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으로 아낌없이 뛰어들다-캐나다 토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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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3,318회 작성일 11-05-2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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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대자연의 혜택을 받은 나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캐나다 현지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관광지를 소개한다. 바로 캐나다의 토피노다. 토피노는 밴쿠버 섬(Vancouver Island)에 있는 롱비치(Long Beach) 등을 포함한 해안가 일대를 말한다. 그곳은 서핑의 천국이며 야생 곰과 고래를 만날 수 있다. 그대가 꿈꾸던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다.
‘리얼 자연’이 펼쳐지는 곳
캐나다 밴쿠버라고 하면 “거긴 가봤다”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알다시피 한국인 유학생들이 가장 많은 도시다. 하지만 밴쿠버는 넓다. 밴쿠버 시티만 보고 다 안다고 할 수 없는 곳이 밴쿠버다. 밴쿠버 시티에서 바다를 건너면 밴쿠버 아일랜드. 밴쿠버 아일랜드는 남한의 절반 크기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대표 도시 빅토리아까지는 여행 상품에 끼어 있지만 태평양 연안의 토피노까지 들어가는 사람은 드물다.
밴쿠버 아일랜드에서도 가장 멀리 떨어진 토피노는 캐나다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곳 중 하나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끝자락에 붙어 있다. 무엇보다 자연이 제대로 보존된 도시다. 토피노시 전체가 국립공원 지역에 속해 있다. 에코 투어의 명소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밴쿠버 시티에서 배를 타고 밴쿠버 아일랜드로 간 뒤 다시 차를 타고 4시간이나 달려야 토피노에 도착한다. 토피노로 가는 길은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다. 고속도로처럼 넓지 않을 뿐 아니라 중간에 휴게소도 거의 없다. 지붕 위에 염소가 사는 쿰스의 ‘올드 컨트리 마켓’을 휴게소로 보면 된다. 여기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출발한다. 쿰스를 빠져나와 달리다 보면 훼손되지 않은 ‘리얼 밴쿠버’가 서서히 나타난다. 길 양쪽은 울창한 숲이다. 잘생긴 삼나무들이 촘촘하게 자라서 햇살이 숲 바닥까지 닿지 않는 이 숲에는 곰이 산다고 한다.
토피노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인구는 7천 명에 불과했다. 중심가에는 식당 몇 개와 가게, 갤러리가 전부.
“마을은 작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들이 많이 와요. 스칼렛 요한슨이 지난해에 여기에서 결혼했어요. 존 트라볼타도 별장이 있어 가끔 오거든요. 마을은 조그만데 뜻밖에 유명한 사람들을 길거리에서 가끔 보기도 해요.”
마을 사람들은 토피노가 유명 인사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자부심도 대단하다.
폭풍우가 치는 바다, 그리고 야생 곰
토피노 투어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아름다운 파도 해변, 다른 하나는 에코 투어다. 토피노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해변은 롱비치다. 롱비치는 겨울이면 해무가 많다. 물은 따뜻하고 바람은 차갑기 때문에 수증기가 많이 발생한다. 파도는 거칠다. 이 거칠고 매서운 파도가 서핑광들을 미치게 한다.
롱비치에 가면 고무 옷을 입고 서핑을 즐기는 보더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오는 파도에 잡아먹히지 않고 파도 위에서 묘기를 부리는 서퍼들의 용기가 대단하다. 파도는 놀라울 정도로 크다. ‘집채만한 파도’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귀를 막고 있어도 큼지막한 파도 소리가 모래밭을 흔든다. 파도에 부서진 원목들은 해안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토피노의 매력은 잔잔한 바다가 아니라 이렇게 폭풍우 치는 바다다. 폭풍우가 관광 상품이다. 위커니니시 인이란 호텔이 폭풍우를 보기에 좋은 포인트로 유명한데 바닷가 암벽 위에 서 있다. 겨울이면 폭풍우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려 방 잡기가 힘들 정도다.
벽난로에서 불꽃이 탁탁 타오르는 식당은 아늑하다. 그런데 유리창 너머 바다에선 폭풍우가 친다. 리조트 밖 처마에 달아놓은 마이크를 통해 파도 소리가 식당 안에서도 들린다. 비 오는 날 처마에 물 떨어지는 것을 보며 전을 부쳐 먹는 재미 같은 것을 여기서 느낄 수 있다. 호텔 스파도 유명하다. 오두막 같은 별장식 방갈로에서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근 채 폭풍우를 보는 것이다. 밖은 춥고, 안은 따뜻하고, 밖은 거칠고, 안은 아늑하고…. 그게 이 호텔의 매력이다. 이 스파는 여행 전문지 「트래블 & 레저」가 세계 최고로 뽑은 곳이다.
에코 투어는 주로 배를 타고 나가서 고래나 곰을 관찰하는 형식이다. 가장 유명한 것이 흑곰 투어다. 흑곰은 영어로는 ‘Black Bear’다. 우리 반달곰과 비슷하다. 반달곰의 학명은 ‘Manchrian Black Bear’이니 같은 종이다. 그런데 왜 배 타고 나가서 곰을 볼까?
“흑곰은 썰물 때 바다에 나와 조개나 홍합, 게 등을 주워 먹습니다. 숲에 숨어 있다가 해안으로 나오기 때문에 바다에서 관찰하기가 쉬워요.”
에코 투어 전문 제이미스 여행사의 사장 데이브 크리스텐슨은 “바닷가에서 생생하게 야생 곰을 볼 수 있다. 작년엔 딱 하루 빼고는 모두 곰을 관찰했다”고 말한다. 캐나다에 사는 곰은 대개 3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그리즐리 베어(회색곰), 북극곰, 흑곰이다. 이 중 흑곰이 가장 작다. 흑곰은 육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유람선은 승선 인원이 20여 명 정도로 크지 않다. 선장들은 곰이 어디서 나오는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연안 사이의 섬을 한 바퀴 돌더니 10분 만에 곰을 찾아냈다. 배는 20~30m까지 접근했다. 곰의 모습을 또렷이 볼 수 있었다. 흑곰은 몸이 검었고, 코는 잿빛을 띠고 있다. 가슴에 반달 문양은 없었다. 곰은 보트 관광에 익숙한지 고개만 처박고 먹이를 찾느라 정신이 없다. 관광객이 접근하는 것은 알고 있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그런데 곰이 왜 해산물을 먹을까? 모든 생물은 환경에 맞춰 진화한다. 토피노의 흑곰은 겨울잠도 자지 않는다.
“며칠 잠자는 게 전부죠. 그래서 겨울철에도 곰을 관찰할 수 있어요.”
토피노는 북위 49도에 위치한다. 서울보다 위도는 무려 10도 가까이 높은데도 기온은 서울보다 높다. 겨울 평균기온은 5도, 눈 오는 날은 5~6일밖에 안 된다. 춥지 않고 먹을 것도 풍부하기 때문에 곰이 굳이 동면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흑곰은 섬에 사는데 개체 수는 200마리 정도다.
생명의 바다, 숨 쉬는 고래
토피노는 왜 따뜻할까? 멕시코 난류 때문이다. 멕시코 난류는 해양 동물의 이동통로다. 고래가 이 물길을 따라 카리브 해에서 캐나다까지 올라온다고 한다. 봄이 되면 4월부터 고래관광도 할 수 있다. 11월까지 가능하다.
고래 투어는 조금 더 깊은 바다에서 한다. 연안은 리아스식으로 구불구불하다. 수만 년 전엔 빙하였던 곳이다. 3월에 멕시코만 일대에서 새끼를 낳은 고래는 서서히 알래스카로 이동한다. 4월부터 이 일대에서 볼 수 있는 고래는 쇠고래(Grey Whale)와 범고래(Killer Whale), 혹등고래(Humpback Whale)다.
토피노의 바다는 열대의 맑은 산호바다와는 많이 다르다. 물빛은 까맸고, 섬들은 높지 않다. 섬마다 키 큰 나무가 빼곡하다. 해수욕을 위해 뛰어들고 싶은 그런 바다가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경외심이 느껴지는 생명의 바다다.
노련한 선장들은 파도 표면만 봐도 고래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기자를 태운 선장은 파도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4마리의 고래가 수면 아래 있다고 한다. 고래가 있는 바다는 고래의 거대한 몸으로 파도를 눌러 수면은 오히려 잔잔한 것처럼 보인다. 고래는 2~3분에 한 번씩 분수처럼 물을 뿜어 올리며 등을 드러냈다.
“무게가 20톤, 길이가 35피트(약 10.5m) 정도 되는 쇠고래예요. 우리가 타고 있는 배가 4톤이니까 고래가 어마어마하게 큰 거죠. 옛날 원주민들은 작살을 하나 들고 바다에 뛰어들어 고래를 잡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잡은 고래를 캘리포니아까지 끌고 가 팔았대요. 대단하죠?”
현재 쇠고래는 전 세계적으로 약 2만6천 마리가 있다. 먼 옛날 인디언들에게는 겨울 식량이자 친구였다. 하지만 인디언들의 포경문화는 이제 사라졌다. 현재 포경은 금지된 상태다.
대신 고래에 얽힌 전설만 전해져오고 있다. 포구 옆에는 작은 ‘죽은 자의 섬(Dead men’s Island)’이라고 불리는 작은 바위섬이 있다. 원주민 추장들이 묻힌 섬이다. 추장은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가거나 바다를 지키는 신처럼 여겨지고 있으니 한국의 대왕암과 비슷하다고 해도 될 듯하다. 18년 전부터 독수리가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토피노 외에도 인근에 볼거리가 많다. 빅토리아는 밴쿠버보다 일찍 개발된 도시다. 당시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건물들이 항구 주변에 많다.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의 애프터눈티도 유명하다. 빅토리아 시내에서 20km 떨어진 부차트 가든은 아름다운 정원이다. 1900년대 초 부차트 부부가 채석장이던 곳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었다.
여행 길잡이
밴쿠버 섬에 가려면 호슈베이에서 페리(www.bcferries.bc.ca)를 타고 나나이모 항구로 가는 게 가장 빠르다. 1시간 35분 걸린다. 페리터미널을 나오면 곧바로 버스정류장이 있다. 밴쿠버 시티 퍼시픽센트럴역에서 곧바로 버스(www.greyhound.ca)를 타고 나나이모로 가는 방법도 있다. 버스가 페리 안으로 들어간다. 밴쿠버 섬 나나이모 항구에서 토피노까지 가려면 버스(www.tofinobus.com)나 렌터카를 이용한다. 토피노 섬의 고래관광과 곰관광(www.jamies.com)은 각 75달러. 고래관광은 4월부터 시작한다. 곰관광은 연중 가능하다. 곰관광은 썰물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일 달라진다. 문의는 빅토리아 관광청(www.tourismvictoria.com), 브리티시 콜롬비아 관광청(www.hellobc.com).
‘리얼 자연’이 펼쳐지는 곳
캐나다 밴쿠버라고 하면 “거긴 가봤다”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알다시피 한국인 유학생들이 가장 많은 도시다. 하지만 밴쿠버는 넓다. 밴쿠버 시티만 보고 다 안다고 할 수 없는 곳이 밴쿠버다. 밴쿠버 시티에서 바다를 건너면 밴쿠버 아일랜드. 밴쿠버 아일랜드는 남한의 절반 크기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대표 도시 빅토리아까지는 여행 상품에 끼어 있지만 태평양 연안의 토피노까지 들어가는 사람은 드물다.
밴쿠버 아일랜드에서도 가장 멀리 떨어진 토피노는 캐나다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곳 중 하나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끝자락에 붙어 있다. 무엇보다 자연이 제대로 보존된 도시다. 토피노시 전체가 국립공원 지역에 속해 있다. 에코 투어의 명소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밴쿠버 시티에서 배를 타고 밴쿠버 아일랜드로 간 뒤 다시 차를 타고 4시간이나 달려야 토피노에 도착한다. 토피노로 가는 길은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다. 고속도로처럼 넓지 않을 뿐 아니라 중간에 휴게소도 거의 없다. 지붕 위에 염소가 사는 쿰스의 ‘올드 컨트리 마켓’을 휴게소로 보면 된다. 여기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출발한다. 쿰스를 빠져나와 달리다 보면 훼손되지 않은 ‘리얼 밴쿠버’가 서서히 나타난다. 길 양쪽은 울창한 숲이다. 잘생긴 삼나무들이 촘촘하게 자라서 햇살이 숲 바닥까지 닿지 않는 이 숲에는 곰이 산다고 한다.
토피노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인구는 7천 명에 불과했다. 중심가에는 식당 몇 개와 가게, 갤러리가 전부.
“마을은 작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들이 많이 와요. 스칼렛 요한슨이 지난해에 여기에서 결혼했어요. 존 트라볼타도 별장이 있어 가끔 오거든요. 마을은 조그만데 뜻밖에 유명한 사람들을 길거리에서 가끔 보기도 해요.”
마을 사람들은 토피노가 유명 인사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자부심도 대단하다.
폭풍우가 치는 바다, 그리고 야생 곰
토피노 투어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아름다운 파도 해변, 다른 하나는 에코 투어다. 토피노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해변은 롱비치다. 롱비치는 겨울이면 해무가 많다. 물은 따뜻하고 바람은 차갑기 때문에 수증기가 많이 발생한다. 파도는 거칠다. 이 거칠고 매서운 파도가 서핑광들을 미치게 한다.
롱비치에 가면 고무 옷을 입고 서핑을 즐기는 보더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오는 파도에 잡아먹히지 않고 파도 위에서 묘기를 부리는 서퍼들의 용기가 대단하다. 파도는 놀라울 정도로 크다. ‘집채만한 파도’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귀를 막고 있어도 큼지막한 파도 소리가 모래밭을 흔든다. 파도에 부서진 원목들은 해안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토피노의 매력은 잔잔한 바다가 아니라 이렇게 폭풍우 치는 바다다. 폭풍우가 관광 상품이다. 위커니니시 인이란 호텔이 폭풍우를 보기에 좋은 포인트로 유명한데 바닷가 암벽 위에 서 있다. 겨울이면 폭풍우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려 방 잡기가 힘들 정도다.
벽난로에서 불꽃이 탁탁 타오르는 식당은 아늑하다. 그런데 유리창 너머 바다에선 폭풍우가 친다. 리조트 밖 처마에 달아놓은 마이크를 통해 파도 소리가 식당 안에서도 들린다. 비 오는 날 처마에 물 떨어지는 것을 보며 전을 부쳐 먹는 재미 같은 것을 여기서 느낄 수 있다. 호텔 스파도 유명하다. 오두막 같은 별장식 방갈로에서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근 채 폭풍우를 보는 것이다. 밖은 춥고, 안은 따뜻하고, 밖은 거칠고, 안은 아늑하고…. 그게 이 호텔의 매력이다. 이 스파는 여행 전문지 「트래블 & 레저」가 세계 최고로 뽑은 곳이다.
에코 투어는 주로 배를 타고 나가서 고래나 곰을 관찰하는 형식이다. 가장 유명한 것이 흑곰 투어다. 흑곰은 영어로는 ‘Black Bear’다. 우리 반달곰과 비슷하다. 반달곰의 학명은 ‘Manchrian Black Bear’이니 같은 종이다. 그런데 왜 배 타고 나가서 곰을 볼까?
“흑곰은 썰물 때 바다에 나와 조개나 홍합, 게 등을 주워 먹습니다. 숲에 숨어 있다가 해안으로 나오기 때문에 바다에서 관찰하기가 쉬워요.”
에코 투어 전문 제이미스 여행사의 사장 데이브 크리스텐슨은 “바닷가에서 생생하게 야생 곰을 볼 수 있다. 작년엔 딱 하루 빼고는 모두 곰을 관찰했다”고 말한다. 캐나다에 사는 곰은 대개 3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그리즐리 베어(회색곰), 북극곰, 흑곰이다. 이 중 흑곰이 가장 작다. 흑곰은 육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유람선은 승선 인원이 20여 명 정도로 크지 않다. 선장들은 곰이 어디서 나오는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연안 사이의 섬을 한 바퀴 돌더니 10분 만에 곰을 찾아냈다. 배는 20~30m까지 접근했다. 곰의 모습을 또렷이 볼 수 있었다. 흑곰은 몸이 검었고, 코는 잿빛을 띠고 있다. 가슴에 반달 문양은 없었다. 곰은 보트 관광에 익숙한지 고개만 처박고 먹이를 찾느라 정신이 없다. 관광객이 접근하는 것은 알고 있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그런데 곰이 왜 해산물을 먹을까? 모든 생물은 환경에 맞춰 진화한다. 토피노의 흑곰은 겨울잠도 자지 않는다.
“며칠 잠자는 게 전부죠. 그래서 겨울철에도 곰을 관찰할 수 있어요.”
토피노는 북위 49도에 위치한다. 서울보다 위도는 무려 10도 가까이 높은데도 기온은 서울보다 높다. 겨울 평균기온은 5도, 눈 오는 날은 5~6일밖에 안 된다. 춥지 않고 먹을 것도 풍부하기 때문에 곰이 굳이 동면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흑곰은 섬에 사는데 개체 수는 200마리 정도다.
생명의 바다, 숨 쉬는 고래
토피노는 왜 따뜻할까? 멕시코 난류 때문이다. 멕시코 난류는 해양 동물의 이동통로다. 고래가 이 물길을 따라 카리브 해에서 캐나다까지 올라온다고 한다. 봄이 되면 4월부터 고래관광도 할 수 있다. 11월까지 가능하다.
고래 투어는 조금 더 깊은 바다에서 한다. 연안은 리아스식으로 구불구불하다. 수만 년 전엔 빙하였던 곳이다. 3월에 멕시코만 일대에서 새끼를 낳은 고래는 서서히 알래스카로 이동한다. 4월부터 이 일대에서 볼 수 있는 고래는 쇠고래(Grey Whale)와 범고래(Killer Whale), 혹등고래(Humpback Whale)다.
토피노의 바다는 열대의 맑은 산호바다와는 많이 다르다. 물빛은 까맸고, 섬들은 높지 않다. 섬마다 키 큰 나무가 빼곡하다. 해수욕을 위해 뛰어들고 싶은 그런 바다가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경외심이 느껴지는 생명의 바다다.
노련한 선장들은 파도 표면만 봐도 고래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기자를 태운 선장은 파도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4마리의 고래가 수면 아래 있다고 한다. 고래가 있는 바다는 고래의 거대한 몸으로 파도를 눌러 수면은 오히려 잔잔한 것처럼 보인다. 고래는 2~3분에 한 번씩 분수처럼 물을 뿜어 올리며 등을 드러냈다.
“무게가 20톤, 길이가 35피트(약 10.5m) 정도 되는 쇠고래예요. 우리가 타고 있는 배가 4톤이니까 고래가 어마어마하게 큰 거죠. 옛날 원주민들은 작살을 하나 들고 바다에 뛰어들어 고래를 잡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잡은 고래를 캘리포니아까지 끌고 가 팔았대요. 대단하죠?”
현재 쇠고래는 전 세계적으로 약 2만6천 마리가 있다. 먼 옛날 인디언들에게는 겨울 식량이자 친구였다. 하지만 인디언들의 포경문화는 이제 사라졌다. 현재 포경은 금지된 상태다.
대신 고래에 얽힌 전설만 전해져오고 있다. 포구 옆에는 작은 ‘죽은 자의 섬(Dead men’s Island)’이라고 불리는 작은 바위섬이 있다. 원주민 추장들이 묻힌 섬이다. 추장은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가거나 바다를 지키는 신처럼 여겨지고 있으니 한국의 대왕암과 비슷하다고 해도 될 듯하다. 18년 전부터 독수리가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토피노 외에도 인근에 볼거리가 많다. 빅토리아는 밴쿠버보다 일찍 개발된 도시다. 당시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건물들이 항구 주변에 많다.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의 애프터눈티도 유명하다. 빅토리아 시내에서 20km 떨어진 부차트 가든은 아름다운 정원이다. 1900년대 초 부차트 부부가 채석장이던 곳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었다.
여행 길잡이
밴쿠버 섬에 가려면 호슈베이에서 페리(www.bcferries.bc.ca)를 타고 나나이모 항구로 가는 게 가장 빠르다. 1시간 35분 걸린다. 페리터미널을 나오면 곧바로 버스정류장이 있다. 밴쿠버 시티 퍼시픽센트럴역에서 곧바로 버스(www.greyhound.ca)를 타고 나나이모로 가는 방법도 있다. 버스가 페리 안으로 들어간다. 밴쿠버 섬 나나이모 항구에서 토피노까지 가려면 버스(www.tofinobus.com)나 렌터카를 이용한다. 토피노 섬의 고래관광과 곰관광(www.jamies.com)은 각 75달러. 고래관광은 4월부터 시작한다. 곰관광은 연중 가능하다. 곰관광은 썰물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일 달라진다. 문의는 빅토리아 관광청(www.tourismvictoria.com), 브리티시 콜롬비아 관광청(www.hello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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