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장의 박물관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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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427회 작성일 10-10-0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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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버라이어티 쇼를 보다
중부 유럽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원이었다가 20세기 말 독립하고 상당한 수준의 경제 발전을 이룩한 나라다. 그전에는 600여 년간 오스트리아에 속했던 곳이라 특히 전원 풍경에서 오스트리아의 색채가 많이 드러난다. 슬로베니아는 많은 관광자원도 가지고 있어 특히 인근의 이탈리아, 독일 등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기도 한다. 이런 현상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관광 경비가 큰 요인이 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수도로 정해진 류블랴나(Ljubljana)에는 아름다운 관광명소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데 재래시장도 이에 당당히 한몫한다. 류블랴나 시장의 특색이라면 무엇보다 다양한 형태의 시장이 있어 마치 한 편의 버라이어티 쇼를 보는 것 같다는 데 있다.
먼저 바로크풍의 오래된 건축물과 아르누보 양식의 집들이 멋진 구시가지로 가본다. 작은 강을 가로질러 백색의 아름다운 다리 세 개(Tromostovje)가 바로 붙어 있고 그 옆에 플레츠닉시장이 있다. 시장은 건축가 요제 플레츠닉이 만든 곳으로 근사한 기둥이 있는 긴 복도가 특징인 건물이다. 기둥의 양옆은 그대로 트여서 시가지와 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구조다. 그래서 시장이 있는 복도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멋진 산보가 된다. 류블랴나의 관광 중심지에 있는 이곳은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시장에는 그림, 그릇과 같은 여러 기념품, 꿀과 약초들을 파는데 특히 양초가 많다. 처음에는 조각품으로 알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놓은 여러 색깔과 모양의 양초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복도로 연결된 상점을 따라가다여기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 그리 넓지 않은 광장이 펼쳐진다. 이 광장에도 시장이 들어섰는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이 목재로 만든 좌판들이다. 모두 같은 크기와 모양, 색깔로 통일된 좌판들은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자아낸다.
어찌된 일인지 대낮인데도 아직 많은 좌판들이 비어 있는데, 간간이 있는 물건들을 보면 직물과 농산품, 약간 큰 수공예품들이 주종을 이루는 듯하다. 시장 뒤쪽으로는 산이 있고 그 위의 성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궤도도 보여서 주변 경관도 훌륭한 편이다. 그리고 이 시장 왼쪽으로 플레츠닉시장의 기둥이 연장된 것으로 보이는 기둥들이 줄 지어 서 있는 곳에 또 다른 시장이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여기는 플레츠닉시장과 달리 기둥 뒤에 상점들이 들어선 상점가다. 이 상점들은 주로 레스토랑이나 카페, 정육점 따위다. 마침 출출해 한 레스토랑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재미있게도 안쪽의 상점들은 복도로 쭉 이어져 있다. 흰색으로 칠한 상점들은 언뜻 옛 사회주의국가에서 배급품을 나누어주던 가게 같은 느낌도 든다. 그중에서 내가 들어간 한 작은 레스토랑은 강이 보이는 창가의 벽에 좁고 긴 테이블을 놓아두고 거기에 앉아서 식사를 하게 되어 있다. 메뉴는 그리 고급스럽지 않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에 음식 맛이 더 좋아지는 기분이 든다.
류블랴나의 중요한 관광상품은 시장벌써 세 개의 시장을 보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류블랴나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이 남아 있는데, 이곳 역시 광장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그런데 그곳으로 가기 전에 또 하나의 작은 시장을 만났다. 골목에 있어 언뜻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류블랴나성당 근처에 그리 많지 않은 좌판들이 늘어서서 꽃을 팔고 있다.



이렇게 많은 시장이 밀집한 데는 이곳이 인구 3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도시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류블랴나는 아주 다양한 재래시장을 잘 개발해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재래시장을 가장 중요한 관광상품으로 만든 것처럼 보인다.
이제 류블랴나의 가장 큰 재래시장에 도착했다. 이 시장의 좌판에서는 주로 과일과 채소 등 먹을거리를 팔고, 길가의 가게들은 옷이며 가방, 신발 따위를 판다. 족히 200여 개는 되어 보이는 좌판과 가게들이 들어선 광장에선 우선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먼저 눈길을 끈다. 역시 사람들의 먹을거리를 파는 가장 대중적인 시장에 잘 어울린다. 일반 재래시장답게 정말 다양한 과일과 채소들이 있고 가격도 꽤 저렴한 편이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가게에서 과일을 사서는 시장 한쪽으로 바로 간다. 그곳에는 식수로도 쓰는 작은 수도가 있는데, 사람들은 바로 거기서 과일을 씻어 먹기도 한다. 사실 여행을 하다가 과일을 사고서도 밖에서 마땅히 씻어 먹을 데가 없어서 불편했던 적이 있는데, 이 시장에서는 그런 불편이 말끔히 해소되니 참 좋은 아이디어가 아닌가.
뜻밖의 보물은 시장에 있었다
이로써 류블랴나의 다양한 시장 구경이 끝났다.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은 도시에서 보물을 발견할 기분이랄까. 류블랴나의 시장은 세계의 다른 시장에서 보기 드문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정도라면 그리 크지 않은 한국의 중소도시에서도 한번 시도해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Tip
류블랴나는 슬로베니아의 수도로 국제선 공항이 있고, 인근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육로로 갈 수도 있다. 한편 일요일에는 벼룩시장도 열리니 이때에 맞춰 찾아가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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