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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지하철 역사(驛舍)내의 환경조형물, '광화문의 역사(歷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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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379회 작성일 10-10-09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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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새로운 생활공간 지하
현대 도시인은 그들의 삶 중 절반이상의 이동 시간을 지하에서 보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들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이동 수단은 지하철이다. 따라서 지하철 역사나 지하통로 등은 결코 무시될 수 없는 시민의 생활공간인 셈이다. 그러나 지상공간에 비해 일시적이며 제한된 시간 동안만 이용되는 공간으로 치부되어 단조롭거나 소극적인 공간으로 조성되기 쉬운 점도 있다. 그러나 어두운 공간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욱 밝고 쾌적하며, 긍정적이며 적극 적인 요소가 강조되어야할 공간이다.
지하공간에 각종 편의 시설이나 환경조형물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지하철이 최초로 등장한 것이 1975년이고 보면 우리는 20여년 간의 지하철 생활경험을 가지고 있다. 최근 개통된 지하철 5호선은 최첨단의 시스템을 도입하여 이용에 있어 편이성과 쾌적성을 높이고 있으며, 중요한 역사마다 정상급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제작한 수준높은 환경조형물들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전의 노선들에 비해 문화적 배려를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의 지하철 환경조형물들은 대개가 평면적이며 디자인적 요소만을 강조한 채 본격적인 순수예술적 측면의 환경조형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전문적인 조형예술가들이 참여도도 낮아 예술성이 떨어졌던 점을 감안한다면, 5호선의 조형물들은 좀더 진전된 공공 예술의 사회적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역사마다 전문조형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역마다 조형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어 혹자는 지하에 조성된 미술관이라는 평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중 서울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광화문 역사에는 이색 적인 환경조형물이 설치되어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광화문 역사의 세종문화회관 뒷편의 출입구로 통하는 지하 1층 로비에 설치된 임옥상의‘광화문의 역사’가 그것이다. 10미터 너비에 2미터 높이를 가진 벽면에 180 개의 알루미늄 상자로 구성된 대형 구조물로서 각각의 상자들에는 한국의 근현대사의 중요한 장면들의 사진이 실크스크린되어 있으며 근현대사의 중요한 인물들의 초상이 종이부조 그림으로 배정되어 있으며, 또한 또한 나무뿌리, 짚, 솔방울, 돌멩이 등 각종 자연물과 산업사회의 산물들이 삼각플라스크와 비이커 속에 담겨져 상자들을 채우고 있다.
그리고 그 구조물의 양편에는 광화문건물의 대형 사진 이미지가 역시 실크스크린되어 부착되어있다.
다소 단순해 보이는 구조물이지만 각각의 상자가 담고 있는 우리 근현대사의 편린들이 매우 커다란 울림을 우리에게 제공하면서, 우리의 근현대가 지닌 질곡의 역사를 감당해낸 중심공간으로서의 장소적 상징성을 표현해 내고 있다. 길게는 일제시대의 내선일체와 황국시민으로서 신사참배를 강요받던 주권상실의 시기로부터 가까이는 4.19와 5.16 그리고 6공화국 탄생기의 정치사적 질곡으로 점철된 지나간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들이 마치 박물관의 유물처럼, 납골당의 위패들처럼 진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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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상징적 의미를 창출하는 조형물
환경조형물이 가지는 중요한 특성중 하나는 그것이 설치되어지는 공간의 상징적 의미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볼때 임옥상은 이 조형물을 통해 다소 심각하고 비판적으로 광화문이라는 지정학적 의미를 상징화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동상, 세종문화회관, 미국대사관,문화체육부 건물, 정부종합청사, 광화문, 이미 헐려버린 조선총독부 건물, 경복궁 등으로 특정지워지는 서울의 중심부, 아니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광화문 의 공간구조를 절대적 권위와 정통성이라는 개념들과 관련지우고 있다. 절대권력과 군사문화가 그 정통성 확보를 위해 허구적 상징조작을 가해왔던 공간으로서의 광화문의 모습을 여러가지 이미지를 통해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진정한 광화문의 의미는 무엇인가. 근현대사의 질곡을 말없이 목도하며 말없이 민족의 정기를 지켜왔던 존재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광화문은, 현재에도 역사와 문화의 정통성의 문제들과 관련한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가진다. 그러나 우리의 광화문은 절대권력이 문화적정통성을 확립시키기 위해 강요하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숱한 역사의 지킴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역사와 민족정기를 일구어가는 공간인 것이다. 이러한 지 역적 특성을 상징화한 광회문 繹舍의 환경조형물은 단순히 조형적의미의 미학적 차원을 넘어, 광화문 네거리에 버티고서있는 위압적인 이순신 동상과는 전혀-다른 모습과 의미를 가지는 역사와 문화의 실체를 질문하는 기념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이순신 동상과는 다른 새로운 역사적 기념조형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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