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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온천 요양지 바덴바덴의 탈온천관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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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2,137회 작성일 10-10-1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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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욕을 할 요량으로 서울을 떠난다면 장항선 기차를 타고 도고온천역이나 온양온천1)역에서 내리면 된다. 전라선을 타고 전주 다음의 죽림온천역에 내릴 수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온천 이름을 가진 역은 세 곳이다. 반면에 독일의 철도역 중에서 온천역을 찾으려고 온천을 뜻하는 ‘바트(Bad)’나 ‘바덴(Baden)’이 붙은 지명을 찾다보면, 포기할 정도로 많다.


베컴이 머물 바덴바덴, 무엇이 고객을 자극하는가

40-1.jpg독일에 온천이 많고 좋다는 것은 이번 독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의 훈련 캠프를 찾아보면 더욱 극명하게 알 수 있다. 32개국 중 5개국이 독일의 중서부 온천장에 훈련 캠프를 차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독일인들이 국내에서 가장 잘 가는 온천으로 알려진 프랑크푸르트(Frankfurt) 바로 위편에 위치한 바트나우하임(Bad Nauheim)에 훈련 캠프를 차렸고, 크로아티아는 바로 그 동편 바트브뤼케나우(Bad Brukenau)에, 에콰도르는 그 바로 동쪽의 바트키싱겐(Bad Kissingen), 스위스는 프랑크푸르트의 서쪽인 바트베르트리히(Bad Bertrich)에 자리를 잡았다.
마지막으로 잉글랜드는 바덴바덴(Baden-Baden)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 도시는 ‘검은 숲’이라는 낭만적인 이름답게 전나무를 비롯한 침엽수가 빽빽한 ‘슈발츠발트(Schwaltzwald)’ 지역의 중심도시이며, 국제적으로 독일온천의 진수라고 불리는 곳이다. 축구를 하러 온 팀이 온천에 머물면서 훈련을 하는 것이다. 독일 온천은 왜 이렇게 인기가 좋은 것일까? 이 글에서는 잉글랜드의 자존심 데이비드 베컴이 머물 바덴바덴을 중심으로 로마 시대 황제부터 일반인까지 사람을 끌어당기는 바덴바덴의 매력을 체험 마케팅 모듈로 살펴보고자 한다.
고객인 인간이 자극을 받아들이는 다섯 가지 체험경로가 있다. 인간은 감각(sense)을 통해, 감정(feel)을 통해, 사고(think)를 통해, 행동(act)을 통해, 관계(relate) 속에서 체험한다. 고객이 느끼는 체험경로가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그 강도가 강력하면 강력할수록 고객은 쉽게 무엇인가를 받아들인다. 자, 그렇다면 바덴바덴은 어떻게 온천객을 자극하고 있는 것일까?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서 유명한 아우토반 5번을 타고 Basel 방향으로 남진하다 보면 51번 출구를 빠져나와 바덴바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차를 몰고 도시 입구의 Europastrasse라는 큰 거리를 직진하다보면 오른편으로 개울물이 계속 흐르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이 강이 오스 강(Oosbach)이다. 오스 강의 골짜기에서 섭씨 68도의 온천수가 발견된 것으로 이 도시가 시작되었다. 차를 몰아서 계속 Kurhaus라는 표시를 일관성 있게 따라가다 보면 왼편으로 우체국이 나타나고, 여행객들은 그곳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것이 편리하다. 주차 빌딩 밖으로 나오자마자 눈앞에 바덴바덴이 펼쳐진다. 바덴바덴(Baden-Baden)은 기원전 3세기 온천 치료공간에서, 19세기 레저A웰빙A사교의 공간으로, 다시 20세기에 문화적 공간으로, 여기에 컨벤션(convention) 공간으로 도약하였다.
1981년 10월에 전 세계 IOC 위원이 모였던 총회의 장소이며, 우리나라를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했던 이 도시의 이름이 바덴바덴이다. ‘Baden’이 온천이라는 뜻이므로 우리말로 그대로 번역하면 이 도시의 이름은 ‘온천온천’이다. 도시의 온천의 역사는 기원 후 3세기에 로마의 요새로 건설되면서부터이다. 로마 시대의 목욕탕 유적이 발굴되기도 했는데, 이들 유적은 황제 카라칼라(Caracalla) 시대에 바로 옆 도시인 라인 강 너머 스트라스부르(Strassbroug) 성에 주둔하던 군대를 위해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 휴양지로 유명해진 것은 1808년부터이지만 나폴레옹 3세 시대인 1850~1860년대에 유럽 귀족들의 휴양지가 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이곳에서 19세기 중반 외교관들의 좋은 모임장소였고, 이들의 활동을 도울 각종 건축물, 공간, 활동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따라서 이 도시의 발달 역사를 보면 온천 치료공간과 레저 공간에서 웰빙 공간으로, 다시 문화적 공간으로, 여기에 컨벤션(convention) 공간으로 도약한 것이다.


온천장의 문화, 컨벤션 공간으로의 변신

40-2.jpg이제 발길을 따라 이 도약의 역사를 확인해 보자. 오스 강을 왼편에 두고 카이저 거리(Kaiseralle)를 걸어 올라가면 트링크할레(Trinkhalle)가 나온다. 온천수 마시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이 빨간색의 기둥과 1842년에 완성된 14개의 벽화들로 이루어진 건물은 실제로 온천수를 마셔보는 구조물이 되어 있고, 이 도시의 관광은 온천수를 먹어본다는 체험으로 시작된다. 국제적 온천휴양지의 첫 입맛 경험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
이 트링크할레를 벗어나자마자 쿠어하우스(Kurhaus)가 나타난다. 보통 독일에서의 온천 휴양이라고 하면 적어도 3주일 동안은 체재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 때문에 방문객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한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이런 시설이 갖추어진 곳이 바로 쿠어하우스이다.
여기서 쿠어하우스는 독일어의 의료, 보양, 치료를 의미하는 쿠어(Kur)와 집을 의미하는 하우스(Haus)를 합친 단어이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치료집’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쿠어하우스라고 하면 온천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쿠어오르트(Kurort)라고 부르는 독일의 공인 온천요양지에 있는 자유로운 활동과 문화 관련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사용하던 다목적 공간을 의미한다.
바덴바덴의 쿠어하우스에는 온천장(대중탕)이 없다. 이 쿠어하우스는 카지노와 콘서트 홀, 레스토랑, 지하주차장을 갖춘 온천객들의 사교용 건물이다(relate experience 공간). 1823년에 완성된 건물로 정면에 있는 여섯 개의 가스등은 시의 문장이다. 이곳 카지노는 200년에 이르는 독일의 카지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물론 남성정장에 넥타이를 착용해야 한다.
이와 비슷한 기능의 쿠어하우스로 유명한 것이 비스바덴(Wiesbaden)의 쿠어하우스이다. 이곳은 바덴바덴보다도 더 큰 규모이며, 이곳에서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되기도 한다. 개별 및 단체관광객의 일시적 온천욕을 위한 공간이 아닌 조직이나 개인을 위한 컨벤션(convention) 공간으로 성격을 변화시킨 것이다. 즉, 인간 체험 중 관계 체험(relate experience)의 장을 만들었다.


시각.청각.후각.미각이 살아서 온천객 자극

40-3.jpg이제 쿠어하우스를 오른쪽으로 하고 리히텐탈러(Lichtentaler Allee) 거리를 따라 걸으면 오스 강변의 녹음을 거슬러 올라가며 산책하는 형국이다. 왼편으로는 Brenner's Park-Hotel & SPA와 같은 고급 호텔과 숙박시설도 우리 옆에 따라 올라가고, 오른편으로 19세기에 연병장으로도 쓰였고 외교관들의 사교장소로 쓰였다는 국립미술관(Staatliche Kunsthalle) 앞의 숲도 우리를 따라 나선다. 1863년에서 1874년까지 이 곳에 살았던 작곡가 브람스(Brahms)도 이 오스 강변의 거리를 산책하며 발에서 머리까지 시원하게 올라오는 오스 강의 물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강변은 예쁜 꽃다리 몇 개로 살짝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숲의 언저리에는 테니스장에서 운동하는 사람, 호텔 정원에서 오스 강의 물소리를 들으며 책 읽는 사람, 일광욕하는 사람, 걷는 사람 등 레저와 삶의 질을 높이려는 사람의 여유로움으로 가득하다. 물론 시내외곽으로 골프 등을 칠 수도 있다. 이 거리의 끝자락에는 장미정원이 있다. 이 정원은 장미와 넝쿨과 분수로 이루어져 있는데, 온천 온 사람들의 시각자극과 후각자극을 충분히 만족시킬만한 색감과 향기를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인간을 자극하기 위한 체험 마케팅 중 감각 마케팅(sense marketing)과 감정 마케팅(feel marketing)에 의해 온천객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쿠어하우스 등의 건물이나 자연환경의 시각 체험, 온천수 냄새와 꽃향기의 후각 체험, 오스강 물소리의 청각 체험, 강변 카페에서의 찻잔의 질감과 온천수의 미각 등의 감각 체험 경로가 모두 살아서 온천객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이런 그림 같은 도시에 나를 데려다 놓은 상황과 분위기에 빠져버린다(feel experience).
여기에서 뒤돌아서서 극장 쪽으로 돌아와서 시내로 걸어 들어가면, 고급 휴양지답게 세계 일류 브랜드 숍이나 고급 부티크가 즐비하여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한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과 함께 번화가 게른바허 거리(Gernsbacher strasse)를 걸어 올라가 시장광장이 나오면 드디어 우리는 그 유명한 로마의 카라칼라 황제도 온천 치료를 하러 왔던 카라칼라 온천장(Caracalla Therme)을 만나게 된다. 의외로 현대적인 이 목욕탕에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서 로마의 황제처럼 돔을 즐기시라(act experience)! 그리고 이 물이 질은 식염천으로 심장동맥질환, 류머티즘, 부인병, 호흡기 질환 등에 좋다는 설득력 있어 보이는 설명을 들어보자. 바덴바덴이 로마 역사와 온천물의 효능성을 강조함으로써 19세기 귀족을 자극하고, 독일인을 자극하고, 세계인을 자극했던 사고 마케팅(think marketing)의 실체임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이성적으로 사고를 하면서 목욕을 하다가 문득 ‘독일에서는 혼욕을 한다던데’ ‘수영복을 입지 않고도 목욕을 할 수 있다던데’ 하는 소문을 기억해내는 사람이 있다. 역시 사람들을 솔깃하게 하는 도구 중의 하나가 섹스어필(sex appeal)이다. 이런 온천객을 위해 이 도시는 프리드리히스 목욕탕(Friedrichsbad)이라는 독특한 시공간을 만들어서 제공한다. 즉, 참여함으로써 느껴보게 하는 도구(act experience)를 온천객을 위해 준비했다. 이 건물은 도로에 너무 가까이 접근해 있어서 초행객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이곳을 찾으면 수영복을 입지 않고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물론 혼욕이 실시되는 요일과 시간도 따로 정해져 있다. 이제 구경도 잘하고 목욕도 했으니 잘 먹고 자기만 하면 된다.


온천의 탈온천 성공 비결

지금까지 살펴본 데로 바덴바덴은 인간이 자극을 받아들이는 모든 체험 경로 다섯 가지를 다양하고 강력하게 공격하는 자원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할 것은 온천으로 출발한 바덴바덴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성공적이고 치밀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도시는 오랜 시간을 거쳐 온천객이라는 고객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이것을 하나하나 장기적으로 갖추어 나갔기 때문에 온천객을 끌여들이는 데 가능했던 것이다. 바덴바덴의 어느 것 하나 온천객의 시간을 즐겁게 소비하게 유도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런 결과는 이론을 통해 학습되어 추출된 것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온천객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시민과 도시가 함께 고민한 결과인 것이다. 이런 결과는 순수 온천객 이 외에 일반 관광객이 더 많이 오는 도시, 레저와 휴양을 위해 찾아드는 도시,컨벤션을 위해 찾아드는 도시가 된 것이다.
2005년 APEC 정상회담을 개최한 370만의 부산은 2006년에 IOC 총회 개최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1981년에 인구 5만의 도시 바덴바덴은 IOC 총회를 개최한 바 있다. ‘우리가 바덴바덴에서 벤치마킹해야 하는 것은 고객 동선별 체험 자극을 멋지게 나열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이 IOC 총회와 같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컨벤션의 문화공간으로 바덴바덴을 선택하게 한 것이 아닐까? 우리의 온천이 온천으로 머물 때, 바덴바덴은 온천에서 벗어나 문화공간으로 탈온천에 성공한 장면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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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양온천은 백제 때는 온정(溫井), 고려시대에는 온수(溫水), 조선 시대 이후에는 온양이라고 불려왔을 만큼 역사가 길다. 조선 시대에는 태조A세종A세조 등 여러 왕이 이곳에 순행하였고, 세조는 ’신천(神泉)‘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영조A정조도 이곳과 인연이 깊었으며, 온궁(溫宮)이라는 별장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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