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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너스와 양옥이 어우러진 상하이의 걷고 싶은 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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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몬 댓글 0건 조회 1,686회 작성일 11-08-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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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엔 과거와 미래가 공존한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하고, 오늘을 끌어안게 한다. 길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는다. 길고 긴 지난 시간과 아주 멀리 다가올 시간까지 떠오르게 한다.
플라타너스 우거진 정동 길을 오갈 때, 촘촘하게 이어진 한옥의 처마를 따라 북촌을 거닐 때 시나브로 서울의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기 나름이다.
상하이도 마찬가지다. 100년 전 길과 그 길가의 빛 바란 건축물들은 세계적인 거대 도시로 변해가는 상하이의 혼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상하이 엑스포를 맞아 ‘쓰샹뉘요우(時尙旅游)’가 ‘걷고 싶은 옛길’, 다섯 곳을 뽑아 놓았다. 
 
우딩시루의 색소폰 조각상
 
 우딩시루의 색소폰을 부는 조각상
 
스난루(思南路
 
1930년대 정취가 물씬 풍긴다. 길 양편으로 잎 큰 플라타너스가 화려한 도시의 왁자지껄함을 막아주는 듯 하다. 자전거를 타고 햇살이 내리쬐는 길을 달리면 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옛날 영화 속으로 빠져드는 듯 하다.
고풍스런 서양식 가옥이 많이 남아 있다. 아담한 건물들은 화려했던 지난 날을 이야기하고 있다. 벽돌 위엔 얼룩덜룩 흘러간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예전부터 ‘상즈챠오(上只角)’라 불리는 부촌이었다.
스난루에는 쑨원(孫文), 저우언라이(周恩來), 장쉐량(張學良)의 옛 집이 있다. 저우언라이의 옛 집은 공짜로 볼 수 있다. 스난루 1호는 ‘장쉐량의 공관’이었다.
 
스난루의 저우언라이 공관
 
 저우언라이 공관
 
16호 건물은 아주 눈에 띤다. 원래 1928년 동방 정교회로 건립했다. 전체 면적은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조형이 아주 특별하다.
스난루 36호는 아냥몐관(阿娘麵館). 상하이 특유의 미식으로 가득하다. 자리는 좁고, 바닥은 미끈미끈하지만 다른 식당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44호는 꾸동(古董)화원으로 골통품 가게지만 커피도 판다. 아주 세련되게 실내를 꾸며 놓았다. 함께 딸려 있는 작은 화원에는 예전의 차 만드는 기계도 놓여 있다. 직접 구매한 다기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아냥몐관
 
 아냥몐관
 
화산루(華山路)
 
한낮의 화산루는 항상 붐빈다. 수레가 물처럼 흘러 다니고, 오가는 마차는 꿈틀거리는 용처럼 끊임없이 이어진다.
100년전, 이 길은 징안스(靜安寺)에서 슈자후이(徐家匯)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리훙장이 애첩 딩샹(丁香)을 위해 예쁜 집을 지어주었다는 이야기처럼 이 거리엔 숱한 야사가 전해진다.
화산루와 교차하는 우캉루(武康路)는 바로 소설과 영화 ‘색계(色ㆍ戒)’ 속의 푸카이산루(福開森路)다.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상하이 희극학원 정문 주변에선 꽃미남과 미녀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골목골목 유명인들의 숙소도 보존돼 있다.
 
상하이 희극학원의 오래된 교사
 
 상하이 희극학원의 오래된 교사
 
어느 골목 어귀를 돌아서면 거리의 번잡한 소음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겉은 시끌벅적해도 속은 차분하다는 느낌을 받다. 상하이 사람들의 전형적인 기질 같은 것이다.
저녁 나절, 천천히 이 곳을 산책하면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골목 깊은 곳의 대숲에선 또 다른 멋을 느끼게 된다.
화산루 859호는 딩샹화원이다. 중국 전통 양식의 정원에 서구식 건축의 풍격을 더했다. 화원의 일부만 개방해 식당으로 활용하고 있다.
옛날 영화의 소품들을 파는 모던 시대(摩登時代, 화산루 699호)에는 구식 축음기, 술잔, 등불, 소파, 흔들 의자, 장미 문양이 박힌 벽지 등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모쓰(莫氏) 화랑(화산루 789호)도 가볼만한 곳이다. 상하이를 주제로 한 수많은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주인장이 종종 햇살이 비추는 창가에 앉아 상하이에 대해 이야기하길 즐긴다.
 
모쓰 화랑
 
 모쓰 화랑
 
우딩시루(武定西路)            
우딩시루는 소설가 장아이링(張愛玲)과 관련된 것이 많아 낭만의 상징으로 알려진 곳이다. 많은 문학 청년들이 모여든다. 
이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1375호에 자리 잡고 있는 카이나(開納) 아파트다. 장아이링이 세상과 격리돼 생활하던 곳으로 1932년 영국 상인들이 건립한 주상 복합건물이다. 당시로선 차고까지 있는 가장 현대적인 아파트였다.
주로 거물급 인사들이 살던 곳이다. 장아이링은 이 곳에 살던 고모에게 의탁한 상태였다. 
우딩시루의 아름다움은 아주 작은 것에서 드러난다. 상하이 오케스트라가 있는 건물 앞 인도 변엔 음표 모양의 철제 난간이 있다.
높은 이오니아식 기둥과 붉은 색의 목재 창문, 하얀 벽에 붉은 기와를 얹은 양옥이 푸른 나무 사이로 서있고, 간간히 음악 소리가 들린다. 큰 길에서 샛길로 이어지는 골목 어귀의 문에는 서양식 분위기가 풍기는 하얀 색에 꽃무늬를 새겨 놓았다.
 
르 부숑 레스토랑
 
 프랑스 레스토랑 르 부숑
 
프랑스 레스토랑 ‘르 부숑(勃遜, 우딩시루 1455호)’에 가면 고딕풍의 모자이크와 곡선의 조화를 좋아하는 나이 지긋한 주인을 만날 수 있다. 실내는 전형적인 프랑스 풍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소박한 프랑스 시골의 인테리어를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지중해(우딩시루 1317호)는 사면을 모두 통유리로 장식했다. 하얀 색을 주로 한 지중해적 감각이 눈에 띤다. 커다란 나무는 2층과 나란히 할 만큼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창러루(長樂路)
 
창러루의 모던풍은 다소 불안전하다. 조금은 부족한 듯 하지만 개성 넘치는 작은 상점들을 슬렁슬렁 둘러볼만 하다. 한나절 이 곳에서 빈둥거려도 괜찮다.
오래 전부터 상하이의 젊은 디자이너들은 이 곳을 ‘상하이의 하라주쿠(原宿)’ 라 불렀다..
 
창러루의 옷가게
 
 창러루의 옷 가게
 
창러루는 유행의 거리다. 비교적 긴 길은 넷으로 나눌 수 있다. 푸먼루(富民路)에서 산시난루(陝西南路)까진 완구점이 늘어서 있다. 산시난루에서 우밍난루(茂名南路) 사이에는 치파오와 비단 전문점이 많다. 우밍난루에서 시진루(瑞金路)에는 작은 상점과 호텔이 줄지어 있고,  시진루에서 청두루(成都路) 사이에는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많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이 길은 ‘유행’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후이하이루의 상업권이 지리적 여건이 좋은 이 곳까지 넓어지면서 ‘모던’한 유행을 즐기는 곳으로 변했다.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 스타, 유행을 쫒는 사람들, 세련된 외국들이 주로 거주한다.
 
안푸루(安福路)
 
아주 짧은 거리다. 천 걸음만 걸어도 끝에서 끝이다. 상하이의 대표적인 문예 거리 중 하나로 당대 연극 공연이 유행처럼 번져나간 곳이다.
안푸루는 차분하다. 떠들썩하지 않고, 여유롭다.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다. 이 곳에서 공연되는 연극은 작위적이지 않다. 소통이 원활하다.
10여년전만 해도 연극 관람은 중년층의 전유물이었다. 젊은이들은 단지 주점이나 콘서트를 즐기는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 안푸루를 찾는 연극 관람객 중 80%가 40세 이하의 젊은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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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푸루 전경
 
 안푸루의 옛 집
 
‘넥타이 부대’들의 연극 보기가 생활 양식으로 자리 잡을 만큼 세상은 확 변했다. 안푸루엔 분위기 좋은 커피 전문점과 술집도 많다. 주말 아침에도 거리에는 간간히 행인이 눈에 띤다. 만약 이 시간에 작은 커피숍에서 손님 혼자 창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상하이 특유의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갠 뒤 내리쬐는 햇살이 유리창에 비출 때처럼.
아니면 따뜻한 저녁 나절, 두세명의 친구들이 와인을 마시며 치즈와 샐러드를 곁들리면 또다른 낭만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노티카(Enoteca, 안푸루 53-57호)는 호텔이 아니다. 일반적인 술집도 아니다. 안푸루에서 가장 생기 넘치는 와인바다. 많은 전문가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곳이다.
스페인 총영사관(안푸루 2008호)의 2층이 세르반테스(塞萬提斯) 도서관이다. 스페인 문학 원서와 번역서, 영상 자료, 화집, 여행서 등이 진열돼 있다. 
상하이는 가는 세월을 따라 오늘도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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