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조리개, 노출 시간 그리고 촛점의 세가지 요소를 조절해서 사진을 찍는다. 촛점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원하는 피사체를 선명하게 맞추는 자동 기능을 그대로 따라가니, 사진을 찍을 때의 기본적인 변수는 조리개와 노출 시간, 즉 셔터 스피드 두가지이다.
아래 사진과 같은 디카의 모드(mode)는 기본적으로 조리개 및 셔터 스피드의 조합을 찍고자 하는 사진의 성격에 따라 조절한다.
자동 (Auto) 모드는 사용자가 선택한 장면의 정보에 따라 디카가 알아서 판단하여 촛점과 노출을 결정한다. 기본적으로 화면의 중심에 있는 피사체에 촛점을 맞추고, 화면 전체를 평균한 빛의 밝기로서 노출을 결정한다. 근래의 카메라는 화면에서 사람 얼굴이 있으면 그곳에 촛점을 맞추고, 웃을 때 셔텨가 작동하도록 되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computer에 찍은 사진들을 옮기면 사진을 분석해서 사람 얼굴 별로 사진을 분류한다고 한다. Computer graphic을 조금 이해하면 가능한 이야기들이다. 한편 그것은 전형적인 상황에서 일정한 일을 하는 것은 기계가 낫다는, computer가 서양 장기 챔피언을 이긴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그러나 다양한 측면에서의 창조성을 갖는 사진에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이다.
수동 (M) 모드는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드이다. 촛점은 별도의 선택 스위치에 의해 수동과 자동을 선택할 수 있다. 수동으로 할 지라도 적정 노출인지 아닌지는 카메라가 가르쳐준다. 디카는 찍은 사진을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노출과 셔터 스피드를 선택한 결과를 그 자리에서 보고 수치를 바꾸어 다시 찍어볼 수 있다.
조리개 우선 (A, Aperture-priority) 모드와 셔터 우선 (S, Shutter-priority) 모드는 수동 모드에서는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두가지 변수를 사용자가 선택하는 데 비해, 조리개나 셔터 스피드 둘 중의 하나의 수치를 선택하면 나머지는 카메라가 알아서 해주는 모드이다.
Program (P) 모드는 자동 모드와 비슷하지만 사용자의 선택 가능성을 어느 정도 주는 모드이다. 사용자가 알아서 카메라를 조작해야 하는 정도를 비교하면 M>S, A>P>Auto의 순서이다.
그런데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는 도대체 무엇일까? 몰라도 된다. 알면 좋은 것은 아래에 설명되는 효과들이다. 그리고 근래에 나오는 렌즈들은 카메라 본체를 통해서 제어를 하므로 사용자가 손으로 직접 작동시키는 것은 Zoom, 즉 렌즈의 촛점 거리를 변화시키는 것뿐이다. 아래의 렌즈는 촛점 거리를 18~55 mm로 연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zoom lens이다 사용자가 손으로 조절하는 것은 zoom ring 뿐이다. 조리개 수치는 수동 모드나 조리개 우선 모드에서 카메라 본체의 dial을 통해 변경시킬 수 있다.
아래의 렌즈에는 1.8부터 22까지의 조리개 수치가 표시되어 있고 수동 모드에서는 링을 돌려서 그 수치를 변경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조리개 우선 모드에서는 카메라 본체의 다이얼을 돌려서 변경시킬 수 있다. 맨 앞의 1, 1.5, 3, ∞로 표시된 링은 촛점 조절 링이다. 셔터 스피드는 카메라 본체에서 film (디카의 경우에는 CCD)에 렌즈로부터 들어온 빛을 평소에는 차단하고 촬영시에만 열리는 셔터가 열려있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가까운 피사체를 주로 찍을 경우에 조리개 우선 모드는 상당히 중요하다. 빛의 양은 주로 셔터 스피드로 조절하고, 조리개는 사진에서 방향성을 갖는 효과를 주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셔터 스피드는 수천분의 1초부터 수초까지 넓은 범위로 조절이 되나 조리개 수치의 선택 범위는 그리 넓지 않다. 조리개 수치 변경의 가장 큰 효과는 촛점의 깊이(field of depth)이다. 아래의 사진은 위의 렌즈에서 조리개 수치를 22로 준 것이다. 렌즈의 중심에 가까운 좁은 부분만을 열어주는 상태이다. 철구조물의 선단부터 화면에 보이는 전체가 촛점이 맞아있다. 조리개 수치를 크게 주는 것은 빛이 충분한 상황에서 가까운 곳부터 먼곳까지 촛점을 맞추기 위해 사용된다. 풍경 사진이 흔한 예이다.
아래의 사진은 조리개 수치를 1.8로 준 것이다. 렌즈의 조리개 수치를 가장 작게 한 것을, 즉 렌즈의 구경을 모두 이용하는 것을 개방 조리개라고 한다. 촛점이 구조물의 선단에만 맞고 나머지는 흐리게 보인다. 이와 같이 배경을 흐리는 것은 촛점이 맞은 피사체를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꽃사진이나 인물 사진에서 그 예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조리개 우선 (A) 모드는 이같은 촛점 깊이 효과를 촬영자가 원하는 대로 조절을 할 수 있게 하고, 노출은 셔터 스피드를 카메라가 변경시켜 적절하게 맞춘다.
셔터 우선 (S) 모드는 셔터 스피드를 사용자가 선택하고, 조리개 수치를 카메라가 알아서 선택된 셔텨 스피드에 맞추어 변경한다. 아래 사진은 고속의 셔터 스피드를 써서 분수에서 나오는 물줄기가 큰 물방울들로 변화되어 낙하하는 장면을 찍었다. 사람의 눈은 잔상 현상이 있어 이런 장면은 육안으로는 볼 수가 없다.
아래의 사진은 비교적 장시간 노출을 한 사진이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물줄기가 겹쳐 부드러운 느낌의 사진이 되었다.
모드 다이얼에서 나머지 모드들은 그림이 직관적으로 주는 느낌대로 따르면 된다. 꽃 그림은 꽃을 찍는 데, 모자를 쓴 여자의 그림은 초상화같은 사진을 찍는 데 적합한 식이다. 각각의 모드에 대해서는 사진반의 활동에서 예가 더 축적되면 추후 더 설명하기로 하자.
마지막으로 모드 다이얼에는 없지만 노출을 적정 노출보다 높게 하거나 낮게 하는 선택 버튼들이 대개의 DSLR에는 있다. 수동 모드에서는 촬영자가 적정 노출과 어느정도 달리 할지를 판단하고 조절한다. 위의 사진은 노출이 카메라가 측정한 적정 노출보다 적은 사진이고, 아래의 사진은 많은 사진이다. 적정 노출을 벗어나 약간의 변화를 줄 때 어느 정도가 좋은 가는 촬영자의 관점의 문제이다.
박찬민의 디카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