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얼차의 고향, 윈난의 남쪽 시샹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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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몬 댓글 0건 조회 1,532회 작성일 11-08-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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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의 남부 시샹반나(西双版納)는 푸얼차(普耳茶)의 고향이다.
당나라 때부터 중국 각지로 팔려 나갔고, 청나라 때부터 동남아와 남방으로 퍼져 나가 지금은 전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푸얼차는 황실에 진상하던 명차로서 ‘진해오형지(滇海虞衡志)’에 쓰여진 글에 따르면 ‘푸차’란 이름으로 알려졌고, 육차산(六茶山)이 있는 푸얼에서 출시되기 시작했다. ‘푸얼’은 차잎의 집산지였다. 그래서 ‘푸얼차’라 불린 것이다.

시샹반나의 깊은 밀림 속에는 수많은 야생 차나무들이 생장하고 있다. 수령 천년을 넘긴 나무는 둘레가 3.8m이고, 높이는 무려 34m나 된다.
야생이 아닌 재배종의 경우 수령 800여년이 된 것이 발견돼 ‘차나무의 왕(茶樹王)’이란 칭호까지 얻었다. 차수왕은 직경 1.38m에 높이는 약 5.5m다.
징홍에서 열리는 다이족 최대의 축제, 파수이제
소수민족 다이(傣)족 자치구인 시샹반나의 중심도시는 징홍(景洪). 이 곳에선 해마다 4월 중순(다이력으로 새해인 6월 중순)이면 ‘파수이제(潑水節)’가 열린다. ‘동양의 도나우강’이라 불리는 란캉(瀾滄)강에서 전통 의식에 따라 취수 의식을 거행한 뒤 본격적인 축제에 들어간다.

‘파수이제’는 다이족 최대의 명절 축제로서 물을 뿌리는 행위를 통해 사악하고 오염된 것을 모두 씻어내면서 길상을 구하는 전통 문화유산이다.
다이족들은 그들의 월력으로 새해를 맞이하면 사흘 또는 나흘 동안 ‘완맥(宛麥)’, ‘완레이(宛惱)’, ‘맥파아만마(麥帕雅晩瑪)‘이란 이름으로 축제를 이어간다.
축제의 첫날에 해당하는 완맥은 지난 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음력 그믐에 해당한다. 이날은 몸을 정갈하게 하고,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어 송구영신을 준비한다. ’완레이‘는 일 없는 날을 뜻한다. 지난 시간도 아니고, 다가올 시간도 아니다. 민간에서는 ’완레이‘를 바람과 천둥과 벼락과 비, 맑음과 흐림을 관장하는 천신인 펑마디엔따라자(捧瑪点達拉乍)가 죽던 날이란 설도 전해진다. 맥파아만마는 새해를 의미한다.

먼 옛날, 다이족의 땅에 재난이 닥쳤다. 봄에 바람이 불지 않고, 여름에 비가 오지 않았다. 가을에 볕이 들지 않더니 겨울에 음산한 비만 내렸다. 맑은 날이 필요하면 잔뜩 흐리고, 비가 필요할 때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사계절이 뒤죽박죽 뒤엉켰다.
농가에선 씨를 뿌릴 방법이 없었고, 비옥하던 땅은 하루하루 황무지로 변해갔다. 사람과 가축들은 역병에 시달리는 등 인류의 멸망이 곧 다가오는 듯 했다.
이 때 파아만(帕雅晩)이란 다이족 청년이 하늘에 가서 그 이유를 알아봐야겠다고 결심한 뒤 천왕 잉따티라(英達提拉)을 알현하겠다고 나섰다. 파아만은 4개의 널빤지로 날개를 만들어 달고, 하늘로 올라가 인간들이 겪고 있는 땅 위의 재난을 천왕에게 상세히 이야기했다.
사태를 조사해보니 바람과 천둥과 벼락과 비, 맑음과 흐림을 관장하는 천신인 펑마디엔따라자(捧瑪点達拉乍)의 소행이었다. 펑마자(捧瑪乍)가 만들어 놓은 건기, 우기, 냉기 등 3계절의 규칙을 무시한 채 자신의 신통력으로 모든 자연 현상을 쥐락펴락했다. 펑마디엔따라자는 도술이 능해 뭇 천신들도 어찌할 수 없어 속만 끓이고 있었다.

펑마디엔따라자에게 일곱명의 예쁜 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천신 잉따티라에게 묘안이 떠올랐다. 똘똘하고 멋진 소년으로 변신해 먼저 딸들에게 접근하는 것이었다.
미소년으로 변한 잉따티라는 펑마디엔따라자의 집을 찾아갔다. 딸들을 만났다. 오랫동안 바깥 세상과 격리된 채 생활하던 딸들은 미소년을 보자 한눈에 반해 버렸다.
인류를 위해 아버지까지 저버린 마음 깊은 신의 딸을 기리는 전통 잇기
미소년으로 변신한 잉따티라는 펑마디엔따라자가 인간 세상에 재앙을 내려 사람들이 죽어가는 사실을 생생하게 알려 주었다. 일곱명의 착한 딸들의 마음 속에선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마침내 아버지를 없애고 인류를 구하기로 결심했다. 딸들은 예전과 달리 매일 아버지 곁에서 온갖 아양을 떨면서 비위를 맞췄다. 아버지의 약점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어느 날 아버지가 비밀을 털어놨다. 칼과 화살, 불과 물은 두렵지 않지만 자신의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한다는 것을 알았다.
비밀을 알게 된 딸들은 아버지가 술에 취해 곤히 잠들자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궁채재(弓寨宰)’란 활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활을 아버지인 펑마디엔따라자의 목에 걸어 놓았다. 아버지의 머리가 꺾이면서 툭 떨어져 나갔다.
펑마디엔따라자는 분을 참을 수 없었다. 떨어져 나간 머리가 ‘악마의 머리’로 변해 한낮이 되면 강한 불기운을 뿜어 댔다. 하늘과 땅이 모두 푹푹 찌는 무더위를 참아낼 수 없었다.
일곱 딸들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화마를 없애기 위해 아버지의 머리가 부패해 없어질 때까지 가슴 속에 품고 있었다. 일곱 자매의 옷에 악취가 뱄다.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서로에게 물을 뿌려 몸에 밴 오염의 흔적과 섞은 냄새를 씻어냈다.
펑마디엔따라자가 완전하게 죽고나자 수노바(樹魯巴)의 마허펑(麻哈捧)이 역법을 고친 뒤 직접 바람과 비를 관장하면서 인간들은 편한 세상에서 생업을 즐길 수 있었다.
다이족 청년 파아만은 꿈에 나타난 아버지가 다이족 월력의 6월을 새해로 하라고 했던 대로 역법을 바꿨다. 그래서 다이족은 신역법의 6월에 송구영신절을 만들었고, 일곱 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서로 물을 뿌려주는 ‘파수이제’를 지내기 시작했다.

시샹반나는 여름이 길고, 겨울이 없다. 건기와 우기의 구분이 뚜렷한 열대 지방이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18.6~21.9도인 이 곳에 사는 다이족들은 주로 알파벳 ‘A' 모양의 지붕을 하고 있는 2층 대나무집에서 생활한다.
습기가 많은 1층은 축사 겸용으로 사용하고, 2층을 살림 공간으로 쓴다.
다이족의 부녀자들의 복장은 다양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머리를 따고, 무릎 정도까지 오는 바지와 소매가 짧은 웃옷을 주로 입는다.

쌀이 주식이며, 대나무 향이 남아 있는 ‘대통밥’이 특색이다. 온갖 열대 과일도 풍성하다.
시샹반나는 남으로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 곳의 중심도시 징홍은 다이족 전통어로 ‘여명의 성(黎明之城)’이란 뜻이다.
공작 춤을 즐기고, 품격 있는 자태로 노래하는 다이족 처녀들의 소망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평화롭게 사는 것 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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