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촌의 명소 다카야마 > 이색도시 문화탐방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이색도시 문화탐방


 

일본 산촌의 명소 다카야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진저 댓글 0건 조회 1,390회 작성일 12-02-22 21:49

본문

01.gif

일본을 대표하는 두 곳의 산맥 중 하나인 북알프스 자락에 둘러싸인 탓일까? 아니면 높은 곳에 자리한 고도 때문일까? 그 지명부터가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는 다카야마(高山)는 일본 산촌문화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 가운데 한 곳이다. 예로부터 물 맑고 산좋기로 유명한 다카야마는 수백년 전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고장으로 방문객으로 하여금 일본 산촌이 어떤 곳인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준다.
미야 강을 중심으로 동서로 조성된 다카야마는 모든 것이 두 개로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다.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동쪽과 현대적이고 세련된 상점과 주택이 늘어선 서쪽으로. 다카야마는 자랑거리가 즐비하다. 수많은 명소와 볼거리가 산재되어 있지만 크게 동쪽의 산마치(三町) 지역과 서쪽의 진야 지역, 그리고 인근에 자리한 시라가와고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우리네 인사동 골목과 흡사한 산마치 거리 다카야마를 찾는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서둘러 달려가는 곳이 산마치 거리다. 세 곳의 거리가 모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산마치. 이 거리가 수많은 방문객들로부터 사랑받는 까닭은 옛 향수와 고풍스러운 멋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촌 지방에서는 드물게 아담한 목조건물이 늘어선 산마치 거리는 일종의 전통 상점가로 우리네 인사동 골목과 흡사하다.
산마치 골목에 늘어선 아담하고 정감이 넘치는 건물들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인다. 허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저마다 독특한 특성을 간직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외관과 다르게 내부는 전혀 다르다. 찻집이나 공방으로 이용되는 집은 낮은 천장과 오밀조밀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술과 된장을 만들어 판매하는 양조장과 상점은 아래층과 위층을 통합하여 넓게 사용하고 있다. 용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공간으로 이루어진 산마치 건물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 공통점은 대부분의 상점과 공방이 대대로 이어온 가업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서너 평에 이르는 공방을 필두로 크고 작은 찻집과 토산품을 판매하는 상점 등 어느 한 곳도 그냥 스쳐 지나칠 수 없다. 그런 산마치 지역에서 반드시 한번 쯤 둘러보아야 할 장소는 앙증스러운 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공방과 따뜻한 차보다도 더 푸근한 인심과 정을 느낄 수 있는 찻집, 이 고장의 자랑거리인 양조장, 그리고 산촌의 오랜 문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민예관 등이다.
작은 난로를 사이에 두고 노부부가 정성을 다하여 인형을 만드는 모습도 보이고, 작은 가스 불을 번갈아 사용해가며 전통과자를 만드는 아버지와 아들을 만날 수 있는 산마치는 모든 공간이 매력적인 장소지만 그 중 돋보이는 곳을 꼽으라면 차를 마시며 이 고장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찻집을 빼놓을 수 없다. 판화 찻집이란 간판을 내걸고 손님을 맞는 이 찻집은 70세가 넘는 노부부가 운영하는 찻집으로, 다카야마 지역에서 생산되는 시라 가와고라는 녹차를 비롯하여 일본 전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녹차와 여러 종류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찻집보다는 작은 미술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판화와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적당하게 조율된 조명 아래서 차를 마시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판화 찻집은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벽에 장식된 판화만도 50여 점이 넘고 따로 파일에 정리해 놓은 판화까지 합하면 족히 200~250여 점이 넘는다. 찻집에 전시되는 판화와 그림의 특징이자 공통점이라면 이 고장에서 생활하며 창작활동에 매진하는 향토 예술가의 작품으로 하나같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란 점이다.

02.gif

다양한 장인의 공방들이 터를 잡고 찻집 주변에는 방문객의 시선과 발길을 붙잡는 공방들이 즐비하다. 나무를 이용하여 목각을 만드는 장인의 공방, 천과 실을 이용하여 인형을 제작하는 공방, 나무열매와 구리를 활용하여 액세서리와 생활용품을 만드는 공방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공방들이 터를 잡고 있다. 이런 공방 가운데 돋보이는 공방을 선택하라면 천과 실을 이용하여 인형을 만드는 작은 공방과 나무를 이용하여 토산품을 만드는 장인의 공방이다. 두 곳에서 인형과 목각을 제작하는 주민은 정부에서 지정한 인간문화재로 두 장인이 작업하는 광경을 관람하고 제품을 구입하려는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산마치 명물을 이야기할 때 한 번은 언급하는 것이 크고작은 양조장과 산촌 지방의 전통 가옥과 민예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민예관이다. 옛날부터 물 좋기로 소문난 다카야마에는 주조업이 크게 번성했다. 지금은 술을 많이 생산하는 삿포로와 간사이 지방에 위치한 대규모 양조회사와 비교할 수 없지만 과거에는 술하면 다카야마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다. 현재 산마치 지역에서 술을 생산하는 양조장은 다섯 곳에 불과하다. 수백 년 동안 가업으로 술을 만들어 왔던 이곳 양조장의 특징이라면 모두 이 고장에서 생산되는 쌀과 물을 이용하여 술을 만든다는 사실. 다카야마에 자리한 양조장은 두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 공통점이란 술을 만드는 공간과 방문객을 상대로 제조한 술을 판매하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점과 고객이 술을 구입하는 경우 편안하게 여행을 마친 후 구입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택배 서비스다.
산마치 거리에는 공방이나 찻집, 양조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는 주민들의 전통적인삶을 피부로 접해볼 수 있는 문화 공간도 여러 곳이 있다. 줄잡아 10여 곳에 이르는 문화 공간 중 대표적인 곳이 구사카베 민예관과 요시지마 가(家) 저택이다. 산마치 거리 북쪽에 터를 잡고 있는 구사카베 민예관은 높은 용마루와 커다란 대들보가 방문객의 시선과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데 이 건축물은 현존하는 산촌 지방 건축물 중 가장 이색적인 양식으로 텔레비전 광고에도 자주 등장했던 곳이다. 일종의 가구 박물관이란 표현이 더 적합한 구사카베 민예관에는 남녀용으로 따로 사용했던 가구를 비롯하여 도자기와 지갑 그리고 액세서리 등 산촌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짐작해볼 수 있는 다양한 민예품이 전시되고 있다.
구사카베 민예관이 가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라면 바로 옆에 위치한 요시지마 가의 저택은 다카야마에 남아있는 에도시대를 대표하는 건물로 대대로 술을 만들어 판매했던 양조장 건물이다. 오래된 나무를 이용하여 건축한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어느 곳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격자무늬 창문과 산촌지방의 정원을 접할 수 있는데 그 분위기가 매우 독특하여 방문객의 발걸음을 잡는다.

04.gif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리는 성대한 축제 산마치에서 미야 강을 동서로 이어 놓은 다리를 건너면 일본에 남아있는 유일한 막부시대의 관청인 진야(陣屋)를 만날 수 있다. 작은 돌을 잘 정리하여 만들어 놓은 정원은 교토에 조성된 건물과 흡사해 보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뭇다르다. 막부의 관청이란 선입관 때문일까, 아니면 산촌에 자리한 지형적인 특성 때문일까, 분명 다른 곳에서 보았던 옛 관청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다카야마 진야다.
이 지역 최고 권력자 카나모리 막부의 저택으로 사용되었던 다카야마 진야는 막부가 직무를 보던 집무실을 중심으로 내방객을 맞이했던 객사와 식량을 보관해 두었던 창고, 그리고 가족들의 생활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사들이 생활했던 막부의 관청답게 이목을 집중시키는 여러 장소가 있지만 가장 인상적인 장소는 막부시대의 흔적을 접할 수 있는 전시장과 가족들의 삶을 엿 볼 수 있는 내실이다. 집무실을 개조한 전시장에는 카나모리 막부의 초상화를 비롯하여 다카야마와 인근을 지배했던 역대 막부의 업적과 사용했던 물품을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으며, 전시품 중 시선을 끄는 것은 무사의 상징인 칼과 갑옷 등 전쟁에 사용되었던 물품들이다.
전쟁과 관련된 물건을 전시해두고 있는 전시장에는 이색적인 공간이 하나 있다. 그곳은 바로 쌀을 보관해 두었던 창고다. 막부가 생활하며 업무를 보았던 곳에 쌀을 보관하는 커다란 창고를 세운 까닭은 단순히 업무와 생활만 한 장소가 아니라 군대를 훈련시키고, 가뭄에 대비하여 식량을 보관했기 때문이다. 전시장과 창고 외에도 당시 막부와 가족들이 생활했던 곳 중 일부를 개방하고 있는데, 이곳 역시 직접 술을 만들어 먹은 흔적을 발견할 수 있어 다카야마가 술과 얼마나 인연이 깊은 곳인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다카야마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에 성대한 축제가 열린다. 미야 강을 중심으로 동, 서마을에서 주관하는 다카야마 축제는 ‘야타이’란 초대형의 가마를 장정들이 메고 달리는 행사로 축제가 시작되는데, 개막 2~3일 전부터 축제를 참관하기 위하여 모여든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한 대의 야타이를 제작하려면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매년 새로운 야타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만든 것을 몇 년에 걸쳐 사용한 후 야타이 회관에 보관해 둔다. 일본의 중요 민속 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야타이가 보관되어 있는 야타이 회관에는 역대 행사에 동원되었던 야타이가 전시되어 있으며, 야타이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재료부터 제작과정과 행사 장면들이 영상으로 기록되어 있어 누구나 다카야마 축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편 다카야마에서 조금 떨어진 시라가와고는 과거 산촌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엿볼 수 있는 마을이다. 갓쇼라는 아주 독특한 모양의 집으로 이루어진 시라가와고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산촌에서 생산되는 산나물을 채집하거나 논과 밭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갓쇼라는 독특한 산촌 주택과 주민들의 삶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산촌 마을 시라가와고는 최첨단 국가인 일본에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마을로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고도 다카야마는 소박하고 정겨움이 느껴지는 고장이다. 아름다운 골목을 따라 늘어선 공방에서 인형을 만들고, 가문의 명예를 걸고 술과 작은 과자를 만드는데 온 정성을 다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다카야마는 일본의 산촌문화와 전통이 어떤 것인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겨운 고장이다.

05.gif
06.gif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