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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행정도시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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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520회 작성일 10-10-1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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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첨단·관광도시 짓는 대역사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에서 열대 야자수 나무들이 즐비한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정도 남쪽으로 달리면 인상적인 이슬람 건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레이시아 행정도시 ‘푸트라자야’다.
말레이시아에서 쿠알라룸푸르를 대체할 새로운 행정도시 조성의 필요성은 1980년대 후반부터 대두되었다. 말레이시아 역시 우리와 같은 많은 논란 끝에 쿠알라룸푸르를 말레이시아의 경제와 금융 수도로서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짓고, 새로운 행정수도 건설에 착수하였다. 1993년 그 유명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수상이 실행계획을 수립하였으며, 1995년 행정도시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4932㏊의 대단위 산림지역에 새로운 행정도시를 짓는 대역사. 이곳은 말레이시아 초대 수상인 ‘투쿠 압둘 라흐만 푸트라 알하즈(Tunku Abdul Rahman Putra Alhaj)’의 업적을 기리는 뜻에서 그의 이름을 따 ‘푸트라자야’로 명명되었다. 2010년 준공 예정인 이곳 푸트라자야는 1999년부터 정부 부처의 이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 도시의 비전은 ‘정원도시, 첨단도시(Garden City, Intelligent City)’이다. 이러한 지향에 걸맞게 도시 전체는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가 감싸고 있고, 도시 면적의 약 38%는 공원과 호수, 그리고 습지로 개발되고 있다. 그 나머지 부분이 정부기관, 상업 및 주거지역, 공공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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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특징 반영… 환경보존부는
나무 활용, 법무부는 이슬람 양식

자동차로 도시 진입할 때 가장 먼저 도착하는 제1지구는 핵심 행정지역이다. 이곳의 넓은 푸트라 광장(Putra Square)에 서면 광장의 공간환경을 구성한 상징물이 눈에 띈다. 눈부신 열대 햇살에 반사되고 있는 이 상징물은 독특한 형태의 석조 가로등이며 그 아래쪽에 공중전화기를 품고 있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대형 건축물들과 인공호수가 인상 깊게 다가온다. 먼저 광장 전면에 총리 집무실(Perdana Putra)이 위치하고 있으며, 그 옆쪽에는 이슬람 사원(Putra mosque)이 특유의 이슬람 양식을 뽐내며 서 있다.
광장에서 뒤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먼저 약 650㏊의 거대한 인공호수가 눈에 띈다. 행정지역과 상업지역, 주거지역을 모두를 보듬어 안고 있는 이 호수의 수질은 2등급. 신체 접촉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 호수에서는 카누, 카약, 보트 등 수상 스포츠의 대부분을 즐길 수 있다. 이 호수는 도시를 핵심 지역과 주변 지역으로 구분하는 역할도 한다.
뒤를 돌아보자. 총리 집무실을 정면으로 4.5㎞ 도로가 직선으로 뻗어 있다. 그리고 저 멀리 맞은편에는 컨벤션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직선 도로는 왕복 6차선 차도와 가운데 보도로 이루어져 있다. 도로의 중앙 공간은 차도가 아니다. 보행자를 위한 거리이다. 보행자들은 차도보다 넓은 중앙거리에서 좌우의 건물을 둘러보며 걸을 수 있다. 우리가 그토록 주장해왔던 세종로 보행자 거리의 현실화된 모습을 여기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대로(보행자 거리와 차도)를 마주보며 각 정부부처 건물들이 입주하여 있다. 특이한 점은 각 부처별로 한 건물씩 입주하여 있고, 그 건물의 모양이 모두 상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각 부처의 특성이 건물에 투영되어 있다. 환경보존부는 나무를 활용한 노력이 엿보이고 법무부 건물은 이슬람 양식을 모델로 지어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말레이시아에서도 재무부는 역시 최고 실세 부서여서 총리 집무실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도 슬픈 사실은 문화부는 입주 순위에서도 밀려, 아직 입주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푸트라자야 홍보물을 얻기 위해 방문한 기관은 가장 독특한 외관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홍보물은 얻지 못했으나, 그 핑계로 들여다본 내부 시설은 우리의 새 국립중앙박물관과 유사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고, 대부분의 직원들이 독방을 소유하는 형태였다. 또한 개선문과 같은 외양 철제 구조물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양쪽 건물로 이동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
각 건물별로 의미가 부여된 설계가 이루어졌듯 건물을 둘러싼 주변 공간들 역시 문화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 앞의 가로등과 식재 역시 구획별로 그 모양새가 상이하다.
또 건물 사이의 자투리 공간과 건물 앞에 조그마한 녹지와 식수 제공 공간을 마련하여 근무자들은 물론 방문자들도 건물 앞 쉼터에서 쉽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고 있다.


52-2.jpg우리 행복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필자가 이곳을 방문하게 된 이유는 택시기사와 호텔 직원이 추천한 유력한 관광 코스였다. 즉, 이곳은 행정도시로서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자부심이 반영되어 있는 곳이자, 관광지로서도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행정도시, 관광도시, 그리고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21세기 첨단도시를 보았던 것이다.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를 통해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복합도시가 어떠한 모습이 되어야 할지, 또 참고하기를 희망하는 것들을 적어본다.
첫째, 도시의 비전과 명칭이다. 행정복합도시는 도시의 건립 이유를 설명하는 명칭에 불과하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롭게 건설되는 도시가 무엇을 지향하는가를 표현할 수 있는 비전과 이름이 필요하다. 비전의 경우 ‘문화도시(Culture City)’라는 개념이 꼭 포함되기를 기대한다. 예술이 활성화된 좁은 의미의 문화도시가 아니라 도시의 거리시설물, 건축물, 도로, 보행거리 등 도시를 구성하는 공간환경이 거주민을 위해 설계되고 설치되며 문화예술이 일상화되는 살기 좋은 도시―문화도시가 구현되기를 바란다.
도시명 또한 마찬가지이다. 언제까지 행정복합도시 또는 행복도시로 부를 수는 없다. 임시정부의 수반이신 김 구 선생의 호를 붙인 ‘백범도시’가 되든 연기시가 되든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름을 붙이자. 다만 그 이름은 단순 행정 명칭이나 지역주민의 강력한 민원에 이끌린 명칭이 아닌 이 도시가 21세기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행정도시이자 문화관광도시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이름으로 정하자.
둘째, 각 부처별로 부처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디자인과 주변 공간 환경을 구성하는 것은 벤치마킹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의 국민의식 수준도 과천청사나 대전청사와 같은 비문화적이고 획일적 청사를 주장하는 시대는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사치와 화려함이라는 국민의 비난이 두렵다면, 자율과 예술의 상징인 문화부만이라도 우리 문화를 상징할 수 있는 독특하고 색다른 단독 건물이 되기를 희망한다.
셋째, 도시의 큰 틀과 구석구석 모두가 거주자와 방문자를 위한 문화적인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길을 걷다 쉴 수 있는 많은 녹지공간과 쉼터, 차량보다는 보행자가 우선시되는 도로교통망, 입간판 등 거리 시설물 역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를 희망한다.
넷째, 랜드마크(Land Mark)적인 무엇인가를 구상하자. 한 도시가 관광도시로 커 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관광인프라와 프로그램 외에도 문화적인 도시 구성 역시 한 요소이며, 랜드마크적인 건축물 또한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매력적인 유인물로 작용할 것이다.
푸트라자야는 아직 진행형인 도시이다. 우리의 ‘행복도시’ 역시 진행형이다. 우리의 행복도시가 세계 최고 도시의 모범 사례를 배우고자 방문할 세계 각지의 연수단들과 가장 문화적인 도시를 체험하고자 방문할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로 가득 찬 도시로 설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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