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부르사 Koza Han, 부드러운 비단이 춤추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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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751회 작성일 10-10-0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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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멀지만 가까운 나라가 있다. 옛 고구려 시대에는 돌궐이란 이름으로 동맹을 맺었고 지금도 어떤 이들은 이 나라와 한국이 ‘형제의 나라’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나라에서는 한국에 대해서 호의적인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쯤 되면 눈치 빠른 이들은 이미 알아차렸을지도 모르겠는데 이 나라는 다름 아닌 터키다. 더구나 몇 년 전 월드컵 때는 함께 3, 4위전을 벌이기도 했으니 터키와 한국은 참 인연이 많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터키에서 부르사(Bursa)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지만 14세기 오스만제국이 터키를 점령한 이후 제국의 첫 번째 수도가 될 정도로 유서 깊은 도시이다. 또한 15세기와 16세기에는 비단 제품의 교역을 바탕으로 매우 번성했다. 그 찬란한 영광의 흔적은 지금도 잘 남아있어서 부르사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터키에서는 상당히 부유한 도시라는 인상을 갖게 된다.'
호강하는 재래시장 관광객 부른다
부르사는 원래 상업으로 발달한 도시라 재래시장뿐 아니라 매우 현대적인 쇼핑몰들도 잘 갖추고 있다. 시내 중심가에 이 상업지구가 넓게 자리 잡고 있는데, 비단 제품의 시장으로 유명한 코자 한(Koza Han)도 이 근처에 있다. 코자 한은 입구에서부터 오래된 역사의 위용을 한껏 뽐낸다. 오래된 벽돌들이 그 세월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아치형 문 앞에 서면 700여 년의 세월을 눈 깜짝할 사이에 거슬러 올라가는 듯하다. 그 앞엔 각양각색의 이슬람식 스카프인 히잡을 쓴 아낙네들과 현대적인 패션의 젊은이들이 뒤섞여 있다. 그런데 부르사의 히잡은 특히나 화려하다. 다른 터키의 도시들과도 이렇게 눈에 띄게 구별되는 것은 이 도시가 특히 실크를 비롯한 직물의 중심지라는 역사가 엄연히 바탕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역사는 단지 고가의 제품을 쓴다는 점 외에도 그들의 패션 감각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높게 솟은 입구를 지나면 생각지도 않게 작은 정원 같은 곳이 나온다. 중앙에는 작은 이슬람 예배당이 있고 그 주위에 여기저기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고 있다. 이 작은 정방형 광장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바로 비단시장 코자 한이다. 이 광경을 보면 재래시장으로는 참 호사를 누리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그리고 시장 주변에 이런 휴식공간을 제대로 갖춘다면 이는 단지 시장을 위해서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관광과 연계도 가능하고 결국 관광산업 전체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모차르트 악보부터 클림트까지… 연구ㆍ개발된 비단 제품
계단을 따라 한 층 올라가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벽돌로 장식된 높이 솟은 멋진 천장 아래 널찍한 통로를 따라 가게들이 줄지어 서있다. 가게의 진열장에 걸린 제품들은 그 화려함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각종 직물로 유명한 터키지만 이 정도로 훌륭한 제품들이 있다는 것은 이곳 부르사에 와서야 알게 될 정도다.

천천히 가게들을 구경하다가 특히 눈에 띄는 가게가 있어 주인 아저씨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코자 한의 가게들 앞은 밖이 내다보이는 발코니에 탁자와 의자를 두고 주인과 점원, 혹은 손님들이 앉아서 담소도 나누고 상담도 하게 만들어져 있다. 여느 시장과는 다르게 무척 여유 있는 광경임에 틀림없다. 물론 이곳의 제품들이 대부분 고가의 비단 제품들이어서 이런 편의를 제공하는 거겠지만 말이다.
백발이 멋진 주인 아저씨는 역시 자기 가게의 제품들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떤 제품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갔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이 가게에서는 단지 전통적인 터키 스타일의 스카프뿐 아니라 여러 현대적인 디자인의 제품들도 꽤 있다. 그 중에서 아저씨가 소개하는 것으로는 모차르트의 음악 악보가 수놓아진 것부터 화가 클림트의 그림까지 다양해서 나름대로 제품에 대한 많은 연구를 짐작하게 한다. 결국 어떤 분야에서든 생존하고 발전하려면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이 필수조건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Koza Han 1491’… 그곳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다른 쪽 입구를 통해서 시장을 나오다가 벽에 새겨진 글귀 하나를 발견했다. ‘Koza Han 1491’이라고 시장 이름과 함께 시장이 세워진 시기를 표시해 놓은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작은 표시 하나가 이 시장을 한결 가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은 일반 시장보다도 이런 역사적인 재래시장에 대해 한결 호기심을 가질 것임에 틀림없다. 700여 년이나 된 시장이라면 뭔가 다를 것이라고 기대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장소를 돌아보고 쇼핑을 했다는 것에 나름대로 만족을 할 것이다. 이제 한국에서도 역사와 문화를 파는 시장이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Tip
부르사에 가려면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좋다. 시간은 약 2~3시간 정도 걸린다. 터키는 같은 노선이라도 여러 회사의 다양한 버스가 다니며 시간도 조금씩 차이가 나므로 버스의 종류와 시간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코자 한 주위에는 다양한 시장도 많고 시내 중심가는 번화하며 음식들도 훌륭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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