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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3국에 얽힌 이과수 폭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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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705회 작성일 10-10-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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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땅이 열리고 하늘이 생겨나던 시절(너무 시대가 멀리 간 듯하다), 갈라진 땅 사이로 솟아오른 용암이 그것도 2번씩이나 흐르다 멈춘 곳으로 물길이 나자 낙차 큰 폭포가 만들어진다. 2.7㎞에 2단으로 구성된 270여개의 물줄기가 72m의 큰 낙차로 천둥처럼 덮쳐오는 이 거대한 폭포는 과라나어로 ‘거대한 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이과수(Iguazu) 또는 최초의 발견한 자가 이렇게 거대하고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은 신의 축복이자 기적이라며 붙인 산타마리아(성 마리아)로 불린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과수 폭포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일 정도로 그 위용은 상상을 초월하며,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 벅찬 감동으로 초자연적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역사 속에서의 이과수 폭포
그러나 무한한 자연의 힘을 감동으로 전달하는 이과수 폭포 이면에는 슬프디 슬픈 인간의 역사가 숨어 있다. 오랜 유럽의 식민지 역사가 말해 주듯이 땅의 주인인 원주민 인디언들은 유럽인들의 총칼에 무차별 살육당하고 그들의 땅에서 쫓겨나 이리저리 내몰림을 당하다 지금은 소수의 원주민들만 남아 이과수 원시림 어느 곳에 보호구역이라는 곳에서 보호받는 삶을 살고 있다. 넓고 풍요로운 땅의 주인들은 지배자의 한 줌 아량으로 베풀어준 조그만 울타리 속에서 겨우 자신들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오늘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몇 천 년간 계속되어온 그들의 역사(이들은 생태계의 먹이사슬 중 하나로 존재한다고 믿는다)를 버리고 속속 문명사회와의 타협을 하고 그들만의 사회를 떠나고 있다. 원주민의 존속 여부가 문화인류학적 측면에서 문제화되고 있을 정도로 이과수 폭포엔 수많은 원주민들의 피맺힌 탄식이 섞여 있다.
물론 이과수를 배경으로 원주민과 유럽인 간의 세력 다툼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유럽인들, 즉 식민지 지배자들 간의 영토 확장을 둘러싼 전쟁의 흔적도 발견된다. 현재 폭포가 위치하고 있는 이과수 강과 파라나 강과 합류하는 지점, 즉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지대(아르헨티나 쪽)에서 두 강을 경계로 파라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3국의 국경이 너무나 분명하게 구분된다(강 옆 언덕에 각국 국기가 꽂혀 있다). 그러나 한때 이 모든 곳은 온전히 파라과이의 땅이었다. 1865년 파라과이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솔라노 로페스가 우루과이에 대한 정치적 야욕만 없었더라면 지금도 이 땅은 여전히 파라과이의 영토였을 것이며, 이과수는 파라과이의 천연보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영토 확장과 유럽과의 해상무역을 위한 항구 확보에 대한 독재자의 야욕은 결국 우루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3국 연합군과의 1864부터 6년에 걸친 파라과이 전쟁으로 이어져 전체 인구의 1/2, 남자의 9/10(전쟁 후 살아남은 남자는 2만 8000명에 불과하였다)를 희생하고 막대한 전쟁 보상금을 3국에 지불함으로써 끝이 났다.
그 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전쟁 보상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 이과수 폭포와 그 일대 국립공원 지역이었다. 물론 파라과이로서는 이 땅을 그렇게 쉽게 전쟁 전리품으로 넘겨 줄 수는 없었지만 90%의 남자가 흘린 피만으로는 3국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국경이 오늘날 파라나 강 너머 3국의 국기가 휘날리는 그것이니, 어찌 파라나 강과 이과수 강물이 지금까지 흘린 파라과이 여성들과 아이들의 눈물(10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쟁에서 잃은 남자의 수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56.jpg이과수 폭포를 즐기는 법
원시림 깊숙한 이과수 강줄기에 환상적인 자태로 펼쳐져 있는 이과수 폭포를 완전하게 통째로 즐기는 방법이 있다. 폭포 상부에서 휘몰아치듯 빨려 들어가는 폭포수를 보고 내려와 쭉 펼쳐진 그 자태를 폭포 멀리서 감상하고, 그리고 70~80m 높이에서 낙하하는 폭포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물방울들을 깊이 들어 마시면서 폭포를 올려다 본 후, 과감하게 떨어지는 폭포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즉 상, 하, 측면, 내부까지……. 폭포 전체를 눈과 귀로, 그리고 온몸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완벽한 폭포 체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폭포의 시작점은 아르헨티나에, 폭포의 끝자락은 브라질에 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경을 다소 까다롭게 넘나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과수를 즐기는 데는 절대적이다.
먼저 폭포의 상부 ‘악마의 목구멍’이라 불리는 지점으로 이동해 보자. 앞서 언급했듯이 이곳은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안에 있으며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안내인의 안내를 받게 된다. 21세기형 국립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개발한 공원답게 관광객의 편의를 세심한 곳에서부터 살피고 있다. 물론 공원 안에는 수많은 희귀식물과 동물들이 살고 있어 (심지어 아나콘다도 있다고 한다) 환경보호에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공원 안에서의 이동은 도보 또는 기차를 이용한다. 기차는 출발역에서 중앙역까지, 그리고 중앙역에서 악마의 목구멍에서 2~3㎞ 떨어진 강변까지 2단계로 나뉘어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도보 또한 그렇게 힘이 들지는 않다. 편안한 산보쯤으로 생각하면 될 듯싶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곧 바로 강을 가로 지른다. 3~4명이 겨우 다닐 수 있는 폭으로 낮게 설치된 철재 다리로 우리의 강 풍경과 사뭇 다른 강의 모습을 즐기면서 30분 남짓 걷다보면 천둥과도 같은 굉음과 함께 뽀얗게 피어나는 수증기 무리를 만나게 된다. 폭포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호흡은 빨라지고 약간의 공포심, 혹은 전율을 느끼게 된다. 이 기분은 아직 시도해 본 적은 없지만, 번지 점프할 때 막 뛰어 아래로 획하니 던져졌을 때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그 순간의 공포감쯤 되지 않을까. 태산과도 같은 물더미들이 꾸역꾸역 끊임없이,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아래로 치닫는다. 왜 이곳을 ‘악마의 목구멍’이라 부르는지 절로 실감하게 된다.
58.jpg이제는 폭포의 전경과 낙하점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해보자. 이곳은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 내에 있다. 여기서는 포르투갈을 사용하는 안내인으로부터 안내를 받는 곳으로 환경보호를 위해 차량은 엄격하게 제한되며 소수의 공원 통과 허가를 받은 차량으로 이동한다. 강 너머 폭포는 산허리에 구불구불 만들어진 등산로를 따라 감상하게 된다. 드디어 폭포 아래에 이르면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 정도로 기분 좋은 물방울이 덮쳐온다. 살짝 젖은 눈을 반쯤 뜨고 엄청나게 밀려 떨어지는 폭포를 보고 있자면 ‘뻥’ 귀가 그리고 가슴이 뚫리는 듯하다. 여기에도 아르헨티나 쪽과 마찬가지로 약간은 허술해 보이는 다리가 강 중간 폭포가 진정되는 끝자락까지 설치되어 있다. 우려한바대로 가끔 급살에 다리가 떠내려가기도 한단다. 아름다운 폭포를 감상하고 싶다면 단연 브라질의 코스가 으뜸이다.
다음은 폭포를 직접 맞아보자. 이 코스는 속을 알 수 없는 남미의 밀림을 통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명 남짓 탈 수 있는 기차로 일정 정도를 밀림을 헤치고 가다보면 산악용 짚차가 기다린다. 밀림 속 기차 이동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는 숲 해설가로부터 희귀한 나무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무 이름이 무엇인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비누나무’라는 의미를 가진 나무 앞에서 귀처럼 생긴 열매를 물에 넣고 문지르면 거품이 발생하여 원주민들이 비누로 사용하였다면서 애써 떨어진 열매를 찾아 특이한 형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다양하고 알 수 없는(절대 밀림 속을 혼자 들어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최소 25m 4단계로 조성된 밀림에 무엇이 살고 있는지, 무슨 위험이 있는지 수많은 탐험 영화를 통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곳이 바로 밀림이다) 밀림 체험 끝에 선착장에 도착, 폭포 체험을 시작한다. 온몸이 젖을 것은 각오해야 된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 폭포수가 떨어지는, 아마도 정중앙이 아니라 살짝 비껴난 곳인 듯하지만(사실 정통으로 맞으면 배가 뒤집히고 죽을지도 모른다), 제대로 눈을 뜨고 폭포를 쳐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떨어지는 물살은 머리카락이 솟구칠 정도의 쾌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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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만큼이나 공원 관리도 다른 이과수 국립공원

파라과이가 무모한 야욕의 값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내어주고 만 이과수 폭포를 양국을 오가며 즐기다 보면 공원관리나 폭포 관람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양국 간의 공원관리가 서로 다른 점을 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스스로 남미에 살고 있는 유럽인으로서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나라답게 이과수 국립공원을 계획적으로 관람객의 편의 위주로 개발하고 있다. 반면 브라질은 여러 인종이 섞인 혼혈나라답게 있는 이과수 폭포와 일대 국립공원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존중하고 천연의 원시림을 보존하고자 처음 탐험가들에 의해 개발된 코스 외에는 가급적 새로운 코스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
폭포를 가장 가까이에서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두 나라의 방침에 대해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어느 곳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같은 나라로부터 무력으로 획득한 폭포와 밀림이라는 똑같은 자원을 그것도 강을 사이에 두고 양국이 서로 다른 언어와 가치판단으로 각기 다르게 개발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자연공원 조성의 지표이자 모델로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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