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鄕秀) - 정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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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inceton 댓글 0건 조회 1,219회 작성일 10-08-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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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열은 졸음에 겨운 늙은 아버지가
깊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 성근 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랴.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열은 졸음에 겨운 늙은 아버지가
깊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 성근 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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