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을 넘어라!_백남준 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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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470회 작성일 10-10-0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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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계획이 수립된 지 7여 년 만인 10월 8일, 오랜 침묵을 깨고 백남준아트센터(관장 이영철)가 개관됐다. 이곳에서는 비디오아트를 무조건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들에게,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느낀 만큼 알게 된다는 배움을 준다.
먼저 물리적인 공간을 산책한다. 외부 면 전면에 덮인 유리 파사드가 시선을 압도한다. 2003년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독일인 키르스텐 셰멜(Kirsten Schmel, 마리나 스탄코빅 공동설계)의 ‘매트릭스(the Matrix)’라는 작품을 기반으로 건설됐다. 지난 10월에는 2008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 분야 사회·공공부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전시실·교육실·다목적실·카페테리아 등으로 구성되었지만, 특별히 공간을 기능별로 구분 짓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아트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 67점, 사진 및 기록 자료 200점, 영상자료 2,200점, 도서 1,500권 등 백남준이 직접 말한 대로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트센터와 이어지는 산책로는 자연과 예술, 건축이 어우러짐으로써 이루어내는 문화 매개공간의 역할을 충분히 보여준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미디어아트로의 산책이 이어지는데, 백남준의 작품과 작품의 전시에 다시 한번 압도당한다. 비디오 혹은 미디어아트의 전문기관이라는 매체 중심의 미술관을 넘어 자발성, 창조성, 혁신성의 정신 아래 여러 민족, 인종, 계급, 국가, 성, 문화 그리고 전통과 현대 사이의 위계와 차별에 저항하는 매개공간(Mediated Space)을 형성하고 있다. 매개공간이란 단일한 내러티브를 거부하고 전 지구적 차원에서 타자성을 내포하는 실험 공간을 말하며, 국내와 국제, 내부와 외부, 예술과 사회 사이에 활발한 교차가 이뤄지는 역동적인 스테이션을 지칭한다. 즉 백남준아트센터는 예술, 테크놀로지, 인문학의 실험적 융합 및 교육을 사회 속으로 확장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개입 및 연결을 위한 특수한 목적에 부합하는 국제아트센터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는 처음으로 외국인 수석 큐레이터를 영입(토비아스 버거, 독일), 전시실, 비디오 아카이브, 멀티포퍼즈홀 등의 공간공간마다 백남준이 흘러넘친다.백남준아트센터는 현재 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백남준 비디오 자료뿐만 아니라 향후 백남준이 독일 체류 기간인 1960~70년대 작품이 확보되면 명실상부한 백남준 및 미디어 연구의 허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아트센터에서는 백남준 및 미디어 연구는 물론 국제 큐레이터 양성, 국제세미나, 초청 워크숍, 강연 등을 진행하고 온오프라인 저널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NOW JUMP’백남준아트센터 개관을 기념하는 페스티벌 주제이다. 이솝 우화 ‘Hic Rhodus, hic saltus!에서 차용한 제목으로, 백남준아트센터가 추구하는 예술적 실천과 백남준을 넘어서는 미래 예술로의 도약을 담고 있다. 즉 백남준의 작업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페스티벌은 기차나 버스가 멈추고 떠나는 스테이션이라는 개념하에 방송국, 연구기관, 스튜디오, 지역의 중심지, 거주지, 사회적 지위 등을 의미한다. 이 다섯 가지 스테이션은 전시, 퍼포먼스, 담론 생산의 플랫폼, 백남준 예술상 등으로 구성된다. 내년 2월 5일까지 이어지는 ‘NOW JUMP’는 아트센터만의 축제에서 한정되지 않고 아트센터 주변에 위치한 신갈고등학교 체육관, 지앤 아트 스페이스 등과 함께한다. 또한 바로 옆에 경기도박물관이 위치하고 있고 앞으로 어린이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한나절을 제대로 문화인프라 속에서 지낼 수 있게 된다. 한편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착한’(?) 관람 시간이다. 우리도 퇴근을 하고 여유 있게 미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예술계는 비디오아트 이후의 예술은 어떤 모습일까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이러한 논의에 백남준아트센터가 매개가 되어 새로운 매체가 창조되고 백남준을 넘어서는 미래의 예술로 도약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여기가 로도스 섬이다, 지금 뛰어라!”
(Hic Rhodus, hic saltus!)
그리고 백남준은 말한다.
“내일,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
문의 www.njpart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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