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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클라마칸 사막의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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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저 댓글 0건 조회 1,682회 작성일 12-02-2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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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의 일요시장

타클라마칸 사막 최대의 오아시스 카스(喀什ㆍ옛 카슈가르)에 왔다.
예부터 이 도시는 실크로드의 요충지로서 카라 반(隊商ㆍ대상)에 의한 동서 교역이 활발하던 곳이다.
이곳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일요 시장이 열린다. 일요 시장이 열리는 날이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거리에 나섰다. 카스의 아침은 ‘뽀시뽀시’(마차를 몰고 가면서 길을 비키라는 말) 소리로 깨어났다.

과일 광주리가 실린 당나귀 수레를 얻어타고 시장으로 향했다. 땔감을 실은 마차들이 골목에 나무를 부리고 잠이 덜 깬 상인들은 화덕에 불을 지피며 하품을 하고 있었다. 날이 밝아지면서 시장 공터 주위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들었다. 수십 마리의 양 떼를 몰고 오는 사람, 당나귀를 타고 “뽀시뽀시”라고 외치며 오는 사람, 이 도시의 모든 사람이 시장으로 모여드는 것 같았다. 장이 서는 날은 이 도시의 인구가 세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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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르 고원이나 톈산 산맥 자락에 사는 유목민이 손수 짠 카펫과 치즈 등을 가지고 며칠씩 산길을 내려와 이곳 시장에서 팔기도 하고, 인근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이곳으로 시장을 보러 온다고 한다.

카라반의 낙타에 실려왔던 아라비아의 향료나 로마의 유리그릇은 아닐지라도 여전히 이곳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었다. 지금도 중국의 실크는 인기가 좋아 낙타나 야크 대신 자동차에 실려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따라 파키스탄 쪽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빵떡모자를 쓰고 할아버지를 따라 시장에 나온 소년은 중고 텔레비전 가게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르고, 친구를 만난 할아버지는 두 손을 꼭 잡고 놓을 줄을 몰랐다.

수염이 텁수룩한 한족(漢族) 사내가 트럭에다 온갖 잡동사니 일용품과 주방용품을 싣고 와 핸드 마이크로 위구르 아낙들을 유혹했다.

붉은 모자와 레이스 스카프로 잔뜩 멋을 부린 아낙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장사꾼 사내의 얼굴에는 기쁨이 번져갔다.

반듯한 상가 건물 안에는 실크가 백열등 불빛을 받아 번쩍이고 펀자브 드레스를 입은 파키스탄 상인들이 군데군데 모여 흥정을 하고 있었다.
 
시장 곳곳 좌판에서 나는 양고기 익는 냄새가 지나는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부인은 자전거 바큇살 꼬챙이에다 고기를 꿰고 남편은 열심히 부채질을 하며 고기를 구웠다. 고춧가루를 듬뿍 뿌려서 느끼하지 않고 우리의 입맛에도 잘 맞았다. 주변 국수가게와 만두가게에도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세계 어디를 가나 장날은 먹을거리가 한몫 톡톡히 했다.정든 새끼 양을 안고 팔러나온 소년을 따라 가축시장으로 향했다. 톈산 산맥 자락에서 끌려나온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시장에 가득했다. 나는 그 많은 동물 중 낙타를 찾고 있었다. 타클라마칸 사막의 바다를 항해하려면 왠지 사막의 배인 낙타를 타고 가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시장에는 낙타가 몇 마리밖에 없었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지나던 카라반의 시대는 이미 시간 저편으로 밀려나버린 것인가? 사막 곳곳에 도로가 생기면서 낙타들의 고된 노동은 트럭들이 대신해주고 있었다. 외딴 오아시스 마을에서는 낙타들이 아직까지 사막의 배 기능을 하지만, 대부분의 낙타는 사막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고 찾아온 관광객을 태우고 사막 언저리를 맴도는 일이 전부라고 했다.

시장 가운데 통로에는 말을 타고 달려보는 곳이 있었다. 하루에 천리를 간다는 한혈마(汗血馬ㆍ아라비아에서 나는 말로 명마임)의 후예들인가, 천리마를 타고 먼 옛날의 시간 속으로 달려가는 상상을 해보았다.
 
비단과 옥의 고장 허톈

카스를 출발해 타클라마칸 사막의 또 다
른 오아시스 도시인 허톈(和田)으로 길을 잡았다. 카스에서 허톈까지는 500km, 백양나무 가로수 길을 따라 길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따라오던 쿤룬 산맥도 모래바람 속으로 숨어들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녘 유서 깊은 도시 허톈에 도착했다.

허톈은 쿤룬 산에서 발원한 위룽카스 강(玉龍喀什河)과 카라카스 강(喀拉喀什河) 사이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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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부터 땅이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해 서역 최대의 오아시스 왕국을 건립할 수 있었다.
비단ㆍ면화ㆍ모직물, 그리고 옥으로 대상무역의 중심지로 명성을 떨쳤으며, 이런 경제력을 바탕으로 서역의 대 왕국이 되었다. 허톈은 가을이 한창이었다. 백양나무 가로수는 황금빛으로 물들고 “뽀시뽀시” 를 외치며 목화 수레를 끄는 농부들의 목청도 우렁찼다. 예부터 장수촌으로 유명해서인지 마차를 몰고 다니는 노인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곳 사람들의 장수비결 중 하나로 옥을 꼽기도 한다. 허톈 옥은 특수한 성분이 있어 인체에 아주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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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신비의 보석을 줍는다는 위룽카스 강에 나가보았다. 쿤룬 산맥의 빙하가 녹아 강물이 범람하는 여름이 지나면 허톈 사람들은 옥을 줍기 위해 위룽카스 강을 거슬러 오른다고 한다.

이때 사람들은 맨발로 옥을 찾는데, 옥은 그 느낌이 돌과는 다르게 아주 차다고 했다. 강변에는 몇 사람이 자갈을 뒤지고 있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옥은 줍지 못하고 작은 돌멩이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중국인들은 전설 속의 산인 쿤룬 산에서 옥이 난다고 믿었다. 달빛이 정화되어 만들어졌다는 옥을 중국인들은 특히 귀하게 여겼다.
 
옥과 관련된 문자가 50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 황제의 옥새도 금이 아닌 옥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허톈의 자랑 중 다른 하나는 비단이다.
7세기께 당나라 현장법사의 기록에 따르면 그 당시에도 이곳 사람들은 비단과 무명옷을 즐겨 입었다고 한다. 허톈에 비단이 들어온 유래는 이러하다. 먼 옛날, 중국에서 허톈 왕에게 시집오게 된 공주는 비단 옷을 입을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억울하여 국법을 어기고 시집올 때 화관 속에 몰래 누에와 뽕나무 씨앗을 숨겨 왔다고 한다.
 
아름다워지고 싶었던 공주의 전설을 뒤로하고 민펑(民豊)으로 길을 잡았다.

가야 할 거리는 330km, 점점 사막 내륙으로 들어갔다. 허톈 시내를 벗어나자 마치 바다를 항해하듯 망망 평원을 달렸다.

이따금씩 나타나는 오아시스 마을들이 섬처럼 나타났다 멀어졌다. 계속 따라오던
쿤룬 산맥도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쭉쭉 뻗은 도로 위로 바람에 실려 온 모래들이 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내가 꿈꿔왔던 사막여행이 이런 풍경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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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나귀를 타고 시장으로 향하는 가족.(민펑 부근)
2. 무자트 강의 가을 풍경.
3. 호양목(胡楊木).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자라는 세계적인 희귀종. 호양목은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
   썩는 데 천 년이 걸린다고 한다.
4. 백양나무가 노랗게 물든 허톈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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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공로(沙漠公路)를 가다

타클라마칸 사막에 유전이 개발되면
서 1998년 10월 중국정부는 사막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개설했다.
실크로드 천산북로의 룬타이(輪台)에서 천산남로 민펑까지 이어지는 도로가 사막공로이다. 일명 탑중공로라고도 부르는 이 도로는 길이가 530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사막도로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오늘은 타클라마칸 사막 중심으로 들어가는 날이다. 날씨는 쾌청하고 아침 기온은 10℃ 이하로 떨어져 아주 쌀쌀했다. 민펑 시내를 벗어나자 광활한 늪지들이 나타났다. 30여 분 달리자 초지는 사라지고 본격적인 사막이 펼쳐졌다. 사막공로에 들어선 것이다. 사구 사이로 노랗게 물든 호양목(胡楊木)이라는 나무가 몇 그루 서 있다.

이곳 사막에 자라는 세계적인 희귀종이라고 한다. 호양목은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 썩는 데 천 년이 걸린다고 한다. 몇 그루 호양목을 끝으로 이제 완벽한 사막 길을 달린다. 온 사방이 모래바다이다. 사구들이 파도의 물결처럼 스쳐 지나갔다. 수많은 공룡 떼들이 지나가는 것 같은 사구를 만나기도 하였다. 신기루 같은 풍경들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질 즈음 사막 가운데 위치한 휴게소에 도착했다.

민펑을 출발한 지 3시간 만이었다. 이 부근에 석유개발기지가 있어서인지 많은 트럭이 세워져 있고 식당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오후에도 황량한 사막은 계속됐다. 한낮의 사막은 많이 건조하였다.
차량에 부착된 습도계가 17%를 가리켰다. 차는 점점 타림 분지 속으로 들어갔다.

타림 분지는 남북 길이 500km, 동서 길이 1500km로 서쪽은 파미르 고원, 북쪽은 톈산 산맥, 남쪽은 쿤룬 산맥에 둘러싸여 있다. 주위의 산맥이 모두 높고 산꼭대기는 만년설에 덮여 있기 때문에 수량이 많아 타림(물을 모으는 곳이라는 뜻)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분지라 해발고도가 낮을 줄 알았는데 고도계가 360m를 가리키고 있다. 쿤룬 산맥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해는 기울고 습도계는 점점 올라가 47%를 가리킨다. 타림 강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민펑을 출발한 지 8시간, 드디어 타림 강에 이르렀다. 타림 강은 길이 2179km로 쿤룬 산맥에서 발원하는 4개의 강이 합류한 다음 동쪽으로 흘러 타클라마칸 사막의 움직이는 호수라 불리는 롭노르로 흘러든다.
호양목이 노랗게 물든 강변에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강물을 볼 때마다 흘러가 닿을 바다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타클라마칸 사막을 흐르는 저 강물은 끝내 바다에 이르지 못하고 사막에서 방황하다 사라질 것이다. 내가 가닿을 인생의 바다는 어디쯤일까? 방황하는 강물처럼 해 저무는 강변에서 나는 서성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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