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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새로운 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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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gelica 댓글 0건 조회 1,682회 작성일 12-02-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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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새로운 현대미술관
 
뉴뮤지엄, 아방가르드 예술의 보금자리
 
90년대까지만 해도 수많은 갤러리들이 미술계의 뉴 페이스를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바워리(Bowery) 지역은 어느새 어두운 유흥가의 거리가 되어버렸다. 맨해튼 중심가에 포진한 상업화랑과 거대 미술관들의 예술 비즈니스에 대항하여 아방가르드 미술을 펼쳐 나가기에 뉴욕이라는 땅도 그리 녹록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새로운 예술의 흐름을 논하던 뉴 뮤지엄의 생각은 좀 달랐다. 브로드웨이에서 바워리로 장소를 옮겨 거대한 미술관을 개관함으로써 새로운 미술의 흐름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뉴 뮤지엄은 뉴욕에서 현대미술이 폭발적으로 꽃피던 1977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의 큐레이터였던 마르시아 터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뉴욕이라는 도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의 생산지에 불과할 뿐 현대미술에 대한 어떠한 방향성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그녀는 참신한 작가들의 쇼케이스인 동시에 그들과 함께 배우고 교류하는 장소를 꿈꾸며 뉴 뮤지엄을 개관했다.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 뉴욕 예술계의 중요한 장소로 인정받으면서 수많은 단체들로부터 많은 기부와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으며, 당시 뉴욕 아방가르드 예술의 중심지인 소호지역 브로드웨이 거리에 터를 잡게 된다.
 
독특한 큐레이팅과 실험적인 아이디어로 당대를 풍미했던 뉴 뮤지엄은 마르시아 터커에 이어 1999년 리사 필립이 디렉터로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1층의 홀을 공공 공간으로 바꾸어 관객과의 거리를 좁혔고, 여기에 ‘미디어Z 라운지’를 설치하여 현대미술에 디지털 및 미디어아트 영역을 끌어들인 것이다. 한 가지 더 그녀의 굵직한 발자취를 들라면 뉴 뮤지엄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그녀가 선택한 장소는 바워리 지역. 극도로 상업적인 미국 예술 시장에 대한 반발과 새로운 예술가의 발굴을 위해 메인 스트림에서 벗어나 맨해튼의 다운타운 지역으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의 중심지가 되고자 했던 초기 뉴 뮤지엄의 신념을 반영하듯 5년여에 걸친 이 프로젝트에는 일본의 건축가 그룹인 ‘사나 (SANAA) ’가 참여하여 창조적 감성을 펼쳐놓았다. 2007년 12월 1일, 뉴 뮤지엄은 창립 30주년 행사를 겸해 새로운 미술관을 활짝 열었다.
 
새로운 예술을 담은 흰색상자
 
‘사나’라는 이름으로 함께 일하는 카즈요 세지마와 류에 니시자와는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일본 건축가의 대표 주자다. 도쿄 오모테산도에 있는 크리스찬 디올 빌딩의 눈부시게 투명한 공간을 떠올린다면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기가 쉬울 것이다. 공동 주택과 아파트 등 주택 프로젝트에서 두각을 보인 이들은 이후 카나자와의 ‘21세기 미술관(이 건물을 보기 위해 카나자와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했다고 한다)’으로 미술관 프로젝트에 성공적으로 발을 디뎠다. 독일 에센의 촐베라인 디자인 학교와 미국 오하이오주의 톨레도 뮤지엄 유리 파빌리온, 스페인 발렌시아가 예술협회 등 다양한 미술관 프로젝트에 도전하여 좋은 성과를 거뒀으며, 최근에는 루브르박물관의 분관인 프랑스 랑스 (Lens)의 루브르 프로젝트에 당선되기도 했다. 2002년부터 추진된 뉴욕 뉴 뮤지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으로써 미니멀리즘과 디테일리즘이 결합한 그들의 건축미학에 세계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니혼여대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건축가 토요 이토와 함께 일을 시작한 카즈요 세지마는 1987년 독립한 후 1995년부터 류에 니시자와와 함께 ‘사나’라는 팀을 결성,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투명하고 가벼운 소재와 미니멀한 구조의 독특한 디자인 세계를 가진 카즈요 세지마와 류에 니시자와는 그 공간 속에서 모던하고 차가운 미니멀리즘이 아닌 따스하고 우아한 빛의 공간을 빚어낸다. 무엇이든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는 유연함. 그들이 만들어내는 순백의 공간은 무엇을 채워도 아름답게 어울릴 것만 같은 유연함이 살아 있다.
 
“편견 없이 이질적인 것들을 받아들이는 공간이라는 점이 바워리 지역과 뉴 뮤지엄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고 건축가들은 말한다. 뉴 뮤지엄은 ‘새로운 예술의 인큐베이터’라는 소명에 따라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받아들이고 이를 키우며 알리는 장소다. 무엇이 미술관을 이루는가? 그것은 덩어리진 건축물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예술의 흔적들이다. 예술 작품의 독특함이 더욱 부각될 수 있도록 성격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는 투명한 공간을 연출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면적과 높이가 다른 6개의 사각형 박스는 그 자체가 하나의 갤러리이자 아트센터가 된다. 미묘하게 다른 공간은 높이와 너비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장르의 전시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이음새도 기둥도 없는 이 건물은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광목의 캔버스처럼 생생하게 구조를 노출한 채 흰색의 빛을 반사하고 있다.
 
건물의 외부는 알루미늄 메시로 피막을 입혔다. 공간의 개방성을 극대화하고 구조가 그대로 드러날 것처럼 보이는 건물의 외부는 알루미늄 스킨이 만들어내는 시머링 효과로 오묘한 효과를 자아낸다. 큐브형 박스가 서로 비껴난 부분은 천창을 두었다. 실내로 자연광을 들이고 밤에는 반대로 실내의 불빛이 외부로 흘러나감으로써 건축물의 특성이 더욱 부각된다.
 
‘非’기념적인 전시, 실험적인 예술의 현장

메인 홀 위에 놓인 6개의 박스 안에는 세 개의 전시실과 예술교육센터, 사무실, 그리고 천창과 테라스가 있는 멀티 스페이스인 스카이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출입구의 내부 역시 뚜렷한 형태감이 없는 메탈 메시로 아트숍을 구성하였고, 이는 건물 외부의 느낌을 내부까지 끌어들인 효과를 준다. 공간의 형태가 각기 다른 전시실을 이어주는 비상계단은 좁고 길게 구성되어 공간의 깊이감을 한층 높여준다.
 
거친 황무지 같은 바워리에 당당하게 들어선 뉴 뮤지엄은 개관전인 <Unmonumental>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다. 고풍스럽고 스타일리시한 장식을 떼어버린 미니멀한 공간에서 전통적인 서구예술의 도상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설치작품을 바라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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