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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새로운 건축, 퐁피두 아트 센터 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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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저 댓글 0건 조회 1,738회 작성일 12-02-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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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 센터는 눈에 띄는 빌딩이다. 모던한 건물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구조를 지닌 건물이면서 동시에 가장 친근한 건물로 파리 미술관이 이 건물을 본떠 지어졌다. 리처드 로저나 렌조 피아노 같은 실험적 디자이너들이 퐁피두 센터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지난 30년 동안 이 건물을 다녀간 방문자만 해도 1억5천만 명에 이른다고 하니, 시설 면에서나 명성 면에서나 이와 견줄 건축물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셈이다.
중국 전통 모자에서 얻은 영감 
프랑스 국보급 현대미술이 한자리에 모인 퐁피두가 메츠라는 경계 도시에 3천5백만 유로를 들여 자매 시설을 짓는다면, 과연 누가 이 엄청난 프로젝트를 맡게 될 것인가? 퐁피두는 현재 최고의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건축가들을 지명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조용히 은막에 가려져 있던, 49세의 일본 건축가인 시게루 반을 선택했다. 프랑스 건축가인 장 드 가스탱과의 협력으로 완성될 퐁피두 센터 메츠는 피아노와 로저가 설계한 오리지널 퐁피두에 못지않은, 역사적인 건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의 접근방식이 얼마나 독특한가 하는 것은 새로운 빌딩의 영감이 ‘종이 모자’라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반의 사무실에는 모자가 하나 걸려 있다. 원뿔 모양의 중국 모자로 그가 몇 년 전 파리의 한 시장에서 구입한 것이다. 대나무 띠로 엮은 후 오일 페이퍼를 덮은 이 모자의 모양이 신기해 그는 수천 번이나 살펴보았다. 결국 이 모자가 새로운 퐁피두 센터에 영감을 준 것이다. 모자의 모양처럼 실제로도 얇은 판을 씌운 목재를 얹은 후 테플론(Teflon)을 덮어 마치 거대한 투명 텐트가 미술관과 다른 시설을 보호하는 것처럼 만들 예정이다.   

그 독특한 모양 때문에 기존 건축물 중에는 비교할 대상이 없는 듯하다. “세 개의 축에 의지한 자기 지지적인, 삼차원적인 곡선 구조로 지어질 겁니다. 중국의 전통 모자에서 영감을 얻었죠. 하지만 정확히 어떤 모양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라며 반은 힌트조차 제공하지 않는다.
고정 관념을 뛰어넘은 건축 자재 
도쿄 출신인 반은 미국에서 공부했다.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는 지금까지 모던한 라인이 돋보이는 우아한 집을 선보였는데 건물의 뼈대는 기존의 고정 관념을 뛰어넘는 독특한 자재들로 만들어졌다.
커다란 커튼이 특징인 그의 ‘커튼 월 하우스’는 집의 후면이 완전히 개방되어 커튼을 젖히면 여러 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종이 건축’도 빼놓을 수 없다. 시게루 반은 롤처럼 생긴 카드보드 튜브(골판지)로 지은 건물이 이론상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가능한 것임을 보여주었다.

반이 원통 구조의 가능성에 호기심을 갖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이었다. 그는 제작자에게 저렴하면서도 튼튼한 몇 개의 대형 튜브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카드보드 튜브로 작은 파빌리온을 짓는 실험을 감행했다. TV에서 1994년 르완다 대학살의 참상과 UN이 피난민들에게 제공한 임시 거주지를 본 반은 카드보드 튜브로 만든 피난처가 더 나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싸고 튼튼한 데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제작할 수 있고 재활용도 가능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되니 말이다.
“UN 고등 판무관 피난민 센터 소장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튜브를 들고 자비로 제네바에 가서 담당자를 설득했습니다.” 이후 반은 자신을 주축으로 한 인권 단체인 ‘자발적인 건축가 네트워크(VAN)’를 조직했고, 지구에 재앙이 닥칠 때마다 해당 지역에서 현지 학생들이나 회사를 고용해 보금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페이퍼 튜브 하우스를 제공했다.

“사람들은 필요할 때마다 저를 찾아옵니다. 말하자면, 제가 그들에게는 뇌신조(雷神鳥) 같은 존재라고 할까요?”
현재 그는 2004년 쓰나미로 쉼터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스리랑카에 70여 채의 페이퍼 튜브 하우스를 짓고 있다. 이를 위해 스리랑카 전통 가옥의 통나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튜브를 사용한다.
지붕은 플라스틱 판자로 만들어지고, 집의 토대는 모래를 채워 넣은 맥주 상자로 완성된다. 한편, 반은 파키스탄에도 집을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메카를 순례하는 사람들이 체류할 공간을 지으려는 아랍의 후원자와도 프로젝트에 관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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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_World--Eye_img04.jpg아름다운 종이 튜브 하우스
실용성에서 나아가 반은 종이 튜브 건축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의 일본식 파빌리온은 ‘하노버 엑스포 2000’의 하이라이트였다. 섬세한 격자무늬 튜브에 투명한 종이를 입힌 곡선이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자신이 주장하는 건축의 요체를 몸소 보여주고자 그는 파리에 카드보드 튜브와 플라스틱 이음새로 만든 매력적인 임시 사무실을 짓기도 했다. 건물을 투명한 느낌의 화이트 플라스틱으로 덮은 이 사무실의 위치는 기존 퐁피두 센터의 6층 발코니 루프다. 

“파리는 임대료가 비싸거든요.” 반은 종이로 지은 건물은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임시 구조물과 영구 구조물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카드보드도 콘크리트만큼이나 영구적일 수 있어요. 콘크리트는 몇 백 년을 견디는 대신 손상되기 쉽고 보수가 어렵죠. 그러나 종이 튜브는 손상되면 쉽게 새것으로 교체할 수 있어요. 그리고 쉽게 손상되지도 않죠.

건물의 수명은 자재와는 무관합니다. 얼마나 잘 보호하느냐, 얼마나 애정을 쏟느냐와 관계가 있습니다.”
거대한 모자, 퐁피두 센터 메츠
거대한 모자, 퐁피두 센터 메츠 
반은 페이퍼 튜브로 지은 건물의 특이한 생김새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자신의 새로운 퐁피두 센터 메츠를 사랑해주기를, 그리고 건물 또한 그런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메츠 시가 퐁피두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선택된 건 이곳이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벨기에와 네덜란드 사이에 있어 유럽 전역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반은 ‘모자’ 설계로 건물의 사면을 개방하여 이러한 포부를 가능케 했다. “건물은 각기 다른 국가를 향해 열려 있을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개방된 구조로 지어졌습니다. 다른 박물관 건물들처럼 예술 애호가들만이 선호할 전형적인 정방형 건물로 짓기는 싫었거든요.

대신 모든 사람들, 심지어 미술관을 단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라도 하나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설사 미술을 감상하러 오는 방문객이 아니라도 1만 평방미터라는 면적을 자랑하는 퐁피두 센터 메츠의 빛나는 심장부를 보면 넋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거대한 공간을 유유히 거닐던 반은 세 개의 거대한 ‘갤러리 튜브’를 어떤 각도에서 봐도 모자 끝처럼 보이도록 하나의 꼭짓점으로 연결할 계획을 세웠다.

갤러리 튜브는 높이가 77미터(파리의 퐁피두 센터가 문을 연 1977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에 달하는 첨탑에 의해 하나로 연결되었다. 각 직사각형 튜브의 길이는 80미터로 최적의 유연성을 위해 내부 벽은 만들지 않았다.
각 갤러리 끝에 마련될 그림이 그려진 윈도는 도시가 뿜어내는 빛을 독특하게 흡수해서 보여줄 것이다. 맨 꼭대기에 있는 창문은 메츠의 정교한 고딕 성당을 보여주고, 가운데 창문은 파리로 들어가는 새로운 TGV 라인이 드러워진 중앙 기차역을, 그리고 맨 아래쪽 창문은 건물을 둘러싼 정원의 아름다운 미술품들을 보여주게 된다.   

퐁피두 센터 메츠를 비롯해 반은 여러 가지 프로젝트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게이오 대학의 건축 연구소를 운영하기 때문에 한 달에 두 번은 도쿄로 돌아간다.
제자들이 스리랑카에 짓고 있는 페이퍼 튜브 하우스의 감독을 비롯한 수많은 프로젝트를 디렉팅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처드 로저나 렌조 피아노처럼 유명해진 후에도 시게루 반은 이 아슬아슬한 구조물을 고집할까? 카메라에 익숙지 않은 이 건축가가 그 유명세를 견딜 수 있을까?
“아니요”라고 그는 잘라 말한다.
“하지만 제가 기존의 퐁피두 센터처럼 큰 건물을 지을 수 있었으니 저는 그것만으로 만족할 겁니다.”
퐁피두 메츠는 2009년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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