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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와 미술관 그리고 옥션하우스, 그 경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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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gelica 댓글 0건 조회 1,934회 작성일 14-02-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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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아미(뉴욕대 Visual Culture 박사과정)

아트딜러들이 주로 판매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갤러리, 대중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미술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미술관, 그리고 전세계 곳곳에 베이스를 두고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 작품 및 유명 작품의 공개 경매를 실시하는 옥션하우스가 새로운 미술계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역할에서 벗어나 활기찬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현장을 최근 몇 전시를 통해서 알아 보았다.
현대미술이라고 하면 그 작품들의 크기가 거침없이 커지고, 영상, 인터랙션, 특정장소에 설치 등 멀티미디어적 요소를 지닌 경우가 많기에 단순히 갤러리의 흰 벽에 액자를 거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여주기가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그에 발맞추기 위해서 갤러리들 역시 전시공간을 개조하거나 증축하여 어떠한 크기와 형태의 작품도 최적의 공간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술관의 큐레이터나 비평가 혹은 학자들에게 전시기획을 맡기고 야심 차게 도록을 만들어 내는가 하면, 심지어는 전시할 작품들을 미술관에서 대여해 오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짧은 시간 내의 판매수익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소속 작가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을 제대로 된 이론적, 미술사적 기반에서 소개하여 장기적으로 작가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욕의 션캘리갤러리(Sean Kelley Gallery)에서 10월 27일 오픈한 안토니 곰리(Antony Gromley)의 <바디스케이프(Bodyscape)>전은 새로 단장한 2천 평방미터의 갤러리 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9톤에 달하는 철재 조각작품과 가느다란 철사로 만들어진 ‘공간 속 드로잉’ 설치작품을 드문드문 배치하고 있다. 거대한 설치 및 조각작품을 이용해 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꾀하는 작가의 성향을 좀 더 효과적으로 소개하기 위함이다.

▲ <바디스케이프(Bodyscape)>전(사진 : 션캘리갤러리 제공)(왼쪽) / ▲ 아타만, <달나라로의 여행(Journey to the Moon)>(사진 : Theatreworks 제공) (오른쪽)

이어 11월 1일에 오픈한 커트러스 아타만(Kutlug Ataman)의 <메소포타미안 극작법(Mesopotamian Dramaturgies)>전은 비디오 영상의 가변설치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스페론웨스트워터갤러리(Seperone Westwater Gallery)는 건축가 놀먼 포스터(Norman Foster)가 설계한 갤러리 건물의 건축적 요소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2009년 作 <달나라로의 여행(Journey to the Moon)>은 터키의 작은 마을 주민들이 달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내용의 허구적(Faux) 다큐멘터리이기에 관객이 마치 우주선을 타고 이동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타운하우스를 개조하여 벽지, 조명 등의 인테리어를 전시 테마에 맞춘 Luxembourg & Dayan갤러리의 <A New Novel>전, 또 롤러스케이트장 및 디스코테크였던 공간을 전면적으로 재단장하여 개관한 Hauser & Wirth Gallery 등의 행보가 위와 같은 움직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 로잇펠드(Riotfeld)의 기획전 <Hue and Cry>(사진 : IWTBAR 제공)이렇게 상업 갤러리들이 적극적인 기획전시와 공간마련을 통해 미술관화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옥션하우스는 사내에 개별 열람이 가능한 갤러리 공간을 마련, 독립 큐레이터 등을 고용, 특정한 고객층을 타켓으로 특별전을 열어 판매를 시작했다. 그 예로, 최근 소더비(Sotherby’s)가 마련한 <Hue and Cry>전은 27세의 젊은 큐레이터 로잇펠드(Riotfeld) 씨가 기획한 회화, 조각 위주의 전시로서, 이미 널리 알려진 중견작가부터 젊은 작가의 패기 넘치는 신작까지 포함하였으며 단기간에 이미 12점의 작품을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상업성이 강한 옥션하우스를 기피했던 작가들도 그 태도를 바꾼 지 오래이며, 기획하는 과정에서 수월하게 협력을 해주었다고 로잇펠드 씨는 전했다.

▲ MetPublications이러한 현상은 비단 뉴욕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LA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과 갤러리 또한 올봄 대형 전시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건축가에게 의뢰하여 창고 등을 새롭게 꾸미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보의 제공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미술관 역시 그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내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 선두에 있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은 6백 권에 다다르는 도록, 미술잡지 및 저널 등을 온라인에 공개, MetPublications(http://www.metmuseum.org/metpublications)라는 이름으로 무료로 열람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이 각종 미술관련 기관들이 특화성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은 Web 2.0. 정보화 시대에 이제 누구나 몇 번의 클릭으로 상당히 많은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술관, 옥션하우스, 갤러리 및 대안공간들 역시 재빠른 대응으로 관객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경계의 벽은 허물어졌다. 이제는 유연한 사고와 참신한 기획, 시각적 임팩트 및 학구적인 기여도로 각종 기관들이 제대로 승부해볼 수 있기를, 그 속에서 빛나는 상승효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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