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박물관으로...파리오르세박물관 > 이색도시 문화탐방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이색도시 문화탐방


 

역사에서 박물관으로...파리오르세박물관

페이지 정보

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547회 작성일 10-10-10 21:43

본문


42-1.jpg전환점에 있는 역사공간

기차역만큼이나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건축물은 드물다. 톨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서 최근 영화에 이르기까지 기차역을 배경으로 하는 이별의 장면 혹은 만남의 장면은 그 자체만으로 가슴을 설레게도 만들고 아련함을 느끼게도 한다. 많은 이의 삶의 한 조각은 기차역과 결부되어 있다. 이러한 기차역은 산업혁명 이후 관련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기차의 출현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비행기여행과 자동차여행이 보편화되고, 또한 고속철도의 등장과 역사 건축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역사공간이 탄생한다. 더구나 현대사회가 복합화되면서, 역사는 과거의 승객을 실어 나르기 위한 단일 목적이 아닌,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효율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복합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렇듯 역사공간은 변천하고 있고, 과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역은 새로운 용도로 거듭나고 있다. 현대인의 다양하며 복합적인 행위를 수용하기 위하여, 백화점· 사무소 등과 같은 시설로 구성되는 복합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엘가(Edward Elgar)는 역사가 대규모 상업 및 업무 시설이 함께하는 대형 복합공간으로 성공적으로 개발한 사례가 있는데도 현대의 기차역은 “…… 영혼도 없고, 로망스도 없고, 상상력도 없는 ……(…… no soul, on romance, no imagination)”이라며, 너무나 기능적인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고 슬퍼한다. 엘가의 말에 따르면, 편리성과 기능성을 강조하는 대다수의 기차역사에는 문화가 없다. 역사가 그 도시의 이미지와 지역의 특수성을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과 결합되면 역사의 생명력과 영향력이 더 증폭된다. 기능적으로만 잘 지은 역사보다 훨씬 더 큰 의미로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다가오게 된다. 특히, 출퇴근 혹은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역사는 지역문화를 수용하고 홍보하기 위한, 또한 지역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도시의 관문의 성격이 짙은 역사를 도시 마케팅 차원에서 문화공간화하는 것은 지역성 구축에도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징후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동경의 도심부에 위치한 동경역은 1988년 도쿄 중앙역의 일부에 미술관을 개관하였다. 1914년에 건축된 붉은 벽돌 건물을 화랑으로 개조하고, 기차역을 문화와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 또한 영국 멘체스터의 리버풀 역(Liverpool Road Station)에는 멘체스터의 과학과 기술의 발달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이 역과 복합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유사한 사례 중 가장 대표적이며,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역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이다. 다음에서는 이 사례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기차역사의 문화공간화에 따른 의의와 계획의 주요한 사항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정리해보기로 하자.


다이내믹한 현대 박물관으로 재탄생한 오르세 역사

1900년 만국박람회를 계기로 프랑스 정부는 파리의 오스텔리츠역(Gare d'Austerlitx)의 오르세(Orsay) 왕궁 터에 중앙역을 짓기로 결정한다. 근처에는 루브르궁과 국가유공자 건물이 있어 신축 역사는 우아하고 유서 깊은 주변의 건물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오르세역의 건축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라루스(Victor Laloux)가 현상설계경기에서 당선됨으로써 이 역사적 과업을 수행하게 된다. 역사와 호텔은 2년여에 걸쳐 완공되고, 1900년 7월 14일에 개장된다. 철과 돌로 구성된 우아한 건물은 주위의 훌륭한 건물에 비해 손색이 없는 멋진 외관을 보여주고 있다. 내부에도 여러 최신 건축기법들이 적용되었다. 길이 137m, 높이 29m 폭 40m 의 웅장한 공간이 탄생되었다. 1900년부터 1939년까지 오르세역은 프랑스 남서부 지역으로의 관문으로 중요한 역사였다. 호텔 또한 많은 여행객과 정치적인 중요 모임이나 집회 개최 장소로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1939년 이후 철로의 전기화가 급속히 발달되어 긴 차량의 열차가 등장하면서, 오르세역은 플랫폼이 충분히 길지 못하다는 이유호 파리의 교외지역을 주로 연계하는 역으로 전락하게 된다. 60년대 중반부터는 오르세역을 허물자는 논쟁에 시달리게 된다. 1975년 프랑스의 파리박물관장은 19세기 후반기의 예술품을 전시하려는 구상을 하고 새로운 박물관으로 기차역을 활용하는 구상을 하게 된다. 당시 기차역으로서 제 구실을 못하는 오르세 역사는 1973년 호텔이 문을 닫으면서, 급속하게 헐고 새로운 호텔 단지로 개발하자는 논의가 진전된다. 그러나 10세기 건축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오르세 역사는 파리박물관장의 박물관 건립 구상에 있어서는 가장 적합한 건축물이었다. 이런 배경에서 1977년 오르세 박물관 건립 결정이 지스까르 데스텡(Valery Giscard d'Estaing) 전임 대통령에 의해 내려진다. 1978년 오르세 역사는 역사적 기념물로 분류된다. 1978~1979년에 걸친 건축현상설계 결과 ACT 건축사무소(Renaud Bardon, Pierre Colboc, Jean-Paul Phillipon)가 당선되어 기본 형태를 유지하면서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이탈리아의 여성 건축가 기 올란티(Gae Aulenti)가 실내공간설계를 진행한다. 프랑스와 미테랑(Francois Mitterrand) 대통령은 오르세 미술관 건립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었으며, 1986년 그의 재임시 새 박물관이 완공된다. 1900년에 프랑스의 화가 데따이유(Edourd Detaille)는 오르세 역사를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42-2.jpg “역은 너무나 멋있는 건축물이다.
보자르 예술의 결정체인 궁(palais des beaux~arts)처럼 보인다.”

그로부터 86년 후인 1986년 기차역이 박물관으로 재탄생함으로써 그의 예언은 실현되었다. 라수스의 개념 및 형태를 유지하면서, 역사는 대규모 홀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박물관의 특별전시공간과 다양한 시설들은 3개 층에 걸쳐 구성되어 있다. 박물관은 3개 층으로 다양한 전시실과 함께 아몽관·식당·카페·서점·강당으로 구성된다. 대형 홀의 양측으로 전시실을 두고, 2층은 전시실과 함께 테라스를 설치하여 1층 전시실을 위에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오르세 박물관은 문화시설로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특징을 지닌다. 19세기 후반의 다양한 형태의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기획전시와 상설전시를 적절하게 기획하는 다이내믹함으로, 또한 무엇보다도 기차역을 현대적 박물관으로 다시 탄생함으로써 파리 시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사랑받고 있다.


역사를 문화공간으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역사는 그 도시에서 혹은 국가별로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는 공간이다. 수많은 여행객이 머무르고 가슴에 사연을 묻어두는 공간이다. 그 도시의 관문이자, 랜드마크적인 건물이다. 이러한 역사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지극히 기능적인 공간과 문화공간을 결합함으로써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게 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역사를 문화공간화하는 것은 도시 마케팅을 위해 긍정적인 기능을 하게 된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아래 몇 가지 사항이 중요하다. 첫째,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차역사는 주변 도시 맥락과 연계성이 매우 높다. 오르세 역사는 어느 방향에서나 접근이 가능하였다. 문화공간이 지니는 현대적 의미를 고려해 볼 때, 주변 지역과 문화공간과의 접근성에 대한 설정은 중요한 문제이다. 오르세 박물관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파리의 도심부에 위치한 입지적 특성, 즉 높은 접근성과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이 양호하여 사람들이 쉽게 즐겨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건축적으로 의미 있는 기존 역사를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간을 재구성해야 한다. 현재 혹은 과거의 공간구성 요소를 재해석하거나 형태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과거의 요소와 새로운 것이 만날 때 주는 의미를 고려하여 형태와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셋째, 전시물과 관객 간의 관계 설정 또한 대형 공간인 역사에서는 중요한 문제이다. 관리의 입장뿐만 아니라 관객의 측면에서 공간 구조를 합리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관람객의 동선을 예측하고, 이들이 목적하는 공간에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관람객과 전시물과의 상호교감 정도를 높여야 한다. 이는 박물관에서 관람객의 만족도 혹은 전시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대형 공간을 활용해서 문화공간을 구성할 때는 객관적인 공간구성 및 동선체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햇빛과 조명을 적절히 조화하여 예술품을 장기간 보존하는 동시에 작품의 전시효과를 극대화하여야 한다. 진동 또한 중요한 문제이다. 기존의 역사 건물과 인접하여 박물관을 계획하는 경우에는 열차 운행에 따른 진동을 방지해야 한다.


서울역도 변신 중

서울은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그러나 서울이 문화도시로는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역은 민자역사가 신축된 후 옛 서울역은 기능적으로 거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 독일 건축가 게오로그 데 나란데가 설계하여 1925년 준공된 서울역사는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서울역과 역 앞 광장은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다. 해방의 기쁨을 나누던 공간, 가까이는 80년 서울의 봄 역사의 격동기를 체험하던 공간이다. 최근 옛 서울역의 일부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시각에서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는 경복궁에서 서울역까지를, 즉 세종로-시청 광장-숭례문-서울역 광장을 잇는 축에 국가상징가로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역은 이러한 상징가로의 완결점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서울역 광장 및 서울역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서울의 문화 및 지역성을 홍보하는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과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좋은 건물을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하여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다. 사회적인 이벤트를 활기차고 생명력 있게 수용하는 동시에 그 변화에 대응하는 건축물로 구성되는 도시는 지속성 있는 도시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