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의 미스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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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ale 댓글 0건 조회 977회 작성일 11-05-1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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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미스샷 때문에 존재한다.
미스샷이 없으면 골프도 없다. 실수가 없는 골프게임을 상상해 보자. 드라이버샷이나 아이언샷이 매번 기막히게 맞고 언제나 파온이 가능하며 퍼팅도 좋아 매홀 버디 아니면 파를 건진다면 골프할 맛이 나겠는가.
잘못된 샷이 없으니 연습장에 갈 일도 없고 속 썩을 후회나 절망도 없을 것이다. 다음번에 더 잘 치고 싶은 욕망도 없으니 필드행이 기다려지지도 않을 것이다.
골프는 쉽게 실증나는, 가장 재미없는 게임이 되고 말 것이다.
한 젊은 골프광이 만취상태에서 첫 홀 티그라운드에 섰다. 힘찬 스윙을 했으나 술취한 몸이 말을 안 들어 샷은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그는 "갓 댐"하고 혀를 찼다.
때마침 근처를 지나던 예쁜 아가씨가 그의 욕소리를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걸음을 멈췄다. 젊은이는 힐끗 그녀를 보고는 다시 어드레스하고 스윙을 했지만 역시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갓 댐, 또 미스야." 그녀는 조금 노한 얼굴이었으나 골퍼가 어찌하나 하고 말 없이 계속 지켜봤다. 하지만 세번째 스윙도 드라이버가 뒤땅을 쳐 볼은 근처에 떨어졌다.
그는 또 "갓 댐"을 연발했다.
그녀는 더 이상 못 참겠다는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한 번 더 야비한 말로 신을 모독하면 신이 노하여 당신에게 벌로써 벼락을 내릴 거예요."
이 말에 젊은이는 술에서 조금은 깬 듯 움찔하다가 볼을 집어 티 위에 놓고 샷을 날렸다. 그러나 또 실수, 볼은 티 위에 그대로 있었다. 화가 치밀어 오른 그는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순간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요란한 번개가 치고 근처에 벼락이 떨어졌다. 누군가 벼락에 맞은 듯 신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하늘에서 신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갓 댐, 나도 미스했어."
벼락에 맞아 까맣게 타버린 사람은 술취한 젊은이가 아니라 바로 그 아가씨였다.
미스샷은 인간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신도 실수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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