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담긴 이응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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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790회 작성일 10-10-09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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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엑스포광장은 뾰족한 엑스포 상징탑을 중심으로 길게 뻗어 있다. 엑스포광장 일대는 문화의 길 내지는 문화지구라 불릴 만큼 많은 문화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전 문화의 전당이며, 시립미술관 등이 그것들이다.
그러나 이 문화공간들은 대부분 육중한 건물 모양새가 대부분인지라 분수대와 대나무 조형물이 없었다면 아주 삭막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 가운데, 아주 낮은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입구의 소나무와 함께 “나, 여기 있소”하고 낮은 목소리로 부르는 듯하다.
시대의 아픔 속에서 뜨겁게 예술을 응시했던 고암 이응노 선생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이응노미술관’이다.
이응노 선생은 충남 출생으로,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가 1989년 파리에서 타계하기까지 한국 근·현대를 살며 새로운 한국화의 길을 개척한 거장이다. 이응노 선생의 예술 세계를 풀어내고 있는 이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규모에 전시실 4개를 갖추고 있다. 4개의 전시실이라고는 하지만 연속적인 공간 체험이 가능하도 산책의 개념을 담으며 하나로 연결시켜놓았다. 오히려 큰 전시실 1개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크고 화려해야 최고, 최대라는 수식어로 세간의 입에 오르는 오늘날에 오히려 돋보이는 성과다.

‘빛과 자연’이란 테마로 드로잉적인 요소에서 구조로의 전환을 시도한 ‘문자추상’시기의 작품을 건축적으로 재해석하여 상징화하고 있다. 건축설계를 맡은 프랑스 건축가 로랑 보드엥 씨는 “미술관은 전시 작품이 가장 돋보일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예술작품이어야 한다”며 “현대미술과 이응노 선생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힌 것과 같이 그동안 빛에 인색했던 미술관에 풍성한 가을빛이 성큼 들어서 있다.
국내 최초 백색 콘크리트 공법의 실현은 둘째치더라도, 목재를 통한 빛의 활용은 정·중·동의 철학을 보는 듯 다이내믹하면서도 고요하다.
특히 전통건축 공간요소인 담, 마당의 개념을 재해석하여 전시공간과 연계된 다양한 외부공간의 형성은 인상적이다. 대전의 주요한 문화공간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우리는 야외전시장, 연못, 고암광장, 조각공원 등을 만날 수 있다. 자연공원의 자연환경을 담아내는 공간 설정으로 공원부지에 대한 장소성을 배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2층에는 자료정보검색실과 학예연구실, 회의실이 자리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미술관이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 비행기 안에 비치된 봉투에, 지옥 같은 감옥 생활에서 휴지에 그림을 그렸던 고암의 예술혼을 간직하고 있는 ‘열정의 이야기’는 매주 금요일 오후 2, 4시에 해설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문의 www.ungnolee-museum.daeje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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