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에는 음악의 향연이 여름밤을 뒤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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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869회 작성일 10-10-1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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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많은 오케스트라들은 콘서트홀의 오프 시즌인 여름이 되면 보다 자유롭고 열려 있는 야외무대로 자리를 옮긴다. 이들은 자신들의 홈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전용 음악당을 만들기도 하며 근처의 널찍한 공원을 자신들의 여름 무대로 활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라비니아 페스티벌과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탱글우드 페스티벌, 클리블랜드 쿠야호가 국립공원에서 여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블러썸 음악 페스티벌,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주관의 사라토가 음악 페스티벌이 있다. 또한 세계 유명 독주자, 실내악단들이 대거 참여하며 음악제 자체만으로도 유명한 콜로라도 덴버의 아스펜 음악제와 비록 페스티벌을 주관하진 않지만 뉴욕 근교에서 다양한 야외음악회를 개최하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또한 미국 여름 음악 페스티벌의 주인공이다. 이러한 페스티벌은 수십 년 동안 한 곳에서 꾸준히 개최되어 명실공이 관광 도시라 불릴 만하다. 유명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에는 여름 두세 달 동안 수십만 명이 모여들고 페스티벌로 인해 지역주민의 경제에 한몫을 크게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러 페스티벌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회만을 즐기기보다 여가생활을 만끽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인들 특유의 자유분방함은 페스티벌에도 잠재되어 있어 음악회와 더불어 피크닉을 즐기는 풍경을 연상시킨다.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 관객들은 무대 앞 잔디밭에서 와인파티를 즐기고 음악회가 시작된 후에도 굳이 티켓 구입을 하지 않고 무대 뒤에서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잔디밭에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과 테이블 위 촛불 하나로 짙은 어둠에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니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까만 하늘 속의 별을 친구 삼아 최고의 음악을 듣는 기분은 여름을 통해 일 년을 살아나가는 또 하나의 힘으로는 충분할 것이다. 더불어 몇몇의 페스티벌은 프로그램 또한 유명 크로스오버와 재즈, 뮤지컬, 민속음악 등을 포함시켜 다양한 관광객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도 한다. 이런 여유 속에 음악이 더해진 모습은 100년이 넘는 미국 페스티벌의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라비니아 페스티벌
시카고에서 한 시간쯤 이동하면 라비니아 공원에 다다를 수 있다. 1904년 지어진 이 공원은 분수대, 야구장, 카지노 극장까지 갖춘 복합놀이공원이었지만 다음 해인 1905년 월터 담로시가 이끄는 뉴욕 심포니 소사이어티(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시작으로 100여년 동안 미국의 여름을 장식한 콘서트 무대로 바뀌어갔다. 이 공원은 1936년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야외연습장으로 선택되며 더 큰 빛을 발하게 되었고 이 해 조지 거슈윈은 〈랩소디 인 블루〉를 직접 연주하기도 했다.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라비니아 페스티벌은 해마다 160회 연주를 펼치고 이를 관람하기 위해 60만 명의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관광객들은 라비니아의 네 무대를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3200석을 수용하는 라비니아의 파빌리온 홀은 주공연이 모두 이루어지는 가건물 형식이지만 야외음악회를 만끽하는 데 충분하다. 1905년 개관했으나 1945년 화재가 난 뒤 재건축한 파빌리온에서 유진 올만디가 첫 무대의 지휘를 맡기도 했다. ‘런(lawn)’이라고 불리는 잔디밭은 사방의 나무들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파빌리온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따라서 티켓 가격은 매우 저렴하며 밤늦게까지 음악과 함께 다른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04년 개관하며 지어진 마틴 극장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재한 연주장이다. 파빌리온의 주 공연이 끝난 후 협연자가 자신의 독주 무대를 마련하는 리사이틀 홀로 850명의 관객들이 입장할 수 있다. 또한 450석의 베넷 골든 홀은 라비니아에서 가장 작은 홀로 가을부터 봄까지 열리는 라이징 스타 시리즈가 열리기도 한다. 라비니아는 특히 유수의 연주자들의 데뷔 무대로 또한 알려져 있다. 1945년 피아니스트 레온 플라이셔는 26세의 레너드 번스타인과 함께 협연하며 데뷔했고 피아니스트 랑랑,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 또한 라비니아에서 데뷔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이유라와 김수빈 등도 라비니아의 무대를 거쳐 갔다. 특히 지난 6월 6일 우리나라 예술의전당 재개관 페스티벌에 초청되었던 랑랑은 에센바흐(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지휘자)와 이 라비니아 페스티벌에서 인연을 맺었다. 1999년 17세의 랑랑은 당시 라비니아 페스티벌 음악감독이었던 에센바흐를 오디션을 통해 감동시켰고 그 후 앙드레 와츠를 대신해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현재 라비니아의 음악감독은 세이지 오자와와 제임스 레바인,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뒤를 이어 제임스 칸런이 맡고 있다. (홈페이지: www.ravinia.org)
잔디밭에서도 음악감상을…
탱글우드 페스티벌
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매년 여름 무대를 메사추세츠의 레녹스로 옮긴다. 탱글우드라는 이름만으로도 숲 속 가득한 풍경을 연상할 수 있는 이 페스티벌은 음악과 자연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명실공이 미국을 대표하는 페스티벌 중 하나이다. 나타니엘 호단은 레녹스에 거주하며 ‘탱글우드 이야기’를 집필했고 에머슨.멜빌.에디스 와론도 역시 이 부근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고 저작에 몰두하기도 했다. 올해로 6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페스티벌은 매년 클래식은 물론이고 재즈, 팝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만족시킨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제임스 레바인이 이끄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존 윌리엄스가 이끄는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는 매년 관객들에게 장르에 구분 없는 최고의 음악을 선사하는 주역이다. 특히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1938년 페스티벌이 시작된 이래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1942~1945년을 제외하곤 매년 이곳에서 여름을 보내왔다. 탱글우드에는 창설자이자 첫 음악 감독이었던 쿠세비츠키의 이름을 딴 쿠세비츠키 뮤직 세드라는 야외음악당과 1970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29년 동안 음악감독 자리를 지킨 세이지 오자와 홀이 마련되어 있다. 쿠세비츠키 뮤직 세드는 초창기 천막에서 음악회를 시작했는데 여름마다 몰아치는 폭우와 태풍으로 인해 1988년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축되었다. 이곳에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 아래쪽 객석에 51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잔디밭에도 1만 명이 함께 할 수 있다. 세이지 오자와 홀은 1200석을 갖고 있으며 1994년 일본의 기업들과 미국 내 재단, 부호들이 기금을 마련해 지었다. 눈길을 끌 만한 점은 객석 쪽 벽면을 개방하면 잔디밭에서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야외무대로 탈바꿈한다는 것. 탱글우드가 열리는 기간 내내 보스턴과 지역 방송국에서는 공연 녹음 방송을 하며 때때로 영국의 BBC에서 연주 중계 방송을 하기도 한다.
(홈페이지 : www.bso.org)
미국 콜로라도 주의 수도인 덴버. 그곳에서 비행기로 약 40분가량 로키 산맥을 타고 들어가면 광대하고 아름다운 산골짜기 아스펜에 다다른다. 아스펜은 비록 인구 5500명인 작은 도시이지만 미국 내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지역으로 1999년 미국의 전 클린턴 대통령이 정치 자금을 모으기 위해 찾아올 정도로 재벌들과 유명 인사들의 별장이 즐비하다. 봄에는 하이킹 족으로, 여름에는 미국 음악계의 자존심이라고까지 불리는 아스펜 페스티벌의 참가자로, 가을에는 단풍을 즐기기 위한 관광객으로, 겨울이면 세계 최고의 스키 리조트로 꼽히는 이곳에는 일 년 열두 달 내내 사람들이 붐빈다. 따라서 이곳에선 관광으로 인한 경제적 수입이 가장 크며, 스키와 음악에 대한 내용이 가장 큰 화두이다.
정신적, 예술적 회복을 이루는
아스펜 페스티벌
앞서 언급했던 두 페스티벌이 오케스트라의 여름 시즌의 필요성 때문에 창설되었다면 이곳은 예술적 사명감으로 창설되었다고 불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시카고 출시의 사업가 월터 페프케는 1949년 여름 ‘국제괴테집회와 음악제’라는 부제 아래 당시 세계 여러 분야의 인사들을 아스펜에 3주간 초대했다. 1949년 당시 이미 폐광된 분위기의 아스펜이었지만 로키 산맥의 절경은 문화인들의 정신세계를 고무시키기에 충분했으며 그곳에서의 시간만큼은 음악회를 찾고 미술을 배우는 시간에 할애되었다. 이러한 모임은 60년 가까이 이어오며 아스펜 페스티벌과 음악학교, 아스펜 스키 회사, 페프케 국제디자인협의회, 아스펜 인간학연구원 등으로 발전되어 초창기의 근본 목적이었던 ‘삶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예술적, 정신적인 회복을 이룬다’의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고 있다. 아스펜 페스티벌에는 2050석 규모의 베네딕트 뮤직텐트와 500석 해리스홀, 489석의 빅토리안오페라하우스에서 매일 밤 음악회가 열리고 도시의 여러 곳에서 크고 작은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대부분의 야외음악회와 이벤트는 무료이며, 콘서트홀의 관람 요금은 57달러를 넘지 않는다. 특히 한국 학생이 많이 참여하는 아스펜 페스티벌과 음악학교는 200회 이상의 음악회와 강의, 워크숍, 마스터 클래스와 개인레슨이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9주간 끊임없이 열린다. 올해 또한 56회를 맞아 아스펜 페스티벌은 ‘자화상’이란 주제 아래 아스펜의 특징으로 꼽히는 미니 페스티벌을 열고 있으며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펠츠만, 조너선 비스, 레온 플라이셔 등의 연주자들이 페스티벌을 빛내고 있다.
(홈페이지 : www.aspenmusicfestiv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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