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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과거와 현재를 잇다_국립인류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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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642회 작성일 10-10-0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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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는 중남미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미국을 거쳐 멕시코시티에 도착하기까지 비행기에서 거의 하루를 다 보내고서야, 드디어 꿈에 그리던 중남미 땅에 발을 디뎠다. 이번 호에서는 마야, 아스테카 등의 고대 메소아메리카문명을 세계적으로 대표하는 국립인류학박물관(Museo Nacional de Antropologia)을 소개하고자 한다.

건축물에 상징과 의미를 담다
멕시코에서 처음으로 전철을 타고 인류학박물관이 있다는 차풀테펙 공원(Chapultepec Park)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하니 빨간 표지판에 인류학박물관 이외에도 여러 박물관 이름들이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표지판의 방향을 따라가보니 반갑게도 멕시코 깃발이 꽂힌 ‘Museo Nacional de Antropoligia’라고 새겨진 박물관 표지석이 나온다.
이 박물관의 기원은 1790년 멕시코 최초의 자연사 박물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뒤 박물관은 여러 과정을 거쳐 1940년 차풀테펙 성으로 옮기면서 인류학박물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1963년부터 19개월간 대대적으로 건축해 1964년 지금의 건물을 준공했다. 멕시코의 건축가 페드로 라미네스 바스케스(Pedro Ramirez Vazquez)가 건축했으며, 규모가 7만9,700m2에 달한다. 입구에서 바라보면 연못을 중앙에 두고 맞은편과 양쪽 옆으로 전시실이 회랑을 이룬다. 2층의 건물로 스물세 개 공간의 전시실이 있으며 고고학 전시실과 도서관 등은 1층에, 민속학 전시실은 2층에, 사무실과 수장고와 워크숍 공간 등은 지하에 위치한다. 12만 점의 유물을 소장하며 5,000점 이상의 소장품을 전시한다고 한다.
이 건물에는 여러 상징이 깃들어 있다. 그중 생명수를 상징하는 물은 건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고대의 물의 신인 틀라록(Tlaloc) 석상이 세워져 있고, 입구 표지석 아래에서는 분수가 솟아오른다. 이 지하 분수대는 인디오 문명의 우주관에서 ‘원초적 바다’를 상징한다.
인상적인 것은 박물관 중앙에 있는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는 원형의 기둥이다. ‘우산’(The Paraguas)이라 하며 기둥에는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멕시코의 통합과정이 나타나 있다. 기둥 아랫부분에 있는, 각각 낮과 밤을 상징하는 독수리와 재규어는 멕시코 이전의 과거를 의미한다. 그 사이에 칼이 나무를 찌르고 있는데 이는 정복자의 칼이 도시 건설을 상징하는 마야의 나무, 세이바(ceiba)의 뿌리를 찌름으로써 멕시코가 탄생한 것을 뜻한다고 한다. 나무의 윗부분에는 원주민과 스페인 사람의 얼굴이 나란히 있다. 이 두 민족의 화합을 뜻하는 그림 위로 멕시코의 상징인 뱀을 문 독수리가 있다. 기둥 다른 쪽에는 멕시코의 시작을 알리는 해가 떠오르고 평화를 상징하듯 비둘기, 올리브나무와 함께 인간이 서 있다. 이러한 숨은 뜻 이외에도 이 거대한 물기둥은 이곳의 막대한 소장품을 보느라 힘들면서도 고양된 에너지를 식혀주기에 충분하다. 이 기둥을 지나면 중앙에 커다란 사각형 연못이 있다. 이 또한 고대 마야의 신성한 세노테(cenote), 연못을 상징한다.



문명별, 지역별로 전시관 구분 처음에 본 전시는 회랑 초입에 전시된 특별전이었다. ‘순례의 해’(Anos de Peregrinar)라는 제목으로 멕시코 화가 하비에르 에스케다(Xavier Esqueda)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전시장에는 그의 작품과 함께 옛 유물도 배치되어 있어 멕시코의 과거와 현재를 이을 수 있었다. 동시에 이 유물들은 다음의 전시장에서 열리는 메소아메리카 유물 전시의 도입부 기능도 했다. 인간의 기원에 관한 전시에서 시작해 메소아메리카 고대 유물들은 각기 문명별, 지역별로 구분되어 진열되어 있다. 특히 테오티우아칸(Teothiuacana, AD 150~750), 톨텍(Tlotec, AD 900~1527), 멕시카(Mexica, AD 1250~1521, 아스테카Azteca라고도 함), 오악사카(Oaxaca, BC 1500~AD 1521), 마야(Maya, AD 250~900) 등의 문명은 독립된 전시실을 갖추었다. 그 밖에 기원전의 올멕(Olmec, BC 1200~400)과 사포텍(Zapotec, BC 500~AD 1500) 등의 유물도 볼 수 있다. 이들 유물들은 수천 년에서 수백 년 전의 조각들인데도 대상의 특징을 잘 잡아내면서도 단순해 무척 현대적이다. 올멕 두상(BC 200~500)을 보니 그 상하고 똑 닮은 옛 동료 얼굴이 겹쳐졌다. 또 조각의 머리에 씌운 관이 다양하고 멋있다. 제사장의 것인지 얼굴의 열 배나 되는 관을 쓴 상도 있다.
여러 작품들 중 눈에 띈 것은 온몸을 꽃으로 문신한 아스테카 시대의 석조상이었다. 쇼치필리(Xochipilli)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는데, ‘꽃들의 왕자. 음악, 노래, 사랑의 신이 그의 왕좌에 다리를 교차하고 앉아 있다’라는 설명이 있다. 팔은 하늘을 향해 들려 있다. 그 시절에 꽃과 왕자를 연결한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동서고금을 통해 꽃은 여성을 상징하지 않았는가. 아스테카문명이 어쩐지 진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자료를 보니 이 석상에는 다섯 가지 식물이 새겨져 있는데, 버섯, 토바코, 올로리우키(나팔꽃과), 시니쿠이치(sinicuichi), 카카후아쇼치틀(cacahuaxochitl)이 그것이다. 이 식물들의 공통점은 환각 성분을 함유한 것이다. 와슨이란 학자에 따르면 이 식물들의 환각적 특성이 아스테카문명에서 신성함과 이어져 있었고, 이 조각상은 그러한 상황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랬는지 전시장에서 보았을 때 몸의 문양과 동작이 독특했고 표정이 평범치 않아 인상적이었다.
박물관 2층은 민속학전시실로 멕시코의 풍속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의 구슬치기와 팽이치기는 우리나라와 똑같았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역시 머리 장식이 화려했고 다양한 형태의 모자를 볼 수 있었다. 멕시코의 대표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에서 보아 눈에 익은 이곳 여성의 전통 복장을 보니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데킬라의 원재료이기도 한 멕시코 특산물 용설란을 소재로 한 영상물, 조형물, 일러스트레이션을 동원해 입체적으로 전시하고 있었다.



방대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박물관 여기저기에서는 초등학생의 단체관람에서부터, 외국 관광객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관람하고 있었다. 메모하는 학생들과 그룹을 이루어 토론하는 사람들의 진지한 태도를 보니 이 박물관이 교육의 장으로서 제 구실을 톡톡히 해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많은 소장품을 보는데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조각상들은 현대 애니메이션 작품에서나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형상과 표정을 하고 있어 당시 이곳 사람들의 유머 감각과 상상력에 큰 감동을 받았다. 또 소장품들은 웅장하면서도 정교해 전시물 하나하나가 방금 만든 것처럼 생기가 느껴졌다.
또 여러 매체를 동원해 전시해 이해하기 쉽게 했고, 주요 전시 부근에 의자를 적절히 비치해 동선에 리듬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전시실마다 박물관 개관 당시인 1960년대 활약한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목적에 맞게 설치해 휴식을 제공해주었다. 예를 들어 민속학 전시실로 연결되는 벽 전체를 태피스트리로 장식했는데, 마티아스 괴리츠(Mathias Goeritz)의 작품으로 재료 자체가 짚 풀을 연상케 하는 밧줄로 단순하고 추상적으로 벽면을 처리했다. 이는 민속품 전시를 암시하면서도 하나씩 집중해서 보아야 하는 상황과 대조적으로 벽 전체를 보게 해 시원함을 느끼게 했다. 앞서 소개한 우산 형상의 청동기둥 장식도 차베스 모라도 형제(Jorge & Tomas Chavez Morado)의 작품이다. 게다가 모든 전시실과 통로에서 밖의 연못과 자연을 내다보며 자기가 어디쯤 있는지 가늠할 수 있어 피로감이 덜했다.
경제적ㆍ정치적 어려움에도 메소아메리카의 유물들을 잘 보존해 보여주는 멕시코인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이렇듯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문화를 교감하게 해주는 곳 박물관. 박물관의 생명은 이런 것이 아닐까.





<참고 자료>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홈페이지(www.mna.inah.gob.m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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