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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의 보존과 보전 그리고 유산관광_'Building a New Heritage'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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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325회 작성일 10-10-0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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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에 가입한 이래, 1995년부터 2008년 3월 현재까지 모두 일곱 곳의 세계문화유산(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경주 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여섯 가지의 세계기록유산(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팔만대장경, 조선왕조의궤), 세 가지의 세계무형유산(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한 곳의 자연유산(제주도 자연유산지구: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상품화하려는 시도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 유산관광(遺産觀光)의 개념조차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유산이 올바르게 상품화되고 있는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오히려 다른 한편에서는 유산관광으로 유산이 본래 가진 가치가 훼손되거나 고유성이 왜곡된다고 생각하여 유산관광을 등한시하거나 반대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유산을 상품화하여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이나 이에 반대하여 유산을 본래의 모습 그대로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모두 우선 필수적으로 유산관광을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유산관광을 올바르게 이해할 때, 유산을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려는 사람과 이를 보존하려는 사람 모두 서로 상대의 견해를 이해하여 유산관광이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해를 돕는 책으로 여러 권을 들 수 있는데, 그중 하나를 고른다면 G. J. 애시워스(G. J. Ashworth)와 P. J. 라크햄(P. J. Larkham)이 1994년 유산관광에 관한 여러 학자의 논문을 묶어서 내놓은 《Building a New Heritage》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13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심 내용은 유산의 개념적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책에 따르면 유산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속성을 갖는다고 한다. 그 첫째는 유산이 역사나 과거와 중요한 관련이 있다고 하는 것이고, 둘째는 유산이 마케팅적인 시각에서 소비자 즉 관광자의 욕구를 고려한 상품이나 경험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산이란 유산을 가진 국가나 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유산의 이러한 세 가지의 공통적인 속성 중 먼저 그 첫째를 살펴보면, 유산이 역사나 과거와 관련한 것임은 분명하지만 이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즉 유산은 역사나 과거가 시간이 지나면서 일정한 과정을 거치고 이러한 과정에서 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역사나 과거는 유산이 되고, 어떤 역사나 과거는 유산이 되지 않는 것일까? 이는 유산이 역사에 접근하는 보존(preservation)적 방식과 보전(conservation)적 방식을 통하여 진화한 것이라는 애시워스(1994)의 주장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보존적 방식은 1960년 이래 과거의 유물을 관광 목적이 아닌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대중에게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 방식이다. 또 지난 수백 년 동안 유럽에서 과거의 유물이나 건조물들을 원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한 방식으로, 건축가나 역사가 같은 전문가들이 연대나 아름다움과 같은 객관적이고 본질적인 기준으로 현존하는 빼어난 유물이나 건조물을 ‘원 상태 그대로’ 보호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반면 보전적 방식이란 ‘고의적으로 보존하는 것’(preserving purposefully)이라는 보전의 사전적 의미가 말하듯이, 인위적인 노력을 통하여 과거의 유물을 보존하고 보전하는, 더욱 적극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보전해야 할 대상은 과거의 유물이나 건조물뿐만 아니라 이를 포함하는 지역으로까지 확대되었다. 또 보전을 담당하는 주체도 건축가나 역사가뿐만 아니라 기획가와 운영 관리자와 같은 사람들로까지 확대되었다.
유산의 둘째 속성은 역사적 유물이나 과거의 물건들이 현대에 들어서면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는 시장지향적인 상품이나 경험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즉 현대에 들어서 유물은 만들어진 연대나 유물이 가진 아름다움과 같은 기준이 아니라 소비자의 욕구에 마케팅적으로 관여하면서 운영되고 관리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유산은 동시대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창조된 상품이거나 경험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산이라는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서 유산이란 소비자의 욕구에 따라 과거의 유물을 상품화한 것이라는 의미가 강했지만, 현재에 이르러서 유산은 과거의 유물을 상품화한 것이라기보다는 대상을 보고 각 개인이 그 유산과 관련한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을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산의 마지막 속성으로는 유산이 유산을 소유한 국가나 지역의 정체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즉 그 국가나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그들 지역에 속한 문화유산이나 자연유산을 보고 그들이 그 국가나 지역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느끼고, 다른 한편으로 그 국가나 지역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유산을 보고 유산이 속한 국가나 지역의 독특한 상징성을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유산의 정체성은 관광과 접목되어 다양한 외래 관광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안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유산이 가지는 문화적 정체성은 외래 관광자에게 방문하는 국가나 지역의 문화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자연유산이 가지는 정체성은 그것이 속한 국가나 지역의 역사적·사회적·문화적 가치와 연관되어, 외래 관광자로 하여금 그 국가나 지역의 이야기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Building a New Heritage》에서 설명한 유산의 세 가지 속성을 근거로 유산관광의 개념을 살펴보면, 유산관광이란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과거의 것을 관광자의 욕구에 맞게 재구성하여 관광자원화하고, 이를 다시 관광상품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관광자가 자신이 방문한 국가나 지역의 유산을 보고 그 국가나 지역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도록 유·무형의 유물에 국가적·지역적 정체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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