사님 가족과 우리 가족이 찾은 곳은 그레이스 메도우 캠프장(Grays Meadow Campground) 한국의 조그만 읍내 크기의 인디펜던스에서 산쪽으로 6마일의 거리에 자리잡고 있어 접근성이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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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따라 자라는 낙엽수들은 아침 햇살을 가려주고 캠프장과 바짝 붙어 있는 계곡에는 월척 송어가 거뭇거뭇 물살을 유유히 가른다. 사실 사막 한가운데를 가르며 달리는 395번 도로에서는 도무지 이런 도원경을 상상하기 어렵다.
드문드문 산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초록의 나무들만 그곳에 물길이 있음을 증명할 뿐이다. 가서 보기 전에는 믿기 어려울 풍경이 펼쳐진다.
몇몇 사이트를 빼고는 대부분 계곡과 바짝 닿아 있다. 나무 그늘에다 텐트를 치느라 분주 한대 낚싯대를 든 이웃들이 송어꿰미를 들고 지나간다. 월척 크기의 레인보우 송어들이 햇살을 받아 무지개 빛으로 반짝인다.
눈이 휘둥그레진 아이들이 마무리도 하기 전에 낚싯대를 빼들고 성화다. 역광을 받아 반짝이는 은빛 물살 위로 플라이를 날려야 제격이지만 머리 위로 나뭇가지가 많으니 흘림낚시가 제격이다. 미끼는 파워베이트나 연어알이 좋다고 레돈도 비치에서 왔다는 백발의 이웃 아저씨가 친절하게 일러 준다.
아이들에게 낚싯대를 들려 계곡으로 내몰고 의자에 앉으니 비로소 시에라 네바다의 장쾌한 파노라마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도가 6200피트이다 보니 기온도 선선하다. 선경이 따로 없다. 차가운 계곡에는 수박과 음료수 과일을 담갔다.
한국의 계곡에서도 이랬었지.
캠프 파이어에 쓸 장작을 사서 오니 펄떡이는 송어를 낚싯대에 매단 딸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내게로 달려 온다. 온 가족이 흥분해서 난리다.
준비해간 통닭 튀김으로 저녁을 드는 사이 일몰의 잔광에 산정이 붉게 물들어 간다.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쉬려는데 아이들이 이제는 캠프 파이어는 언제 하느냐고 성화다. 밤이 이슥하도록 모닥불은 타 오르고 산 넘어간 달을 대신하듯 밤하늘엔 별이 초롱초롱하다.
이튿날은 새벽부터 잠이 깬 아이들이 계곡으로 낚시를 가고 어른들은 느긋하게 아침잠을 즐겼다. 느지막히 아침식사를 끝낸 일행은 이 일대 탐방에 나섰다.
타운에서 북쪽으로는 주립 송어 양식장이 있고 남쪽으로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을 강제 수용했던 '만자나'(Manzanar) 사적지가 있다.
먼저 송어 양식장(Mt. Whitney Fish Hatchery)으로 가기로 하고 타운에 북쪽으로 향하니 2마일도 지나지 않아서 팻말이 나온다.
1917년에 지어진 고색 창연한 벽돌건물 앞 연못에는 다 자란 송어들이 무리지어 다닌다. 이곳에서 채란 수정되어 자란 송어들이 캘리포니아의 호수와 계곡 등지에 방류된다.
그러나 2년 전의 화재와 홍수로 문을 문을 닫았다가 지난 5월에야 일반 공개를 다시 시작했다. 자원봉사를 하는 할아버지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견학을 마친 뒤 타운에서 시원한 음료수로 갈증을 달랬다.
이번에는 캠프장을 지나 9200 피트 높이의 어니언 밸리 도로의 종점까지 가 보기로 했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도로의 끝에 드디어 주차장이 나타난다. 가파른 첨봉사이로 이어지는 고갯길은 킹스 캐년 국립공원으로 이어진다.
해가 봉우리를 넘어가자 선득한 기운이 목덜미를 스친다. LA의 무더위가 언제적 일인가 싶다.
■TIP
▷캠프장: 계곡을 따라서 위에서 부터 '어니언 밸리' '그레이스 메도우' '인디펜던스 크릭'캠프장이 있다. 각각 29개 52개 25개의 사이트가 있는데 어니언 밸리와 그레이스 메도우가 좋다. 하루 16달러.
▷예약: www.recreation.gov
▷가는 길: LA에서 5번에서 14번 북쪽으로 갈아타고 가면 395번으로 바뀐다.
거리는 인디펜던스까지 230마일 정도 이 마을의 마켓 스트리트(Market St.)에서 좌회전하여 6마일 정도 가면 그레이스 메도우 캠프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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