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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활성화 주인은 상인이다 제주 동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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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399회 작성일 10-10-0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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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관광의 보고 전통시장
과거에 우리가 물건을 사거나 팔기 위한 장소로는 재래시장이 거의 유일했다. 이른바 이러한 유통과 시장의 역사는 물물교환 시대부터 이어져왔다. 옛 문헌을 보면 삼국시대 이전에도 78개 읍국의 경계나 중립 지역에서 물자를 교환하는 경계시장, 촌락과 촌락을 잇는 길에서 열리는 가로시장, 읍국의 중심지인 성읍 안에 위치한 성읍시장 등 다양한 시장이 있었다.
이러한 역사를 반영하듯 2008년 현재 전국적으로 1,660여 개의 재래시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엄청나게 변해왔다. 이른바 소매 업태의 유형은 할인형 대형 마트, 백화점, 대형 전문점, 쇼핑센터, 편의점, 면세점, 아웃렛·쇼핑몰, 온라인 쇼핑, 홈쇼핑, 방문판매, 카탈로그 소매 등으로 다양해졌다. 특히 이 중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형태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 대형 할인점의 등장이다. 1993년 국내에 처음 문을 연 ‘이마트’ 창동점을 시작으로 1995년에 뉴코아가 회원제 도매 클럽인 ‘킴스클럽’을 탄생시켰다. 그 뒤 1996년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외국 대형 마트들이 국내에 활발히 진출했다. 이런 대형 마트들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가 일반화해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했는데, 2000년부터 3년 동안 전국적으로 해마다 40개 이상의 점포가 문을 열면서 양적으로 확대되었다.
대형 할인점들이 합리적이고 편리한 소비 형태를 제안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면 고급스러운 소비와 엔터테인먼트, 현대적인 문화생활을 섞은 소비 유형에 강한 호소력을 발휘하는 쇼핑몰의 등장은 기존 재래시장을 포함한 소매?유통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꾸어놓았다. 쇼핑, 오락과 문화생활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쇼핑(shopping)이 아닌 몰링(malling) 트렌드를 강조하며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소비층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비추어볼 때 재래시장의 어려움은 1990년대 초반부터 예상되었던 결과였다. 인구 구조의 변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정보기술의 혁신의 속도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 기업들은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소비자들을 파고들었다.
뒤늦게 정부가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나섰고, 그 첫 결실이 2004년 제정된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다.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지적했듯이 기업이 시속 10km로 달리는 자동차라면 법은 시속 1km로 가는 우마차 수준이다. 특별법에 따라 지난 4년 동안 재래시장의 시설 현대화와 경영혁신 사업에 수천억 원의 자금이 투입되 었다. 그러나 결과는 그다지 신통치 않다. 왜냐하면 기본전략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설 현대화와 경영혁신을 꾀하더라도 대기업 유통업체의 발 빠른 대응력에는 못 미치고, 시장의 강점인 고유성과 전통성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재래시장은 전통시장, 즉 문화관광의 보고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관광객이 주민보다 많은 홍콩 스탠리시장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이 정확히 어떤 시장인지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어느 곳이나 재래시장은 각각 나름대로 지역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례를 통해 기존의 재래시장과 구별되는 점을 이해하면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례로 홍콩의 스탠리시장(Stanley Market)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지역주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이 찾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홍콩섬 남쪽의 작은 마을인 스탠리는 주룽반도와 홍콩섬 북부의 번잡함을 싫어했던 유럽과 미국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면서부터 레스토랑이며 카페, 시장이 생겼는데 이는 홍콩에서는 드문 지역이다. 시장 내부의 통로 폭이 3m밖에 되지 않고 시장 규모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지만, 홍콩의 전형적인 시끌벅적한 시장과 확실히 다르다. 눈에 띄는 많은 관광객, 시장 곳곳에 있는 갤러리나 화방, 특산품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 해변을 중심으로 펼쳐진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먹을거리, 살 거리를 중심으로 발달한 다른 시장과 달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함께 있기 때문에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차별화할 수 있다.





제주 동문시장, 재미와 감동을 더하라
제주시 동문시장은 해방 이후 형성되어 지금까지 제주도를 대표하는 재래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주변 중앙로 상점가와 칠성로 상점가, 지하상가 등과 가까워 구도심의 대표 상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방문객의 대부분이 중·장년층 이상의 지역주민이며 이마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고, 빈 점포도 늘어가고 있다. 더욱이 지방자치단체는 도심재생 사업보다 세수입을 쉽게 늘릴 수 있는 도심 외곽 도시개발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나마 있는 구도심권 인구도 빠져나간다.
결국 동문시장은 앞으로 지역주민도 중요하지만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추어 변해야 한다. 올해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수는 58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90%의 국내관광객은 제주로 여행을 와서 항공료와 숙박료를 제외하고 현지에서 1인 기준으로 30여 만 원을 쓰고 10%를 차지하는 외국인은 100여 만 원 정도를 지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관광객이 동문시장을 관광 목적으로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으로 여기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제주도 하면 자연관광지로 인식하지, 문화관광지로 인식하는 경우가 드문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제주도의 문화자원이 빈약하다기보다는 방문객에게 강하게 호소할 수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와 상품이 개발되어 있지 않은 것이 주요 이유다.
그렇다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인식의 대전환과 확산이 필요하다. 앞으로 재래시장은 싸구려 먹을거리와 살 거리 패러다임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이제는 관광객이 어느 지역의 시장이다 하면 그곳이 바로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여길 수 있도록 시장을 혁신해야 한다.
일본의 도호쿠(東北) 지역의 소도시 아오모리(靑森)는 겨울 온천지로 이름나 있다. 그런데 호텔에 짐을 푼 뒤 호텔 직원들에게 저녁에 온천을 하니 낮에 둘러볼 만한 곳이 있는지 물으면 도심의 아우가(Auga) 수산시장을 꼭 가보라고 한다. 이곳은 현대식 쇼핑센터 지하에 1970~80년대 시장을 복원해놓은 곳이다. 만약 이곳이 현대식 수산시장으로 개발되었다면 방문객에게 추천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우리가 사는 동네 대형 할인점 수산코너와 똑같은 곳을 여행 가서도 구경할 이유가 없다. 사라져버린 과거의 시장을 복원해놓았고, 그 자체가 문화관광 자원이 된 것이다. 패러다임의 대변화가 필요하다. 즉 볼거리와 즐길 거리, 가격 대비 가치 있는 먹을거리와 살 거리로 리모델링되어야 한다. 이에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반드시 갖추어야 할 4대 요소, 볼거리, 즐길 거리, 먹을거리, 살 거리 활성화가 필요하다.
첫째, 볼거리 문화 창출로서 이는 현재 시장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차원에서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면 빈 점포가 많다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 대학생들에게 무료로 임대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동아리 학생들이 학교에만 머물게 할 게 아니라 시장으로 오게끔 하자. 시장 점포에서 미술 동아리 회원들이 초상화도 그리고, 또 어떤 동아리는 춤 연습도 하게 하자. 할머니들만 있는 시장이 활기를 띠고 볼거리도 생길 것이다. 우선은 빈 점포를 문화공간으로 바꾸면서 점점 공간을 확대해나가고, 아울러 주변 유적지나 관광지와 연계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볼거리 문화를 활성화한다.
둘째, 즐길 거리로서 이미지를 창출해야 한다. 주최하는 쪽이 서로 달라 각기 따로 실시하는 그랜드 세일 행사나 이벤트, 축제도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 한시적이고 단편적인 이벤트는 지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없고 혼동만 준다.
서울시의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기존의 축제를 재구성하여 봄·여름·가을·겨울에 각각 열리듯이 전통시장의 축제도 통합 브랜딩하고 정기적으로 각종 이벤트와 함께 열어 관광객과 지역주민에게 단순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먹을거리 문화 활성화 전략으로서 특성화, 집적화해야 한다. 홍콩과 타이베이의 유명한 시장에는 시장별로 이름난 음식점과 상점들이 품목별로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도 수원 지동시장의 순대타운과 같은 좋은 사례들이 있듯이 동문시장도 수산물과 돼지고기 같은 제주산 먹을거리로 특성화, 집적화해야 한다.
넷째, 이른바 문화관광형 시장에서 살 거리로서 당연히 지역 특산품과 기념품을 갖추어야 한다. 제주도가 ‘해올렛’과 같이 지역 특산품의 브랜드화에 노력하고 있듯이, 전통시장 내 특산품을 판매하는 곳도 구역별로 특색 있게 꾸미고, 체험 공간과 포토 존 따위를 만들어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끝으로, 이러한 모든 일의 주체는 누구인가? 자문위원도 아니고 중앙정부나 지자체도 아니다. 바로 상인이다. 나머지는 지원군에 지나지 않는다. 상인들의 자발적 참여, 상호 협조, 지혜, 열정과 같은 역량이 없이는 아무리 많은 예산을 들인다 하더라도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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