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의 풍속화, 거리의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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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458회 작성일 10-10-09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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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환경의 요소로 빼놓을수 없는 벽화
많은 도시환경조형물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도시벽화이다. 슈퍼그래픽이라고도 불리는 이 벽화작업은 우리에게 고층아파트 단지의 외벽장식용 그래픽 등에 일반적으로 사용 되지만, 구미의 경우 그 맥락이 조금 다르다. 미국의 경우, 1960년대 대형벽화가 제작되기 시작하였다. 보편화된 벽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벽화제작에 대한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고 이윽고는 주정부의 지원을 받게되었으며, 도시환경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등장하게 되었다.
▼ 도시인들에게 활기를 부여하는 거리의 벽화
● 순수조형과 공동체험, 정치적 이념을 목표로 내세운 미국의 벽화운동
거국적인 벽화운동의 원동력으로서 1960년대에 시작되었던 미국의 벽화운동에 가장 활발하게 참여했던 그룹으로는 도시의 벽(City Wall)회사와 도시의 예술 워크숍(City Art Workshop)그룹이었다. 전자의 경우, 1968년 알렌 다칸 젤로와 제이슨 크럼에 의해 창설되었으며, 처음에는 그당시까지 빈 공간으로 남아있던 도시의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그로부터 11년간 52개 도시에 그들의 작품을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의 목표는 시각환경을 개선하고 창의적인 변형을 통하여 쾌적함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이들의 지향하는 목표가 말해주듯이 이들 작품의 주제는 추상계열의 고급예술이었으며, 예술적 업적을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반면 도시예술 워크숍은 그와는 대조적이었다. 즉,‘예술이란 침여가 우선되어야 하고 지방마다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제작경험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상반된 제작목표를 내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커뮤니티의 환경개선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묶여질 수 있었다.
이 두개의 벽화운동이 순수조형과 공동체험을 목표로 했다면, 정치적 이념을 내세운 운동도 있었다. 보스톤, 시카고, 디트로이트, 뉴욕, 필라델피아, 로스엔젤리스 등의 흑인지역에서는 1964년 이후 흑인들이 주도하는 정치적이며 사회적인 주제가 나타났다. 이들에게 벽화는 가두사위보다 우수한 파급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주민의 공감 속에서 제작될 수 있었다.
미국의 예에서 보듯이 벽화는 여러 동기와 목적에서 제작 되었다. 즉,예술적이거나 대중적이거나 혹은 정치적인 목적에서 제작되는 벽화가 그러하다. 그러나 도시의 벽화는 대개는 그 표현 양상이 중성적이다.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우면서도 과격한 이미지나 메시지를 지양하고 커뮤니티의 속성을 살리려는 시도가 순수추상이나 프로파간다를 지향하는 벽화보다 더 많이 그려지고 있으며 그러한 것들이 대중의 애호를 받고 있는 것이 오늘날 세계도시의 추세인 것이다. 또한 벽화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다하더라도 일반대중은 그 벽화가 그려진 현실이나 환경미화작업으로서 인식하는 이상의 관심을 보이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 삭막한 도심공간에 풍요로움과 넉넉한 여유를 제공
우리의 경우, 70년대말 80년대초 당시 급진세력인 민중미술 진영의 작가들에 의해 벽화에 대한 인식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당시의 벽화에 대한 인식은 순수조형의 의미보다는 공동체험과 사회적 메시지의 집단적 표출이라는 점에 다분히 경도되어 있었다. 80년대 신촌역앞 벽화제작을 통해 집단 정신을 보여주었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그러한 작품들은 정치적인 상황 속에 철거되고 현존하는 작품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80년대에 비롯된 벽화의 조형적 가치에 대한 인식은 몇몇 개의 대형도시벽화를 낳았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오랫동안 보존되고 있는 작품이 바로 을지로 입구 빌딩 외벽에 그려진 대형 벽화이다. 물론 순수예술적 차원의 작품은 아니나 단원의 풍속도를 옮겨놓은 작품으로 삭막한 도심공간에 풍요로움과 넉넉한 여유를 제공한다. 무의미하게 버려질 뻔한 가로의 회색빌딩 외벽에 생기를 불어넣어 도심을 왕래하는 시민들에게 풍속도가 가지는 해학적 의미의 멋과 맛을 음미케 한다. 약 25미터 높이에 15미터 너비의 김홍도의 풍속화인〈타작〉을 모사해놓은 이 작품은 을지로입구 번화가에 위치함으로 분주하고 바쁜 도시민들에게 여유와 서민적 해학을 제공한다. 그림이 그려진 건물외벽은 삭막한 주차장 공간과 맞닿아있지만 이로 인해 주차장은 전혀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고 있다. 뿐만아니라 서양적 기법과 맥락의 작품이 아닌 우리 전통회화를 옮겨놓아 이 벽화는 오래 전부터 도심의 랜드마크로서도 시민들에게 인지되고 있다. 벽화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대로 지역 거주자들과의 친밀도와 관심의 반영 부분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 거리의 문화화로 유명한 세마이너스의 거리벽하
●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적극적으로 벽화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야
우리의 경우 환경조형물의 설치와 관련하여 벽화보다는 조각이나 일반 회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벽화는 쉽게 파손이 된다거나, 수시로 재제작해야하는 번거로움에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형식적이고 격에 맞지 않는‘문패조각' 보다는 대형벽화는 관람자들에게 더 큰 울림을 제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벽화제작이 적극 장려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우, 도시벽화를 적용 할 대상지역은 수도 없이 많다. 대형빌딩의 외벽뿐만 아니라 도심의 고가차도나 차도의 기둥, 지하차도, 고속도로변이나 터널 등등…대개는 어둡고, 그늘지며, 음습한 곳들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서울에는 대형벽화가 그려져 있는 곳들이 몇 군데 있다. 인사동, 홍대앞 가로 담장, 청량리 시조사 외벽, 서대문 미동초등학교담장, 연세대학 입구 철다리 및 등등···그러나 슈퍼 그래픽으로서의 본격적인 도시벽화는 별로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적극적으로 벽화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생명력을 잃은 버려진 도심의 공간에는 벽화가 조각보다는 더 탄력적으로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이러한 장소들이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공간으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 80년대식의 정치적 이슈를 실천하기 위한 맥락의 것으로보다는 새로운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가진 미학적 견지에서 벽화운동이 거듭 태동될 수 있도록 이를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도 강구될 필요가 있다. 국내에는 벽화제작 전문 업체도 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몇몇 업체들이 활동 중에 있다. 정부와 민간은 이러한 영역의 활동을 더욱 활 성화 해야할 것이다. 도심에 무한한 상상력과 생명력을 부여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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