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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트르대제의 화려한 여름궁전. | ||
1709년 네바강 일대를 점령한 스웨덴인들을 물리친 표트르대제는 국가 번영이 바다와의 연결에 있음을 내다보고 네바강변에 이러한 거대 도시를 단기간 내에 건설한다.
1712년 표트르대제는 수도를 뱃심 좋게 모스크바에서 이곳으로 옮기고 귀족, 상인, 관리들을 강제로 이곳에 보내 살게 했다. 도시 건설을 위해 수많은 농민들이 희생돼야만 했고 아울러 유럽의 건축가들을 불러 도시계획과 건축계획을 맡긴다.
물론 유럽 출신 도시계획가와 건축가들은 18세기와 19세기 유럽에 유행했던 화려함과 정연함을 그대로 나타내도록 설계해 유럽풍의 바로크건축의 아름다움을 순도 높게 보여 주는 도시가 됐다.
혁명가 레닌은 1918년에 수도를 모스크바로 다시 이전하지만 그러나 오늘의 페테르브르그는 러시아 제2도시로서 거대한 산업도시이자 명실공히 문화적, 예술적으로 정점에 서 있는 도시로 성장하고야 만다.
러시아 미녀들의 각선미만큼 도시의 각선미가 뛰어나고, 도시 구석구석 속살을 헤집어 볼 것 같으면 나름대로 유럽에서 느꼈던 현란한 도시맛을 또 다시 느껴 볼 수 있다. 도시 전체를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을 정도다.
겨울궁전, 여름궁전, 카잔성당, 표트르폴요새, 바실레프스키섬, 해양박물관 등 볼거리도 많다. 특히 그중에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 중에 하나로서 그 화려함과 함께 250만점이 넘는 소장품의 엄청남에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니 평생에 꼭 한번은 둘러봐야 할 순례코스다.
빛의 마술사 렘브란트의 그 유명한 '돌아온 탕자'를 비롯해서 여러 작품을 감상하다가 차에 늦게 돌아왔더니 기다리던 러시아 운전기사님 하는 말씀 '한국여행객 많이 실어 날랐지만 당신들만큼 오래 걸린 사람들은 없다'고 한다. 꾸중인가 해 미안하였으나, 그게 아니었다. 얘긴즉슨, 한국인들은 작품 감상은 뒤로한 채 사진만 찍고 우르르 나오는데 우리는 제대로 본다고 칭찬하는 말이었다. 기뻐할 일인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인지 지금도 모르겠다.
이 도시는 문화의 그 독특함으로 인해 세계인으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혁명의 와중에서도 저녁 먹을 때꺼리는 없어도 문화시민답게 귀고리, 목걸이 두르고 음악회는 꼭 가야 했다고 할 만큼 그들에게 예술은 국민성 속에 푹 녹아 있다.
이제는 문화가 산업이 되고 있어 그들이 존중했던 문화가 다시 그들을 먹여 준다. 우리나라의 모든 도시들도 문화의 역할이 정신세계의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것과 함께 이제는 '돈벌이'가 됨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도 문화의 기초 바닥 위에 모든 것을 올려놓는다는 개념의 도시계획을 짤 때, 국민들로부터 세계인으로부터 존중받고 사랑받는 천년도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