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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 스파이스 바자_향기로 기억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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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726회 작성일 10-10-07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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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 구별하며 시장을 돌다
우리가 어떤 장소를 기억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하곤 한다. 대부분 멋진 경치나 특이한 볼거리, 혹은 맛있었던 음식, 인상적인 만 남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향기다. 냄새 혹은 향기의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된다. 그리고 그 기억은 꽤 독특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 어느 마을을 갈 때마다 거기에는 저마다의 특이한 냄새가 있기 마련이고 이는 그 장소를 특별하게 만들어주곤 한다. 터키에 가면 역시 터키의 냄새가 있는데, 이스탄불 스파이스 바자(Spice Bazaar)에서 그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다.
이집트 바자로 불리기도 하는 스파이스 바자는 1663년에 당시 중개무역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탈리아 제노바인들과 베네치아인들이 처음으로 만든 시장. 그들은 약용식물이나 향수를 팔기 위해 이 시장을 만들었으니 동양과 서양의 교차로에 있는 이스탄불의 지리적 이점을 잘 활용한 좋은 예라고 하겠다. 이제는 시장의 품목이 다양해져서 향신료 외에 도 보석류, 가죽 제품, 도자기, 육류나 차, 건과류를 비롯한 여러 먹을거리 등 많은 것들을 팔지만 그럼에도 스파이스 바자의 독특한 분위기는 여전히 잘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스탄불 시내의 뉴 모스크(New Mosque) 근처에 있는 스파이스 바자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로 모스크 쪽에서 가는 것이 찾기 쉽다. 여기에도 입구에는 시장이 세워진 시기를 표시해 주는 동판이 붙어 있어 그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우선 굉장히 높은 천장이 뻥 뚫린 느낌을 준다. 하지만 아래쪽은 그 명성에 어울리게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물론 이스탄불 사람들도 있겠지만 시장은 관광객들이 단체로 오는 관광 코스의 일부이기도 하며, 개인적으로 알고 찾아오는 외국인들도 많아서 참 북적인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왁자지껄한 시장에서 강한 냄새가 나고 있으니, 바로 터키 음식에 들어가는 각종 향신료 냄새. 터키에 도착해서부터 은근히 코끝에 감돌던 그 향을 여기서 찾는다. 물론 시장의 냄새에는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섞여 있지만 그 바탕은 여러 향신료들이라 하겠다. 그 냄새를 하나하나 구별해나가는 것도 스파이스 바자를 둘러보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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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jpg 시식 권하는 인심과 가격표시제로 관광객 끌어들여
입구에서 조금씩 들어가니 정말 다양한 것들을 팔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시장에 뭐가 이렇게 다양한지 놀라울 정도다. 그 중에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이 로쿰(Lokum)이라 불리는 터키의 과자들. 이는 터키식 젤리라고 보면 되는데 색깔이 아주 다양하고 안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여러 가지다. 인심 좋게 사람들에게 먹어볼 것을 권하는데, 한번 먹어보니 달콤한 맛이 그만이다. 어떤 과자들은 손님들 앞에서 큰 칼로 썩썩 썰어서 주기도 하는지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터키의 대표적인 음식인 케밥을 이렇게 썰더니 과자까지 썰어주는구나 하는 생각에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역시 스파이스 바자의 명맥을 잇는 향신료들도 빼놓을 수 없다. 밝고 따뜻한 조명으로 한껏 식욕을 돋우는 가게에는 온갖 종류의 고추나 후추, 사프란 같은 향신료들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차, 허브 등이 진한 향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단지 가게 안에서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터키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든다고 한다면 조금 과장일까. 그런데 스파이스 바자의 특징 중 하나로 가격표시제를 들 수 있다. 이스탄불만 해도 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시장들이 있어서 관광객 입장에서는 쇼핑을 하면서도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 수도 있는데, 1406.jpg 여기서는 그런 걱정을 덜어버릴 수 있겠다. 스파이스 바자의 가격을 보고 다른 시장과 비교해 보고 산다면 충분히 경제적인 쇼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친절한 ‘터키 커피 만드는 법’
바자 안에는 특히 먹을거리가 많은데 어떤 가게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나게 큰 햄이나 소시지가 있는가 하면 각종 견과류들도 당당 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터키 특유의 커피를 만드는 주전자격인 제즈베(Cezve)와 앙증맞은 컵들이 있고 정교한 문양의 도자기들도 인상적이다. 별천지 같은 시장을 나오니 밖에는 또 다른 시장이 이어진다.
스파이스 바자가 사람들을 유혹하는 화려함이 특징이라면 바깥은 다분히 서민적이다. 이곳에는 치즈를 파는 가게가 있는가 하면 어물전도 있다. 시장 바로 앞이 바다인지라 왠지 싱싱한 생선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 가게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기에 자세히 보니 커피원두를 갈아서 파는 가게다. 종이봉투나 깡통에 가루를 담아 파는데, 친절하게 외국인에게는 ‘터키 커피만드는 방법’을 적은 작은 종이까지 준다. 나중에 집에 가서 진한 터키 커피를 끓여 마실 생각에 벌써 기분이 들떠오는데, 커피 향처럼 향긋한 이스탄불의 저녁이 서서히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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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이스탄불 아타투르크(Ataturk) 국제공항에서 내린후 전차를 타고 뉴 모스크가 있는 항구 앞에 내리면 스파이스 바자(혹은 이집트 바자)에 쉽게 갈 수 있다. 스파이스 바자 외에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그랜드 바자(grand bazaar)가 근처에 있다. 세계 3대 요리에 들어가기도 하는 터키 요리는 맛있는 것들이 많고, 대표적인 음식 케밥은 종류만도 300가지가 넘는다. 식사와 숙박은 관광지에서 약간 벗어난 악사라이(Aksarai) 지구에서 해결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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