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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문화공간 조성으로 이루는 문화민주주의 : 타이베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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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557회 작성일 10-10-1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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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타이베이’ 플랜 담론 형성과 확산
그동안 산업화와 근대화의 산물인 ‘도시’는 흔히 인류사회의 가장 저급한 욕망과 본능의 적나라한 드러냄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왔다. 도시를 구성하는 핵심인 건물들은 철저히 황금 숭배의 구체적 실현태로서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도시는 권력과 황금의 사회적 압력과 결합의 축소판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문화’ 혹은 ‘문화공간’을 일종의 해독제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박물관·미술관·영화관·음악홀·공원 등에서의 문화예술 체험을 통해 도시 일상의 용속성에서 벗어나기를 희구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이런 소극적 접근에서 벗어나서 도시의 ‘문화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 욕구의 충족, 도시의 새로운 이미지 창출, 아이디어 교환이나 토론의 공간 제공을 통한 창의적 잠재 능력의 확산, 시민 참여 확대와 문화민주주의의 성취 등과 같은 적극적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고, 이런 시도를 구체화하는 경우가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다.
타이완의 수도인 ‘타이베이’(臺北) 시도 도시에 ‘문화공간’을 다양하게 조성함으로써 도시를 바꾸어가는 시도를 실행했고, 일정 정도 이상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타이베이의 ‘문화공간’ 조성과 ‘문화도시’화의 선두에는 타이베이 시장이었던 마잉지우(馬英九)의 노력과 이를 사상적,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며 진두지휘한 롱잉타이(龍應台, Lung Yingtai) 문화국장의 힘이 절대적이었다고 평가된다. 여류 소설가로 “중국인들이여, 왜 분노하지 않는가”라는 화두를 작품을 통해 강력하게 제기했던 롱잉타이는 타이베이 시 최초로 개설된 3년 임기의 ‘문화국’ 국장에 1999년 11월에 취임했다.
취임 직후 그녀는 ‘문화 타이베이 좌담회 시리즈’를 개최하여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물론 학계·국외인사·시민문화단체·정부 기관의 재정국·국가재산국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문화 타이베이’ 플랜을 확정하기 위한 의견 교환 및 여론 수렴 작업을 진행, 문화예술가들 및 시민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활동을 유도했다. 이러한 담론 형성과 확산 과정은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서 휴먼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구축에 절대적 역할을 담당했다. 이어서 롱잉타이 문화국장은 하드웨어의 조성에 착수했다. 허물고 부시는 ‘토건(土建)식’ 문화공간 창출이 아니라, 기존 건물이나 지역을 개조하여 창조적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기존 건물·지역 개조, 창조적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가장 대표적인 문화공간의 창출은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 수 있다. |

43.jpg1. 타이베이 아트빌리지
타이베이 아트빌리지(Taipei Artist Village, 이하 TAV)로 사용된 건물은 원래는 1953년에 설립된 타이베이 시청 건물이었다. 1999년 롱잉타이 국장은 도시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창출하기 위해 국제 예술가 교류를 위한 공동체의 구성을 제안하고, 구 시청 공간을 레지던스 공간으로 리모델링하였다.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콴타 컴퓨터 회사와 리츠타이베이 사와 같은 기업으로부터 받은 한화 6억 4000만 원 상당의 기부금을 통해 해결했다. 기업과 정부의 주요 기관이 몰려 있는 타이베이 중심가에 위치한 TAV는 1650㎡ 규모의 4층 건물로, 10여개의 주거형 스튜디오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위한 시설과 전시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행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화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가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공간과 운영 경비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주축인 TAV는 오픈스튜디오, 전시 및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 워크숍, 입주 작가들의 창작활동 지원, 타이베이의 문화 일정과 같은 문화예술 전반의 정보 제공, 시민 참여의 유도 및 전문적인 가이드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에 관한 전반적인 네트워크가 잘 조성되어 있고,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장르의 장비가 잘 갖춰 있다.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 시설 운영과 전문가와의 협력체계가 정책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도 유의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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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화산(華山)창의 문화공원

타이베이 중심가의 7.2㏊에 이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역사적 유산을 활용한 지역 예술공간 조성의 대표적 사례이다. 이 건물은 1986년까지 전통주를 생산했던 오래된 주조공장이었으나, 1997년부터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의 활동과 지역민의 문화복지 향상을 위한 새로운 문화의 장으로 재생시켰으며, 현재까지 하드웨어 조성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이 문화공간은 전문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간 운영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예술인 대상 프로그램으로는 퍼포먼스, 전시, 복합예술, 사진 장르의 NGO 예술단체들의 창작공간과 전시공간을 운영하고 있고, 일반인 대상으로는 예술교육, 여름 캠프, 소외계층을 위한 예술 커뮤니티 운영과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3. 고령가소극장
고령가소극장은 원래 일제 강점 시대에 건축된 경찰서 건물이었다. 경찰서가 다른 곳으로 이전함에 따라 비어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건물을 소극장으로 개조하였다. 3층 건물로 1층은 사무공간과 전시공간으로 개조했고, 극장은 2층에 설치했으며, 죄수들을 임시로 감금한 유치장은 무대시설이나 기타 설비들을 저장하는 창고로 변모하였다. 여기에서는 실험극 위주의 연극이나 퍼포먼스들이 활발하게 공연되고 있으며, 근처 지역의 문화공간이자 문화예술 정보 제공처로서 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4. 보장암
보장암(寶藏巖)은 타이베이에 1950년대부터 형성된 빈민촌이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고 1949년 공산당에 패한 국민당이 타이완으로 이전한 후 타이베이를 중심으로 대도시가 형성되고, 산업과 자본, 권력이 타이베이로 집중됨에 따라 형성된 이 지역을 문화적으로 재개발하는 작업이 타이베이 시정부와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GAPP(Global Artivists Participation Project)
로 명명된 민간조직은 ‘문화행동가’(Artivist : Art + activist의 결합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면서 보장암 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여기에 참가한 주 인물들은 타이완에서 ‘OURs’라는 민간조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Organization of Urban Re…s’의 약자인 OURs에서 ‘R’은 ‘Reformation, Remodel, Revolution, Re…’ 등을 모두 함유하고 있는 복수 개념이다. 여기에는 건축학자????갠염??예술가 등이 중심이 되어 도시의 문화적 재구축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낡은 건물들을 전면적으로 허물어버리는 대신, 지역의 독자적 역사와 문화에 주목하여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거주민들과 함께 하는 작업을 출범 초기에 진행했다. 지역의 역사에 대한 고찰, 이에 관한 사진전시회 개최,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는 연극공연의 조직, 다양한 퍼포먼스의 진행, 생태공원과 생태집을 조성하는 작업, 공동농장의 조성, 예술가들의 거주 공간 조성작업, 주민의 공동공간과 촬영작업실 조성, 지속가능한 창조적 공간 조성을 위한 국제경험교류공작센터의 개설 등이 주요한 아이템이다. 이 작업에는 타이베이의 문화예술가와 건축가뿐만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 일본?미국?네덜란드?독??등지의 학자 및 활동가들도 참여했고, 연극단체도 참여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거주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작업에 문화예술이 적극 활용되었고, 이를 통해 다시 문화예술공간이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의 재개발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수령이 100년 이상 된 150여 그루에 달하는 노거수(老巨樹) 보존운동, 저명한 문학가 린위탕(林語堂)과 사상가 치엔무(錢穆)의 고거(故居)를 보존하고 기념관으로 개조하는 작업 등도 타이베이 시를 ‘문화도시’로 탈바꿈하는 중요한 작업들 중 하나였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문화 타이베이’로 변모
1895년 일본 제국주의의 타이완 침략 이래 ‘총독부’가 설치됨으로써 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한 타이베이 시는 1949년 장개석이 이끄는 국민당정부의 ‘총통부’가 다시 자리잡게 됨으로써 타이완의 최대 도시로 성장했다. 그러나 도시 팽창은 오히려 ‘문화’를 홀대하거나 소외해왔다. 시정부에 1999년에 이르러서야 ‘문화국’이 최초로 개설된 것이 이를 의미한다. 그러나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문화 타이베이’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것 또한 많은 점들을 시사하고 있다.
도시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이들은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을 것이다. 민간시장과 단기자본에 의해 형성된 거대 밀집 도시들이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자 인류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다는 역설적 현실을 목도하고 그 속에서 절대 다수의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의 문화적 리모델링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인구, 자원, 환경의 세 변수들의 조화로운 결합과 균형의 유지가 필수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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