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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통한 우정' 문화 올림픽 이끌다_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중국 초청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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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335회 작성일 10-10-0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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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뜬 진주’ 국가대극원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문화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은 실상 올림픽 개막식 훨씬 이전부터 엿보인다. 2007년 9월, 공사 6년 만에 베이징 톈안먼 (天安門) 광장 주변에 새롭게 들어선 ‘국가대극원’(National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이 대표적인 예다. 국가대극원은 2007년 12월, 정식 개막 공연 시즌과 함께 오페라하우스(2,398석), 콘서트홀(2,019석), 드라마센터(1,035석) 이렇게 3개의 첨단 공연장 시설을 갖춘 초현대식 복합 예술센터로 그 위용을 드러내자마자 중국의 문화적 자존심을 상징하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멀리에서 보면 마치 ‘물 위에 뜬 진주’ 같이 보이는 이 건물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옛 중국인의 믿음을 바탕으로 설계한 반구형 본체 건물과 그 주변을 3만5,500m2의 인공호수가 둘러싼 독특한 형태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그 때문에 건물 내 요소요소 또한 특이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공연장으로서는 물론 새로운 관광명소로서도 각광받는다. 그중에서도 투명 유리로 덮인 천장 위로 호수 물살이 비치는 극장 입구 통로는 마치 해저터널을 통과하는 듯한 신비로움을 준다. 쯔진청(紫禁城)의 고풍스러운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축하연을 열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는 대극원만이 가진 특별한 매력이다. 이 밖에도 2만여 개의 티타늄판과 1,200여 개의유리판으로 덮인 건물 외양은 현대적인 건축미를 더할 뿐 아니라 야간에는 오색 조명등이 켜지며 도시 미관을 돋보이게 한다. 올림픽 기간에도 올림픽을 상징하는 여섯 가지 색상의 화려한 조명이 장관을 연출하여 베이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입지를 탄탄히 했다.
국가대극원에서는 현재,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전 세계의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는 올림픽 기념 공연 축제가 한창이다. ‘國家大劇院奧運演出季’ 즉 ‘국가대극원 올림픽 기념 기획공연 시즌’(The Olympic Performance Season of the National Centre for the Performing Arts)을 계획하고 4월 15일부터 9월 21일까지 장장 5개월에 걸친 올림픽 문화축전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한국 예술가로는 올림픽 기간인 8월 11일, 콘서트홀에서 올림픽 축하 특별 프로그램 ‘조화로운 세계, 베이징 릴레이 콘서트’에 초청받은 소프라노 조수미의 독창회 무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국가대극원의 올림픽 기념 기획공연 시리즈에 공식 초청된 한국 예술단체로는 전통예술 분야에서 국립국악원 연주단, 클래식 음악 부문에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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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7월 3일과 4일 이틀 동안 국가대극원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행정과 기획 담당자로서 국가대극원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올림픽 기념 공연예술축제를 통해 중국 사회에 고급 예술을 보급하고 국제 예술 교류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려는 중국 문화계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기회가 되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서울시(서울문화재단)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 서울이라는 도시 이름을 내건 국제 규모의 실내악 축제를 뿌리내리고자 시작되었다. 지난 2006년 ‘음악을 통한 우정’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현재 예술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을 주축으로 창립했다.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국내에서 보기 드믄 실내악축제로 정착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중국에서 해외공연을 하게 되었다.
중국을 그 첫 해외공연 장소로 택한 것은 베이징 올림픽이라는 지구촌 축제에 의미를 두는 한편, 같은 아시아권에 있는 중국 음악가들과 합동공연 같은 긴밀한 교류 기회를 마련해 국제 음악 행사로 발전시켜나가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1903.jpg 문화공간 조성해 일반시민 문화 욕구 높여
국가대극원의 2008 올림픽 기념 기획공연 시리즈에서는 중국 국내와 외국에서 총 135개 작품이 초청되어 160일 동안 모두 279차례 공연된다. 오페라?발레?현대무용?음악?연극 그리고 중국 전통 경극 등 여러 예술 장르가 고르게 편성되어 있다. 중국 국내 작품 52%, 해외 초청작 48% 비율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파리 국립오페라발레, 영국 로열발레, 이집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스칼라 밀라노 심포니 오케스트라, 알반 베르그 4중주단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 테너 호세 카레라스,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 중국 피아니스트 윤디 리와 랑랑 등 세계 정상급 예술단체와 아티스트들이 대거 포함돼 내용과 구성 면에서 방대하고 호화롭기 그지없다.
특히 25일간 열린 ‘중국 교향악의 봄 시리즈’(The Spring of Symphony in China)는 중국의 현대 예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 총망라되어 중국인의 폭넓은 예술적 관심과 창작 열기를 반영했다. 북한 피바다 가극단의 뮤지컬 <꽃 파는 처녀>가 오페라하우스의 올림픽 시즌 개막공연의 문을 여는가 싶더니, 저명한 중국의 전통 경극 레퍼토리를 비롯한 대극원 자체 제작 오페라 <나비부인>, 무용극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외에 전통극인 경극과 곤극을 현대화한 작품들과 현대 연극?무용?어린이 창작 연극축제 시즌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교향악 축제에 견줄 수 있는 중국 전국의 오케스트라단이 총출동한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국가대극원의 개관으로 고급 공연예술을 보고 싶어 하는 일반 시민의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유료 입장권을 구매한 청중으로 거의 매일 저녁 공연장이 만석을 이룬다. 이것은 대극원 마ㅈ케팅 담당자들도 미처 예상치 못한 놀라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중국 관객도 좋은 공연에 기꺼이 주머니를 여는 고급 소비자 대열에 합류한 것일까? 영국 로열발레단,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같은 해외 유명 공연단체의 공연은 최고급 좌석 티켓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최고 13만~15만 원(880~980위안), 중국 국내 작품은 5만~6만 원(280~380위안)에 이른다. 극장 관계자에 따르면 각 공연의 초대석 비율은 전체 좌석의 10%를 넘지 않으며, 청중을 인위적으로 동원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티켓 구매 방법은 인터넷 예매가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서양의 발레나 오케스트라 등도 인기가 높지만 중국 전통 경극이나 경극을 현대화한 연극공연이 거의 매진을 기록한다고 한다. 7월 3일과 4일, 대극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공연도 이틀 모두 전 좌석이 매진되는 경이로운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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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힘… 문화예술 수준 높여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중국 공연을 처음 계획한 것은 지금부터 꼭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내악이라는 대중성이 약한 장르와 중국 내 인지도가 거의 없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라는 낯선 브랜드를 가지고 과연 관객을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 염려가 컸다. 하지만 우리 음악가들은 이틀 동안 2,000석 규모(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합창석 200여 석을 제외한 1,800여 석)의 공연장을 꽉 채운 청중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연주회를 마칠 수 있었고, 그 광경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관계자로서는 기쁨과 보람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의 성공 요인을 냉정히 분석하자면, 한국의 수준 높은 실내악 공연을 중국 청중에게 선사한 우리 음악가들의 노고와 별개로 음악 외적인 몇몇 흥미로운 요인이 내재함을 발견했다. 첫째, 앞서 말했듯이 국가대극원 개관과 올림픽 시즌이라는 기획의 힘이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올림픽 시즌이라는 특수에 힘입어 베이징 시민들의 고급 예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가히 폭발적인 모습이다.
둘째, 뛰어난 건축물로서 국가대극원에 보이는 지대한 관심이다. 필자가 베이징에 머무르는 닷새 동안 지켜보기에는 국가대극원 자체가 하나의 관광명소로 여겨져 베이징 시민은 물론 전국에서 몰려든 많은 관광객이 공연장 내부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을 목적으로 공연 티켓을 구입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 때문인지 관람 태도가 좋지 않은 관객이 더러 눈에 띄기도 했지만 ‘극장 구경’을 위해 박스오피스에 많은 인파가 문전성시를 이루는 광경은 많은 외국에서 온 방문객에게 또 다른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제공했다.
셋째, 실내악의 장점을 살려 곡목에 따라 한국 음악가와 중국 음악가를 고루 안배해 연주팀을 구성한 점이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 청중의 호감을 얻고 티켓 판매로 이어졌다. 이 중에는 중국 공연에 앞서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2008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무대에 게스트 아티스트로 초청되어 호흡을 맞춘 연주가도 있고, 나머지 음악가들도 한국의 연주가들과 평소 음악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이들이다. ‘음악을 통한 우정’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설립 정신을 실천한 대목이 아닌가 한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연주단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기념 국가대극원 기획공연 시즌에 참가하여 한국의 클래식 음악, 특히 실내악 연주의 높은 수준을 중국 청중에게 확고하게 심어주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과거에 해외 연주가들을 영접만 하던 차원에서 국내 연주가들을 외국 극장의 정규 기획 프로그램에 소개하는 기회를 독자적으로 개척해 해외교류에 자신감을 얻은 점도 큰 수확이었다.
올림픽 기간에 최첨단 예술센터 한쪽에서 올림픽 문화예술축제를 성대하게 치른 중국은 한층 활개를 펴고 전 세계로 그 세를 키워나갈 것이다. 그리고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문화시장이 더욱 열리고 문화예술을 즐기는 중국 사람들의 마음의 문도 더욱 넓어질 것이 분명하다. 세계 여러 나라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 예술 상품이 차지할 자리를 스스로 만들고 찾아가는 더욱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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