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컬렉션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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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ale 댓글 0건 조회 3,923회 작성일 11-05-1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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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로 설명할 수 없는 문명사는 없다
최근 우표를 컬렉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사건이 하나 있었다. 10월 8~15일 런던에서 열린 세계우표전시회의 주제별 수집 분야에서 한국인 김기훈 씨가 1등상인 대금메달Large Gold Medal을 받은 것이다. 세계우표전시회는 우표계의 올림픽이라 비유되며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13세에 처음 우표를 수집한 그는 이제 ‘겨우’ 27세지만 우표 전문 감정사로 명성이 높다. 군 복무를 마친 후 중국요리를 공부한 것이 계기가 돼 현재 베이징에서 활동하는데 그가 중국에서 여는 우표 세미나에는 당 각료와 우정국 인사, 통신업 관련 교수들이 모두 발걸음을 한다. “역사적으로 희귀하고 정치・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우표의 경우 수억, 수십억 원 을 호가하는데 ‘무슨 종이 쪽지 하나가 그렇게 비싸냐?’고 되묻는 이가 많다. 하지만 우표는 최고의 명품이다. 각 나라의 정부에서 발행하는 것이니만큼 당대의 문화와 역사가 함축되어 있고, 그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디자이너가 참여한다. 우표로 설명할 수 없는 문명사는 이 세상에 없다. 각 나라의 음식, 패션, 역사 등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김기훈 씨처럼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우표만을 전문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하는 행위를 우취郵趣라고 한다. 영어로는 philately라고 하는데 그리스어가 어원으로 ‘우편세를 납부한 증지를 사랑하다’라는 뜻이다. 우취의 세계는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의미가 있는 우표를 알아보고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문명사에 대한 지식과 외국어는 기본이고 우표 체계, 배송 방법까지 자세히 알아야 한다. 우표만 구입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우표의 제작 연도, 시대상 등에 대한 꼼꼼한 기록, 즉 ‘연구 자료’가 함께 있어야 가치를 인정받는다.
김기훈 씨는 “세계우표전시회 같은 큰 대회에서는 우표의 희귀성은 물론 연구 내용에도 점수를 매긴다. 우표에 담긴 이야기를 얼마나 전문적으로 깊이 있게 정리했느냐를 눈여겨 본다. 이번에 금메달을 받은 작품의 주제는 ‘음식의 역사’였다. 희귀 우표와 엽서 64장을 통해 인류의 음식문화사를 정리했다.” 그중에는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우표도 여럿 있다. “1870년 프랑스에서 발행한 ‘농업의 여신’이란 우표가 있다. 총 100장을 찍었는데 그중 한 장만 여신의 머리가 거꾸로 돌아가 있다. 제작 과정에서 인쇄공의 실수로 한 장을 거꾸로 세운 거다. 이런 작품은 희귀성 덕분에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오른다. 몇 년 전 이 우표를 구매했는데 벌써 5~6배가 올랐다.
18세기 유럽 최대의 왕조인 합스부르크가의 상속녀 마리아 테레지아가 커피 회사를 국영기업으로 몰수한다는 내용을 적은 친필 포고문(궁정 편지)도 세계에 한 장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수세기 전에는 ‘우표가 살인을 부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표에 대한 귀족들의 집착이 강했다. 지금은 예전처럼 우표를 모으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시간과 공을 들여 우표를 수집하는 마니아들의 수는 오히려 늘었다”라고 말한다. 우표로 인류의 음식 문화사를 정리한 그는 ‘Vogue & Icon’을 다음 컬렉션의 주제로 삼았다. 과거 유럽과 중국 왕실에서 거래된 패션까지 포함해 대유행과 우상이 된 패션의 키워드를 정리할 예정이다.
“왜 우표 수집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돈을 버는 것이 우표 수집의 목적은 아니다. 이를테면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부호 같은 삶을 살고 싶은 욕심은 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내 수집품을 나누고 감상하면 그건 개인의 사치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으니까!”
아트 우표, 코르크 우표, 명품 브랜드 우표…
고古 우표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당대의 정치나 경제 상황과 맞물려 생각할수밖에 없지만 세상의 모든 우표가 무겁고 진지한 ‘암호’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세상 모든 우표가 그렇듯 난해하다면 고고학처럼 우표를 연구하는 사람만 있을 뿐, 즐겁게 모으고 감상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화사해지는 우표도 세상에는 많다. 프랑스에서 발행한 ‘아트 우표’를 보자. 우표 수집가인 하이디에스의 이상현 대표가 한장 한 장 정성스럽게 꺼내 보여주는 우표는 그야말로 명작의 대향연이었다. 샤갈, 고흐, 마네, 클림트, 달리, 칸딘스키, 르누아르, 고갱, 모딜리아니, 피카소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대표작이 프린트된 우표…. 세상 최고의 부호라도 이 작품들을 모두 가질 수는 없을 테니, 그 많은 작품을 한 앨범에 소장하고 있는 이는 그 우표를 볼 때마다 얼마나 행복할까?
최근 우표를 컬렉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사건이 하나 있었다. 10월 8~15일 런던에서 열린 세계우표전시회의 주제별 수집 분야에서 한국인 김기훈 씨가 1등상인 대금메달Large Gold Medal을 받은 것이다. 세계우표전시회는 우표계의 올림픽이라 비유되며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13세에 처음 우표를 수집한 그는 이제 ‘겨우’ 27세지만 우표 전문 감정사로 명성이 높다. 군 복무를 마친 후 중국요리를 공부한 것이 계기가 돼 현재 베이징에서 활동하는데 그가 중국에서 여는 우표 세미나에는 당 각료와 우정국 인사, 통신업 관련 교수들이 모두 발걸음을 한다. “역사적으로 희귀하고 정치・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우표의 경우 수억, 수십억 원 을 호가하는데 ‘무슨 종이 쪽지 하나가 그렇게 비싸냐?’고 되묻는 이가 많다. 하지만 우표는 최고의 명품이다. 각 나라의 정부에서 발행하는 것이니만큼 당대의 문화와 역사가 함축되어 있고, 그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디자이너가 참여한다. 우표로 설명할 수 없는 문명사는 이 세상에 없다. 각 나라의 음식, 패션, 역사 등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김기훈 씨처럼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우표만을 전문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하는 행위를 우취郵趣라고 한다. 영어로는 philately라고 하는데 그리스어가 어원으로 ‘우편세를 납부한 증지를 사랑하다’라는 뜻이다. 우취의 세계는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의미가 있는 우표를 알아보고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문명사에 대한 지식과 외국어는 기본이고 우표 체계, 배송 방법까지 자세히 알아야 한다. 우표만 구입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우표의 제작 연도, 시대상 등에 대한 꼼꼼한 기록, 즉 ‘연구 자료’가 함께 있어야 가치를 인정받는다.
김기훈 씨는 “세계우표전시회 같은 큰 대회에서는 우표의 희귀성은 물론 연구 내용에도 점수를 매긴다. 우표에 담긴 이야기를 얼마나 전문적으로 깊이 있게 정리했느냐를 눈여겨 본다. 이번에 금메달을 받은 작품의 주제는 ‘음식의 역사’였다. 희귀 우표와 엽서 64장을 통해 인류의 음식문화사를 정리했다.” 그중에는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우표도 여럿 있다. “1870년 프랑스에서 발행한 ‘농업의 여신’이란 우표가 있다. 총 100장을 찍었는데 그중 한 장만 여신의 머리가 거꾸로 돌아가 있다. 제작 과정에서 인쇄공의 실수로 한 장을 거꾸로 세운 거다. 이런 작품은 희귀성 덕분에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오른다. 몇 년 전 이 우표를 구매했는데 벌써 5~6배가 올랐다.
18세기 유럽 최대의 왕조인 합스부르크가의 상속녀 마리아 테레지아가 커피 회사를 국영기업으로 몰수한다는 내용을 적은 친필 포고문(궁정 편지)도 세계에 한 장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수세기 전에는 ‘우표가 살인을 부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표에 대한 귀족들의 집착이 강했다. 지금은 예전처럼 우표를 모으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시간과 공을 들여 우표를 수집하는 마니아들의 수는 오히려 늘었다”라고 말한다. 우표로 인류의 음식 문화사를 정리한 그는 ‘Vogue & Icon’을 다음 컬렉션의 주제로 삼았다. 과거 유럽과 중국 왕실에서 거래된 패션까지 포함해 대유행과 우상이 된 패션의 키워드를 정리할 예정이다.
“왜 우표 수집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돈을 버는 것이 우표 수집의 목적은 아니다. 이를테면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부호 같은 삶을 살고 싶은 욕심은 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내 수집품을 나누고 감상하면 그건 개인의 사치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으니까!”
아트 우표, 코르크 우표, 명품 브랜드 우표…
고古 우표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당대의 정치나 경제 상황과 맞물려 생각할수밖에 없지만 세상의 모든 우표가 무겁고 진지한 ‘암호’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세상 모든 우표가 그렇듯 난해하다면 고고학처럼 우표를 연구하는 사람만 있을 뿐, 즐겁게 모으고 감상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화사해지는 우표도 세상에는 많다. 프랑스에서 발행한 ‘아트 우표’를 보자. 우표 수집가인 하이디에스의 이상현 대표가 한장 한 장 정성스럽게 꺼내 보여주는 우표는 그야말로 명작의 대향연이었다. 샤갈, 고흐, 마네, 클림트, 달리, 칸딘스키, 르누아르, 고갱, 모딜리아니, 피카소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대표작이 프린트된 우표…. 세상 최고의 부호라도 이 작품들을 모두 가질 수는 없을 테니, 그 많은 작품을 한 앨범에 소장하고 있는 이는 그 우표를 볼 때마다 얼마나 행복할까?
이상현 대표는 “사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트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이 작은 우표들의 집합이 하나의 우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깊고 깨끗한 우물처럼 기분을 좋게 하고, 아무리 보고 또 봐도 닳지 않으며, 늘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은 아니지만 인쇄가 훌륭해 푹 빠져 감상할 수 있다. 우표라는 특수한 형태로 재가공된것이라 독특한 느낌도 있다”라고 말한다.
굳이 많은 돈과 수고를 들이지 않더라도 재미있게 우표를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역사나 정치 대신 ‘사랑’을 주제로 수집을 할 수도 있다. 북유럽의 ‘사랑 우표’는 심플하고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이 돋보인다.미국 우표의 경우 ‘미녀와 야수’, ‘신데렐라’, ‘미키 마우스’ 등의 만화 캐릭터가 자주 나와 자녀도 좋아할 만하다. 문학과 음악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 아일랜드에서 발행한 우표는 어딘가 모르게 시적이고, 일본의 우표는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다. 가장 예술적인 우표를 만드는 나라는 단 연코 프랑스다. 이브 생 로랑, 코코 샤넬 등이 디자인한 우표는 두고두고 보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우표 수집 초보자를 위한 조언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에서도 정부가 발행하는 우표 디자인에 참여한다. 지방시, 샤넬, 루이 비통, 스와로브스키 등이 대표적으로 패션 명가에서 디자인한 우표답게 세련미가 두드러진다. ‘스와로브스키 우표’는 브랜드의 상징인 백조의 날개에 작은 크리스털이 총총 박혀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최근에는 독특한 소재의 우표도 많이 나온다.
포르투갈의 경우 코르크를 사용하기도 하고, 스위스는 나무를 이용하기도 한다. 빛의 각도에 따라 그림이 다르게 보이는 입체 우표를 발행하는 나라도 있다. 특수 렌즈를 껴야 그림이 보이는 우표도 있고, 밤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형광 우표도 있다. 나라별로 우표를 모으다 보면 우표를 남발하는 국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중남미나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가 대표적이고 북한도 여기에 속한다. 문제는 너무 크거나 디자인이 형편없어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 우표 모양이 가장 독특한 곳은 영국이다. 세계에서 우표를 가장 먼저 발행한 나라답게 우표에 국가명을 포함한 어떤 문구도 표기하지 않는다. 왕관을 쓴 여왕의 두상만 들어가면 그것만으로 우표로서의 효력을 발휘하고 세계 체신부에서도 이를 인정한다.
우표 수집 입문자라면 먼저 우정사업본부의 홈페이지(www.koreapost.go.kr)를 방문해보면 좋다. 우표의 발행 과정과 역사는 물론 그 해의 우표 발행 계획까지 볼 수 있다. 우표 통신 판매 서비스에 가입하면 집에서 새로 발행한 우표를 받아볼 수도 있다. 전자우편의 이용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요즘 시대에 우표가 얼마나 발행될까 싶지만 아직도 많은 기념 우표를 발행한다. 최근에는 G20 정상회의 기념 우표 2종을 발행했고, 김연아를 비롯해 밴쿠버 동계 올림픽의 영웅이 ‘모델’로 등장한 우표도 나와 있다. 황우석 박사가 배아 줄기세포를 발견했을 때도 기념 우표가 발행됐는데 거짓으로 판명나면서 곧 회수 작업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미처 회수되지 못하고 유출된 우표는 희소성 덕분에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1983년 설립된 한국우취연합의 엄원용 부회장은 “1970년대에는 우표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먼 옛날 이야기가 됐지만 우리나라에만 아직도 약 13만 명의 우표 컬렉터가 있는 것으로 안다. 예전에 비해 우표 발행량이 줄긴 했지만 10년 전과 비교해 70% 선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중앙우체국 지하 2층에 있는 우표문화누리관을 추천했다. 이곳에 가면 수년 전에 발행한 기념 우표를 원가로 살 수 있다고. 중앙우체국 앞에 있는 회현 지하상가도 보물 창고다. 이곳에는 10여 곳의 우표상이 밀집해 있는데 모두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들이라 희귀한 우표는 물론 우표 수집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굳이 많은 돈과 수고를 들이지 않더라도 재미있게 우표를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역사나 정치 대신 ‘사랑’을 주제로 수집을 할 수도 있다. 북유럽의 ‘사랑 우표’는 심플하고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이 돋보인다.미국 우표의 경우 ‘미녀와 야수’, ‘신데렐라’, ‘미키 마우스’ 등의 만화 캐릭터가 자주 나와 자녀도 좋아할 만하다. 문학과 음악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 아일랜드에서 발행한 우표는 어딘가 모르게 시적이고, 일본의 우표는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다. 가장 예술적인 우표를 만드는 나라는 단 연코 프랑스다. 이브 생 로랑, 코코 샤넬 등이 디자인한 우표는 두고두고 보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우표 수집 초보자를 위한 조언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에서도 정부가 발행하는 우표 디자인에 참여한다. 지방시, 샤넬, 루이 비통, 스와로브스키 등이 대표적으로 패션 명가에서 디자인한 우표답게 세련미가 두드러진다. ‘스와로브스키 우표’는 브랜드의 상징인 백조의 날개에 작은 크리스털이 총총 박혀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최근에는 독특한 소재의 우표도 많이 나온다.
포르투갈의 경우 코르크를 사용하기도 하고, 스위스는 나무를 이용하기도 한다. 빛의 각도에 따라 그림이 다르게 보이는 입체 우표를 발행하는 나라도 있다. 특수 렌즈를 껴야 그림이 보이는 우표도 있고, 밤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형광 우표도 있다. 나라별로 우표를 모으다 보면 우표를 남발하는 국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중남미나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가 대표적이고 북한도 여기에 속한다. 문제는 너무 크거나 디자인이 형편없어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 우표 모양이 가장 독특한 곳은 영국이다. 세계에서 우표를 가장 먼저 발행한 나라답게 우표에 국가명을 포함한 어떤 문구도 표기하지 않는다. 왕관을 쓴 여왕의 두상만 들어가면 그것만으로 우표로서의 효력을 발휘하고 세계 체신부에서도 이를 인정한다.
우표 수집 입문자라면 먼저 우정사업본부의 홈페이지(www.koreapost.go.kr)를 방문해보면 좋다. 우표의 발행 과정과 역사는 물론 그 해의 우표 발행 계획까지 볼 수 있다. 우표 통신 판매 서비스에 가입하면 집에서 새로 발행한 우표를 받아볼 수도 있다. 전자우편의 이용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요즘 시대에 우표가 얼마나 발행될까 싶지만 아직도 많은 기념 우표를 발행한다. 최근에는 G20 정상회의 기념 우표 2종을 발행했고, 김연아를 비롯해 밴쿠버 동계 올림픽의 영웅이 ‘모델’로 등장한 우표도 나와 있다. 황우석 박사가 배아 줄기세포를 발견했을 때도 기념 우표가 발행됐는데 거짓으로 판명나면서 곧 회수 작업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미처 회수되지 못하고 유출된 우표는 희소성 덕분에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1983년 설립된 한국우취연합의 엄원용 부회장은 “1970년대에는 우표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먼 옛날 이야기가 됐지만 우리나라에만 아직도 약 13만 명의 우표 컬렉터가 있는 것으로 안다. 예전에 비해 우표 발행량이 줄긴 했지만 10년 전과 비교해 70% 선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중앙우체국 지하 2층에 있는 우표문화누리관을 추천했다. 이곳에 가면 수년 전에 발행한 기념 우표를 원가로 살 수 있다고. 중앙우체국 앞에 있는 회현 지하상가도 보물 창고다. 이곳에는 10여 곳의 우표상이 밀집해 있는데 모두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들이라 희귀한 우표는 물론 우표 수집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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