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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끝에서 중세를 만나다_튀니지 튀니스의 재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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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590회 작성일 10-10-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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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이름이 한 도시 이름에서 유래해 이방인들을 조금 헷갈리게 만드는 나라가 있다. 바로 북아프리카의 튀니지. 튀니지의 수도는 튀니스다. 인근의 알제리, 모로코 등과 더불어 일명 마그레브(Maghreb) 지역에 속하는 튀니지는 현재 한 해 약 6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나라다. 정치적으로는 그리 흔하지 않은 종신대통령제를 택해 외부의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튀니지는 이슬람 국가로서는 드물게 개방적이고 현대적인 정책을 펴면서 관광 대국으로 발전하려 꾀한다.

그곳엔 파리가 있다 바르셀로나가 있다
n0806_1703.jpg 튀니지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튀니스(Tunis)에서 가까운 시디 부 사이드(Sidi Bou Side)와 카르타고(Carthago)를 즐겨 찾고, 튀니스는 대개 거쳐 가는 편이다. 요즘은 또 근처의 해변 휴양지인 함마멧(Hammamet)으로 직행하는 단체관광객이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튀니스는 한 나라의 수도로서 나름대로 매력을 갖고 있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튀니스 방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메디나 안에 있는 재래시장인 수크다.
튀니스의 재래시장으로 가려면 먼저 구시가지인 메디나를 찾아야 한다. 메디나는 튀니스 중심의 가장 번화한 길인 하비브 부르기바 거리(Avenue Habib Bourguiba)를 지나 바로 이어진 프랑스 거리(Avenue de France) 끝에 있다. 그런데 이 여정은 그리 길지 않아서 걸어가기에도 별로 부담이 되지 않는다. 천천히 거닐어보기에 더없이 좋다. 이 길은 상당히 현대적인 대로로, 넓은 길 옆으로 고층 빌딩이 여기저기 서 있고, 길 중간에는 나무를 심어놓은 넉넉한 보행용 길이 따로 있다. 고급스러운 호텔과 상점들, 길가의 프랑스풍 카페와 레스토랑들을 보면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와 바르셀로나의 람블라스(Ramblas) 거리를 연상케 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 그리 크지 않은 갈색 문이 있는데, 그 뒤가 바로 수크가 있는 메디나다. 프랑스풍 문을 지나면 바닥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분수와 마주치게 된다. 더운 날씨에 이런 분수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데, 그리 크지 않은 광장이라 분수의 효과가 제대로 난다. 더구나 바로 바닥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니 시각적으로도 일반 분수보다 더 시원하고, 확실하게 뜨거운 지열을 식혀줄 수 있을 듯하다. 그래서인지 이 분수 광장은 여행객에게 꽤 사랑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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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탄자 가게에서 즐기는 메디나 파노라마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본다.
꽤 좁은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시장은 파는 물건에 따라 여러 부분으로 나뉜다. 시장 안 길은 언제나 복잡하지만 그래도 모로코의 페스만큼 절망적이지는 않아서 가이드 없이도 다닐 만하다. 먼저 이슬람 사원인 지투나(Zitouna) 북쪽에 있는 수크 엘-아타린(souk el-Attarine)은 13세기에 세워진 곳으로 향료 제품을 주로 판다. 지금은 규모가 많이 줄었다지만 그래도 여러 색깔과 향기의 제품들을 볼 수 있다. 여기서 가까운 곳에 수크 엘-투르크(souk el-Trouk)가 있는데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터키풍의 옷을 만들어서 판다. 그리고 수크 엘-베르카(souk el-Berka)와 수크 데 오르페브르(souk des Orfevres)는 귀금속 제품을 파는 곳으로 특화되었는데, 특히 금제품은 금 시세에서 아주 약간의 마진만 더한 가격에 판매한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는 수크 데 팜므(souk des Femmes)가 있는데 튀니지 여성들이 옷 위에 걸치는 스카프인 시프사리(sifsari)를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편 수크 엘-레파(souk el-Leffa)는 양탄자 가게가 많은 곳인데 팔레 오리엔트(palais d’Orient)라는 테라스를 가진 가게에 유독 단체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바로 이 가게 꼭대기 테라스에서 메디나를 바라보는 ‘파노라마’의 전경 때문이다. 단체 여행객들은 가이드를 따라 이 가게에 와서는 테라스에서 메디나의 전경을 감상하고, 아래층의 가게로 이동해 양탄자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모로코 페스에서도 이런 식으로 전망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쇼핑하도록 유인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튀니스에서는 개인 관광객보다는 단체 관광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점이다. 아마도 페스만큼 개인 가이드가 많지 않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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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담배와 곰방대
메디나 안에는 여러 개의 모스크가 있는데 그중에서 그랑 모스케(Grande Mosquee)라고도 불리는 지투나는 13세기에서 16세기까지 이슬람 학교로 유명했던 곳이다. 지투나에는 이슬람교도가 아니라도 제한적으로나마 들어갈 수 있어서 쉽게 볼 수 없는 이슬람 사원 내부를 볼 수도 있다. 내부는 넓은 뜰을 중심으로 기둥이 밖으로 나와 있고 한 모서리에 높은 탑인 미나레트(minaret)가 서 있다. 간결하고 시원한 느낌이다.
튀니스의 수크에서 가볼 만한 또 한 곳은 물담배 시샤(shisha)를 피울 수 있는 카페다. 튀니지에서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물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물담배가 일반 담배와 달리 그리 독하지 않아서 많은 사람이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튀니지 사람들뿐 아니라 여행객들도 재미삼아 물담배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튀니지의 물담배를 보면서 우리 조상들의 곰방대를 떠올렸다. 이것을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조금 엉뚱하다 싶은 생각이 내내 쫓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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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튀니스는 인근의 카르타고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버스나 택시로 쉽게 갈 수 있다. 튀니스에서 가장 점수를 줄 만한 것이 바로 음식. 프랑스 식민지였던 탓에 훌륭한 프랑스 요리와 빵 따위를 즐길 수 있다. 보통 떠올리는 이슬람 국가답지 않게 튀니스 시내에서는 새벽까지 장사하는 유흥업소들을 볼 수 있는 점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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