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강이 문화를 만날 때_영국 템스강과 미국 워터플레이스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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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708회 작성일 10-10-09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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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건설 붐 문화 공간 조성으로 이어져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여인들이 냇가에서 목욕을 하고 그네를 타는 신윤복의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수변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가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한때 운송산업의 흥망에 따라 큰 발전을 이루다 사람들이 발길이 뚝 끊긴 곳이 있다. 강에 문화의 손길이 닿아 도시가 다시 활기를 띠고, 관광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두 곳을 만나보자.
먼저 영국의 수도 런던으로 가보자. ‘런던’ 하면 빨간 이층버스와 빙글빙글 돌아가는 런던 아이(London Eye), 검은 털모자를 쓴 근위병이 떠오를 것이다. 또 템스 강변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강이 주는 편안함과 다리가 열리는 타워브리지, 역사 깊은 빅벤과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의 매력에 흠뻑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도시 런던의 모습은 의외로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1960년대 중반 컨테이너가 개발되기 전까지 100여 년간 런던은 번창한 항구도시였다. 전 세계의 상품들이 템스 강을 통해 다른 도시로 운반되었다. 그러나 대형 선박을 들일 수 없던 런던 선착장의 쇠락 이후, 1930년대 5만 명이었던 지역 인구가 1970년대에는 4천 명까지 떨어졌다. 1970년대에는 부동산 열풍도 불어왔다. 2차 세계대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템스 강변이 도시 건설 붐의 최적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주민을 위한 주택이나 시민공원 등 문화 공간을 만들자고 제안한 단체인 ‘코인 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의 노력으로 1986년 런던광역시의회(GLC)에서 땅을 사들이게 되었다.
이후 1990년 런던관광위원회에서는 ‘템스 강은 런던을 되살리기 위한 가장 가치 있는 재산’이라고 공표하기에 이른다. 급기야 1997년에 템스 강 위에서는 줄타기 행사가 열렸고, 이듬해인 1998년에는 제1회 템스 강 축제(the Mayor’s Thames Festival)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그 뒤 10년간 축제는 놀라운 발전을 거듭해왔다.

버려졌던 강, 문화로 활력 되찾아
사람들은 테이트 모던 갤러리 앞에 마련된 탱고 스테이지에서 춤을 추고, 런던의 랜드마크인 런던 아이 앞에서 ‘Transe Express’라는 야간공연이 펼쳐진 모습이다. 런던아이 내에 있는 매달리는 설치물 안에서는 예술가들이 벨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한다.
이와 같이 창의적인 축제 아이템은 템스 강 축제 감독인 에이드리언 에반스(Adrian Evans)의 지휘 아래 탄생했다. 그는 템스 강의 다리가 그저 건축물이 아니라 문화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무엇보다 축제를 찾은 사람들이 관람자가 아닌 참여자로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강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문화와 만날 때 그 지역은 활기를 띠고, 지역주민들은 템스 강에서 에너지를 충전한다.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어우러진 수변 공간 워터플레이스 파크
다음은 영국의 지배에서 가장 먼저 독립을 선포한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 로드아일랜드 이야기다. 로드아일랜드 주의 프로비던스(Providence) 시에는 북쪽과 동쪽에서 흘러드는 두 물줄기가 만나 강을 형성하는 지점에 워터플레이스 파크가 있다. 이곳은 현재 서울에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청계천의 복원 모델로 알려져 있다. 과거 이곳은 수송과 운반을 위한 기찻길이었는데 철도가 쓸모가 없어지면서 지역도 점차 생기를 잃어갔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철도를 외곽으로 옮기고 콘크리트를 걷어내 하천을 살려냈다. 강 주변에 산책로를 조성하고 중앙역과 쇼핑센터, 호텔 등이 들어서면서 힘을 잃어가던 두 강은 편리한 주변 인프라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워터플레이스 파크에서는 매주 클래식, 재즈, 댄스 강습 등 무료 문화행사가 열린다. 특히 여름철 토요일 밤에는 워터파이어(Waterfire)라 불리는 불꽃축제가 열린다. 워터파이어란 워터플레이스 가운데에 쇠로 만든 화로를 배치하고 그 안에 불을 지피는 것을 말한다. 강변 산책로에는 음악이 흐르며 사람들은 이 산책로를 따라 행사를 관람한다. 현재 프로비던스 시의 예술문화분과에서는 매년 워터플레이스 파크에서의 공연계획을 잡고 여름철을 중심으로 음악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 밖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또 로드아일랜드 사람들이 문화유산의 보존에 많은 투자를 한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로드아일랜드 도심에는 현대적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수십 층짜리 대형 빌딩과 호텔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 건물들은 300년 이상 된 교회와 미술관 등과 공존한다. 이곳을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식민지 시절의 건축, 연방 편입 이후의 건축, 그리스 양식과 빅토리아 양식을 되살린 건축 등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베너핏 스트리트(Benefit Street)에는 미국에서 식민지시대의 건물들이 가장 밀집해 있다. 미국 전역에서 사적지로 등록된 건물 중 20%가 있는 프로비던스에서는 매년 고가(古家)축제(The Annual Festival of Historic Houses)가 열린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평화로운 워터플레이스 파크.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편리한 시설과 수변 공간에 어울리는 예술 프로그램, 자발적인 문화활동을 펼치는 워터플레이스 파크는 지역주민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쇠퇴한 과거의 수변 공간이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점에서 두 사례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수변 문화 공간이 삶의 질 만족에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머니의 양수에서 온 인간이 지니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문화는 이제 인간과 떨어뜨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영국 런던 템스 강 페스티벌 홈페이지
www.thamesfestival.org
. 프로비던스의 문화행사
www.providenceri.com/ArtCultireTou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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